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만 덩그러니 있는 사진.
음식 주변으로 장소적 배경, 즐기는 사람, 벌어지는 사건이 있는 사진.
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재미있을까.
이 책은 후자의 위치에 서 있다.
음식 주위로,
시대와 공간을 말해주는 배경이 있고, 인생과 우정을 맛보는 사람들이 있다.
음식 위로,
침을 튀기며 나누는 이야기가 있고,
갈등과 화해, 반목과 대립, 회상과 즐거움이 있다.
재미없을 수가 없으며, 함축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음식이라는 지엽적인 소재만으로도,
수십년을 관통하는 명작들을 꿰어낼 수 있다는 것에 놀랍고,
한낱 한 끼라는 일상적 의식을 통해,
희노애락, 인생사의 부침, 인간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이 감동적이다.
아울러 자신이 보았던 영화의 추억에 잠기며
놓쳤던 장면과 뜻밖의 음식을 찾아내는 신비를 경험할 수 있고,
아직 보지 않은 영화의 한 토막을 맛보며,
미지의 상상과 세계관의 확장을 유희할 수 있다.
'토로토로 차완무시, 사쿠라모찌, 양배추 가키아게 ...'
생전 처음 보고 듣는 색감과 어감에 신기해하기도 하고,
익히 알고 있는 단어와 이색적인 낱말이 결합하여 만드는 하모니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독서 후에는 다음과 같은 깊은 사색에 이르기도 한다.
음식이란, 자연과 인간이 관계를 형성하게 해주고,
좌절을 위로하고, 불안을 위안하며, 의지와 희망을 간직하게도 해준다.
이는 음식이 단순히 먹는 행위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정념과 정성을 쏟게 되는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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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