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불필요해지기도 하고,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전자는 무감각을, 후자는 애틋함을 남긴다.
이 책은 그런 애틋함이 최고조에 달하는 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떨 때는 동화 같은, 어떨 때는 단편소설 같은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무엇보다 방송작가의 경력을 지닌 필자답게,
각 소챕터별 소재 선정, 소소한 서사 구조, 에피소드의 마무리가 깔끔하다.
그래서 독자는 일상적인 모녀의 모습, 아름다운 추억의 풍경, 복합적이지만 단순한 감정들을 통해
자신만의 엄마와의 이야기도 떠올리고, 되돌아 볼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지금의 가치관, 사랑관, 직업관, 가족관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었던 엄마 이야기,
아이에게서 엄마를 발견하고 다시 힘을 얻는 이야기,
엄마의 잊을 수 없는 말들과 행동에 대한 이야기,
사진 앨범 같은 추억에 관한 이야기.
아울러 엄마라는 존재는
그 사랑과 은혜와 배려에 있어서는 뒤늦은 후회밖에 할 수 없는 관계,
인생, 시련에 대한 태도에 있어 어느 위인보다도 스승인 관계,
자녀에 관한 일이라면, 작은 일 하나에도 온 마음을 다하는 관계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또한 필자 자신이 엄마가 되면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서술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이 아플 때, 자신의 자녀를 보며 위로를 받는 모습은 여러가지 감상에 젖게 한다.
엄마의 사랑을 받는 입장에서 주는 위치에 선 한 사람에게 그 변화가 부여하는 감정적 소요가 인생의 신비함을 전해준다.
예를 들어, 단순히 세대에 걸친 사랑의 전달 외에도, 엄마의 사랑과 자녀에 대한 사랑이 양립하면서 그 사랑의 감정에 새로운 성격이 추가되기도 하고, 그 중요성과 절대성이 부담을 주기도 한다.
또한 보다 진전되고 성숙한 위상을 지니면서, 예측을 불허하며 탈바꿈하기도 하고, 시시각각 재정의를 요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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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