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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디젤 미스터리 - 전쟁 전야, 천재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의 운명 속으로
더글러스 브런트 지음, 이승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3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미국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참 많다.
천문학적 자본을 투입하고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헐리우드 일급 작가에서부터, 오로지 한 권의 책만으로도 바로 유명인으로 급부상할 수 있는 유니콘적 신진작가들까지.
그리고 그 양단의 중간에는 이미 큰 명성을 얻었지만 신간을 낼 때마다 여전히 사람들을 놀래키는 프로 작가들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책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정석처럼 보여주는 프로 작가이다.
그는 소설 하나를 끝내고 다음의 글의 소재를 찾다가 디젤이라는 인물의 미스터리한 죽음에 왠지 이끌렸다고 한다.
그 전에 자신의 낡은 보트를 고치면서 듣게 된 디젤 엔진의 우수성이 작은 실마리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디젤이라는 인물의 청년적 소망, 문명적 업적, 인간적 고뇌를 복원하기 시작한다.
형식적으로는 논픽션과 소설의 중간쯤에 위치한 저작이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그 어느 소설보다도 문학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야기는 명석한 한 소년으로부터 기원하여, 자신의 희망과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세상을 지켜보는 한 천재로 마무리된다.
그 사이에는 전쟁과 과학이 있으며, 비밀작전과 미스터리가 있다.
빌헬름 2세와 처칠이 등장하며, 격변에 휩쓸리는 한 명의 개인과 그 연인이 등장한다.
독자는 벨 에포크가 1차 세계대전으로 진행되어 가는 세계사의 아이러니와
기술로 평화를 이룩하고자 했던 천재의 발명이 대량 살상의 전쟁과 음침한 모략의 원동력이 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필자의 문학성은 각 소챕터의 이름들에도 드러나서, 각 제목만으로도 극 중의 비장한 분위기와 역사의 불확실성을 느끼게 한다.
독자는 마치 추리소설을 읽어가는 것처럼 프로 작가의 글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강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저자의 다음과 같은 물음이다.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야망은 우리 내면의 좋은 점을 반영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야망이, 디젤의 삶과 업적에 덧씌워진 비극적 모순의 배경이 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