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기억
티나 바예스 지음, 김정하 옮김 / 삐삐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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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중에서도 스페인 방면 문학은 단연 그 구별이 뚜렷하다.

그리고 그 증거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소설이다.

가장 먼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작가가 심어놓은 흥미로운 상징이다.

"O"라고 하는 상징.

그것은 그루터기 모양이라는 1차적인 형상을 떠올리게 하고,

다시 그 나무의 일생이라는 서사에 있어 '소멸, 허무, 공허'로 이어진다.

또한 이런 '무성했던 나무의 최종 모습'이라는 제행무상의 개념은

모든 것이 회귀하는 곳이자, 소멸을 앞두고 '정수가 담겨지는 곳'으로 그 의미가 확장한다.

아울러 이런 의미의 확장이 응축된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단언컨대 압권이다.

나무와 동일시되는 할아버지의 기억을 따라가다가,

주인공은 거리에 혼자 있게 되고, 그 순간 시공간이 사라지며 기억 그 자체가 된다.

이 편향적이고 불균형적인 "O"라는 상징으로 인해

이 소설의 깊이가 한없이 깊어진다.

나무는 오래 전부터, 생명의 탄생, 성장, 노화, 소멸을 가장 시각적이며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상이다.

이 소설에서는 그 의미가 사람, 특히 부모와 조부모를 이념적으로 대표하는 메타포로 쓰인다.

그리고 그 고전적이지만 신선한 시도는 성공적으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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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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