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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을 가리키자면 ㅣ 달달북다 7
예소연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어느 시절이든 그 시점을 상징하는 대상들이 있다.
그리고 이 소설은 그 시절을 십대의 종말 부근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곳에는 학창시절이 있고, 교실이 있으며, 교복이 있다.
또한 거기에는 약육강식적인 관계가 있고, 남녀의 만남이 있으며, 미숙함이 있다.
그리고 필자는 무엇보다 그곳에 미궁과 사랑의 흔적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예컨대, 한 곳에 모여있도록 설정된 십대들에게 교실은 하나의 인위적인 세계이며,
각각 별개의 존재인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이 지점에서 알 수 없는 미궁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대립과 폭력의 기폭제가 된다.
아울러 그런 와중에 작은 호의와 애틋함의 시작도 공존하여,
대부분 좌절하게 되는 관계의 정글 속에서 한 남녀 학생의 미약한 사랑의 감정도 감지된다.
이 교차점에서 서로를 조금씩 끌어들이고 세계를 공유하는 첫사랑의 흔적이 남게 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런 미궁과 사랑이 너무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완벽한 배경 위에 놓여진 순수한 감정이 아니라, 뒤죽박죽 좌충우돌하는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불순물 섞인 감정이라는 것이다.
절대 알 수 없는 서로의 존재에 대해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끝내 그 내밀한 비밀은 드러나지 않고,
분명히 자신의 감정으로 들어오는 상대의 존재를 수용하려 하지만, 두려움이 있어 과감해지지 못한다.
내면과 외부세계의 교류에 있어, 긍정과 부정을 오가고, 개방과 폐쇄를 반복하며, 파국과 시작이 공존한다.
이런 미스테리적인 성격의 관계와 생각의 성장들이 그들이 앞두고 있는 십대의 종말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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