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람들에게는 잊혀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끝내 문학에게는 영감의 소재가 되었다.
백신을 만들기 위해 병을 분석하듯이,
남겨진 병폐를 극복을 위해 문학은 전염병이라는 소재를 철저히 해체한다.
그리고 단순한 질병의 차원을 넘어, 인간의 본질을 반영하기도 하고, 깊은 의미를 내포하기도 함을 발견한다.
이 책은 그런 펜데믹이 낳은 문학이다.
독자는 소설을 통해 유행병이라는 자극의 다면성을 볼 수 있다.
예컨대 사회의 유대를 높이기도 하고 개개인의 분열을 가져오기도 한다.
공동의 적에 대항해 서로를 포용하도록 하기도 하는 반면, 상대를 전염의 원인이라 의심하고 몰아세우게 하기도 한다.
이는 다시 심층적으로 사회와 개인의 또다른 본성이자 기억이 된다.
무엇보다, 이 외재변수를 통해 공동체와 개인의 정체성에 의문이 되는 측면이 흥미롭다.
단언컨대, 사회와 인간의 이중성, 비합리성, 불완전성을 이처럼 잘 드러낼 수 있는 존재는 없다.
그리고 공동체와 개인은 서로 완전히 이해할 수 없고, 용해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이야기의 서사는 뒷편으로 밀리고, 병에 대한 개인들의 혼란, 고통, 괴리가 전면에 나서는 것도 인상적이다.
전염병은 종말이 올 것 같이 창궐하다가도 어느 순간 사라진다.
한바탕 휩쓸고 가버리는 태풍 같기도 하고, 사람들의 상상의 산물인 신기루 같기도 하다.
이 소설 역시, 판타지와 현실이 혼합한 듯한 독특한 세계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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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