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오늘을 살아갑니다 - 서른다섯, 눈부신 생의 끝에서 결심한 것들
케이트 보울러 지음, 서지희 옮김 / 북라이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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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의 설탕으로 코팅을 한 문장들로 이뤄진 불량식품이 많기 때문이다.

장르의 제도권 안에 들어가려는 저작들은 그 문턱에서 그런 군더더기들이 걸러진다.

그런 자유와 방종의 분야에서 오랜만에 수준급 에세이가 나왔다.

기본적으로 전개, 문장력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필자의 진지한 고뇌가 있고 비극에 굴하지 않는 위트가 있다.

비록 자의가 아닌, 강제적으로 부여된 상황에 처하게 되지만,

그녀는 자신의 힘으로 인생에 과연 의미가 있는지 고민하고 회의적으로 성찰한다.

이 책은 체념, 미련, 희망에 대한 에세이이다.

그리고 인생의 거대한 아이러니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컨대, 체념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희망이 생기는 씁쓸함,

함정 같은 자신의 상황에서 깨닫게 되는 인생의 섭리,

완전하지 않은 것이 완전하고,

온전하지 않은 것이 온전하다는 거짓말 같고 말이 안 되는 진실 등

본문 중 필자와 친구가 나누는 대화 중에

인생의 온전함과 아름다움을 알아채는 순간이 왔는데,

그건 디즈니월드는 아니었다는 말이 있다.

완전함이 구현된 테마파크는 결코 완전할 수 없다는 것,

유년기만 지나도 그곳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는 것,

이것을 그 비유가 말해준다.

특히 마지막 문단은 압권이다.

노년에 이르러 끝이 보이는 절박함이 있을 때에나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들을

필자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성실하고 최선을 다해 고뇌함으로써 깨닫게 된다.

아울러, 인간은 마지막 순간에는

그 불가능한 일인 '내려놓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것이 타의에 의한 강제적인 성격을 지닐지라도.

p.s. 원제가 아주 좋다.

No cure for being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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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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