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삼한갑족이다 - 조선 5백 년을 뿌리 깊게 이끈 다섯 명문가의 내력 나는 누구다
박상하 지음 / 일송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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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명문가'라는 매력적인 칭호를 거부할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금전적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그 명칭을 얻고 싶을 것이다. 
모두의 찬사를 받는 명성이고, 대대손손 이룩한 업적이며, 
자신은 물론 그 가족 전체의 빼어남을 증명하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명문가라는 명예를 획득한 가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필자는 소설가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작가가 아니라, 커리어에서 끊임없이 역사를 천착한 작가이다. 
특히 조선의 굵직한 자취를 남긴 인물들을 중심으로 여러 소설을 썼으며, 정치사, 상업사, 역사적 사건 등을 소재로 삼기도 했다.  
그 덕분에 역사학자 못지 않게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맥락을 꿰뚫는 통찰을 지니고 있다. 

아울러 이 책의 주제는 여러 시대를 관통하는 명문가에 대한 이야기여서, 이러한 작가의 강점이 유감 없이 발휘된다. 
예컨대, '들어가는 글'에서부터 조선왕조의 역사를 크게 세 토막으로 나누어, 통사적인 핵심을 간단명료하게 짚는다. 
조선의 역사를 큰 흐름에서 파악하고 싶다면, 이 부분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정치와 사회적인 측면에서 긴 조선의 역사를 짧게 압축하여 정리한다. 

그리고 본문에서는 명문가의 의미를 시작으로, 각 명문가의 세부적인 내용을 흥미롭게 서술한다. 
특히 명문가의 기준에 대해 필자가 정리하는 글이 인상적이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과거 급제자 수, 가장 높은 벼슬인 정승을 배출한 횟수, 문묘에 배향된 현인의 수는 명문가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 
조선의 '삼한갑족'은 오로지 학문이 탁월해 나라를 대표할 만한 문형(글의 저울대)를 배출한 가문으로 정의했다. 
즉 세속적인 영화로움보다는 학문적인 고결함을 더 높게 평가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평가 요건을 충족하는 여러 가문과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모두 각자의 현실을 고유한 사고방식과 행동으로 헤쳐나가지만, 모두에게 적용되는 공통점도 존재한다. 
그건 바로, 그들은 하나 같이, 자신에게 밀려들어오는 운명에 흔들리거나 위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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