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위성을 강조하고 설득 위주로 서술할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책이라는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흔히 말하는, 감동을 주고, 영감을 선사하며, 깨달음을 주는 그런 책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예상을 초월한다.
문학적이고, 예술성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이성적인 취지도 잊지 않는다.
역시 뛰어난 작가는 다르다.
이 주제와 기능에 대해 좀 더 부연하면,
글쓰기로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작가라 하더라도,
그 주제에 따라 불가피하게 중학생 같은 문체와 내용이 나오기도 하고,
경직적이고 지루한 정도가 정부의 홍보책자 수준이 되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예컨대, 환경의 중요성, 선행의 가치 등과 같은 단순하고 교조적인 주제인 경우가 그렇고,
정책이나 시민활동 등을 홍보하거나 사람들의 행동을 촉구하는 글들인 경우에 그렇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애니 프루는 이런 함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수준에 오른 작가이다.
습지 보전과 지구 환경의 중요성이라는 학창시절 숙제 같은 주제를 받고서도,
미적 감흥을 주고, 우아하게 주제를 전달하는 저작을 내놓았다.
본문에서 서술한 것처럼, 습지라는 소재를 가지고,
뜻밖의 이야기를 결합하고, 섬세한 관찰로 느리고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신비롭고 재미있으며 아름다운 주장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독자와 습지 사이의 영매를 자처한 일급 작가가 보내는
자연에 보내는 헌사가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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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