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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권이 완료되었습니다 - 오늘을 살아가는 너에게, 여행이라는 선물
권혜경 지음 / 오늘산책 / 2024년 12월
평점 :
<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책에 요즘 흔한 띠지 대신, 포장한 듯한 끈이 둘러져 있다.
손에 책을 드는 순간 마치 선물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 작은 끈 하나로, 친구가 여행지에서 보낸 엽서, 지인이 보낸 해외 우편물, 기다리던 소포 등등 여러 정감 어린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필자와 제작진은 이국 여행이라는 행위의 본질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또한 제목의 센스, 여행지의 조식만으로도 두 페이지 이상의 일기를 쓸 수 있다는 필자의 애정 고백만으로도 이미 독자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 책은 이런 여행을 좋아해서 자신의 본업으로까지 삼은 사람의 이야기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자신의 생각과 동반자과 여행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일기 형식으로 이음새가 보이지 않을 만큼 잘 엮었다는 것이다.
여행을 어떻게 계획하게 되었는지, 자신과 동반자인 남편은 어떻게 서로 다른지, 여행의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오르게 되었는지 등을 이웃집 친구 같은 어투로 친근감 있게 서술한다.
따라서 정보 전달 위주의 딱딱한 여행기가 아닌, 한 사람의 일상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마치 동행하는 듯한 간접 체험을 느끼게 하며, 자유롭게 배회하는 해방감을 대리 만족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여행 전문가답게 선사하는 소소한 영감도 있다. 예컨대 단순히 순회하고 오는 여행이 아닌, 자신만의 테마를 정해서 여행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필자는 남편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가 좋아할 만한 '유럽 맥주 여행' 주제를 생각해내고, 일본에 갈 때는 지역적 특장점을 고려하여 '기차역 도시락 여행'을 실행한다.
이렇게 되면, 판에 박힌 듯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여행이 아닌, 자신들만의 추억 여행이자,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추천 여행이 생겨나게 된다.
아울러 꾸미지 않았지만, 필자의 시점이 담긴 사진들도 시선을 붙잡는다.
자신이 식탁 위에서 본 풍경, 자신이 들고 있는 맥주잔을 담은 거리의 모습, 해변의 계단을 내려가면서 찍은 발 아래 풍경 등등. 개성 있고 현실감이 느껴지는 사진들이 이국 여행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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