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코코슈카 - 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 문화 평전 심포지엄 5
뤼디거 괴르너 지음, 최호영.김하락 옮김 / 북캠퍼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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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단순히 세상을 모방하는 예술에서 세상을 해석하는 예술로 전이하면서, 
예술가는 기술자가 아닌, 철학자가 되어야 하는 숙명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거침없는 변화는 그들로 하여금 감각과 사상이라는 이원적인 두 축 사이에서 
어느 것이 중요한가, 어느 편에 설 것인가, 그 화해는 가능한가, 애초에 그 두 가지는 분리된 것인가라는  
고민에 휩싸이게 한다. 

이 책은 그러한 필연적인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감각과 사상을 구축한 한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장 큰 강점은 우아한 문장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저자의 학문적 깊이와 지성적 폭으로부터 기인한다. 
이 책의 핵심은 한 예술가의 인생이라는 특별한 것도, 복잡할 것도 아닌 주제이지만, 
저자는 그 누구의, 그 어떤 예술가의 삶보다도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세계로 그려낸다. 
또한 단편적으로 코코슈카의 생각과 행동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들을 그 시대와 연결하고,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과 결합하며, 그가 거쳐간 공간들과 동기화시킨다. 
어느 문장 하나도 평범한 것이 없다. 
함축되고 상징적인 단어 하나하나는 그의 학자적 역량을 드러내고, 각 문장과 문단은 그의 사색적 스펙트럼을 내보인다. 

다음으로 빼어난 점은 한 인물에 대한 포괄적 분석이다. 
타인에 대해 이 정도로 기술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따름이다. 
그가 얼마나 복합적이고, 모순적인지를 보여주고, 어떤 재능을 지니고, 시사점을 내포하는지를 알려준다. 
또한 예술이라는 한정적인 분야를 넘어서는 다각적인 인간적 면모도 전달한다. 
예컨대, 유럽의 암울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 한 예술가가 어떻게 정치적 담론에 참여하게 되는지, 
예술을 위해 어떻게 문화적, 철학적 사색을 갖추어 가는지 등을 서술한다. 

코코슈카는 세계를 본다는 것은 단지 망막의 상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적인 비전이 투영되는 의식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마치 베토벤이 청각을 잃은 후에도 세계를 들을 수 있었던 것처럼. 
이 책은 한 사람의 시각적 재능이 어떻게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되는지를 아름답게 보여준다. 
  

#오스카코코슈카 #북캠퍼스 #최호영 #김하락 #뤼디거괴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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