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프라하 도시 산책 시리즈
최유안 지음, 최다니엘 사진 / 소전서가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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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1. 거장이라는 소재

기행문의 형식과 내용은 정형화되어 있다. 
아마추어는 여행 정보, 단편적인 감탄, 자신의 실수담을 주로 쓰고, 고급자는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장소에 대한 단상, 고전에서 다뤄지는 해당 공간에 대한 통찰, 전문가적 식견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분류하자면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그러나 독특한 맛이 있다. 

그건 바로 카프카라는 걸출한 인물을 소재로서 결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라하라는 도시를 기행하지만 동시에 카프라라는 인물의 내면을 향해서도 여행한다. 
그리고 거장이라는 인물은 이렇게 소소한 소재로 씌여도 그 빛을 발한다는 것을 알았다.  

한낱 인기 있는 관광지이지만, 카프카가 걷고, 일하고, 사색한 공간이 되는 순간, 그 장소는 문학적 가치와 역사적 향수가 담긴 곳이 된다.
그리고 필자는 그 가치와 향수를 디테일하게 추출하고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또한 사진가가 찍은 유명한 장소와 유명하지 않은 장소들 모두, 그 몰입을 극대화한다. 

카프카의 거리, 가족, 친구, 애인들은 프라하라는 장소와 융합하여 지워질 수 없는 흔적을 남겼으며, 
아무리 시간이 흘렸어도 그곳을 거니는 사람들에게 되살아난다. 
햇빛 아래 모습을 드러내든, 어둠 속에 잠기든, 프라하는 카프카라는 사람의 깊이만큼 그 심연을 지니게 되었다. 


2. 도시라는 고향

도시는 모든 사람들의 정신적 고향이다. 
사람의 사고와 감정이 확장하고 성장하는 것은 광장과 거리, 카페와 문화공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시는 그런 공간들을 포용하는 어머니 같은 곳이다. 

그리고 카프카에도 그랬다. 
수없이 오고간 그의 거리가 있고, 노을과 한낮의 강물을 본 그의 다리가 있으며, 하루를 보낸 그의 작업실과 카페도 있다. 
그곳에서 그는 생각하고 글을 썼으며, 이야기하고 친구와 만났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이런 그의 고향과 사색적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그의 거리를 걸어보고, 그의 다리를 건너보고, 그의 작업실과 카페에 들러 그를 상상할 수 있다. 
 
프라하라는 도시와 누군가의 고향을 이렇게 정제된 문장과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반갑다. 


#문화예술 #도시산책 #카프카 #카프카의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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