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바보 같은 질문은 없어요 - 질문하는 힘을 키우는 213가지 호기심
마이크 램프턴 지음, 길례르미 카르스텐 그림, 윤영 옮김 / 그린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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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아이들이 마음속에 품고 있던 엉뚱하고 이상하고 때로는 우스꽝스러운 질문들을 마음껏 꺼내 보게 하는 어린이 논픽션책으로

질문하는 어린이, 질문하는 지식 백과랍니다

요즘은 뭘 궁금해하면 검색창에 몇 글자만 쳐도 답이 바로 나오잖아요. 심지어 인공지능에게 물어보면 더 빠르고 더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 주고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정답”은 점점 더 쉽게 얻는데, 정작 “뭘 물어봐야 하는지”는 어려워하는 순간이 종종 보이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세상에 바보 같은 질문은 없어요》는 지금 시대에 딱 필요한 책이었어요. 이 책이 말하고 싶은 건 하나예요. 정답을 빨리 아는 것보다, 좋은 질문을 던질 줄 아는 힘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

책을 읽다 보면 아이들이 속으로만 품고 있던 질문들이 정말 쏟아져 나와요. “공룡도 재채기를 했을까요?” “화산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요?” “우주 비행사는 화장실을 어떻게 갈까요?” “강아지들은 왜 서로 엉덩이 냄새를 맡을까요?” 같은 질문들이요. 솔직히 어른도 한 번쯤 ‘어… 그러게?’ 싶은데, 이상하게 이런 질문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괜히 민망해서 못 물어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책은 그 민망함을 아주 시원하게 걷어내요.

“괜찮아, 그런 질문 해도 돼!” 하고요. 그 말 한마디가 아이들에겐 진짜 큰 용기가 될 것 같았어요.

제가 특히 좋았던 부분은, 이 책이 질문을 ‘공부’로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질문은 원래 재미에서 시작하잖아요. “왜?” “어떻게?” “진짜?” 같은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이 제일 반짝이는 순간인데, 어른들이 “그건 나중에”, “그런 건 쓸데없어” 같은 말로 꺼뜨려버릴 때가 있어요. 그런데 《세상에 바보 같은 질문은 없어요》는 질문을 놀이처럼 다루고,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각이 깊어지게 해요.

처음엔 엉뚱한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답을 읽다 보면 “그럼 이건?” 하고 또 다른 질문이 생기고, 어느새 탐구 모드로 넘어가거든요. 이 흐름이 정말 자연스럽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질문 앞에서 머뭇거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정확히 짚어줘요. “이런 거 물어봐도 되나?” “사람들이 웃으면 어떡하지?” 하는 부끄러움과 걱정이요. 사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도 그래요. 괜히 틀릴까 봐, 이상해 보일까 봐 질문을 삼키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런데 책은 “질문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아주 단순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계속 다정하게 상기시켜 줍니다. 질문을 던지는 순간부터 세상이 넓어지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더 많은 걸 배우게 된다는 걸요.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 “답을 찾는 속도”가 아니라 “무엇을 물어볼지 스스로 발견하는 힘”이라는 말이 정말 와닿았어요. 좋은 질문은 처음부터 멋지게 나오지 않잖아요. 좀 우스꽝스럽고, 조금 이상하고, 어쩌면 쓸데없어 보이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점점 더 또렷해지는 거죠.

이 책은 그 과정을 아주 건강하게 보여줘요. 아이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읽고, 다시 질문을 떠올리는 그 반복 자체가 ‘생각하는 힘’을 키워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세상에 바보 같은 질문은 없어요》는 아이의 호기심을 혼내지 않고, 오히려 더 크게 키워 주는 책이에요. 아이가 질문을 던질 때 “조용히 해”가 아니라 “오, 그거 좋은 질문인데?”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어주는 책이랄까요. 읽고 나면 아이와 함께 “우리도 오늘 바보 같은 질문 하나씩 해볼까?” 하고 웃으며 대화가 시작될 것 같아요. 정답보다 질문이 빛나는 시간, 그걸 선물해 주는 따뜻하고 똑똑한 어린이 논픽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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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끼 발레단 - 하늘하늘 진달래 꽃떡 공연 보랏빛소 그림동화 50
안수민 지음, 리서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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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달토끼 발레단’ 사계절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로

숲속 마을을 핑크빛으로 물들인 마법 같은 봄 무대를 만나 볼 수 있는 그림책이랍니

『달토끼 발레단: 하늘하늘 진달래 꽃떡 공연』은 제목부터 몽글몽글하고, 소개글만 읽어도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는 책이에요. 우주 높이까지 폴짝폴짝 점프하고 멋진 턴을 뽐내던 우주 최고의 인기 스타, 달토끼 발레단이 구름별 공연을 가다가 지구에 불시착한다니요.

이 설정부터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가 꽉 차 있죠. 그런데 이 책이 정말 좋은 건, “귀여운 토끼들이 예쁘게 춤춘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넘어짐과 실패를 대하는 마음을 아주 따뜻하게 보여준다는 점이에요.

달나라에서는 가뿐하게 뛰던 달토끼들이 지구에 오자마자 ‘중력’이라는 벽을 만나요. 뛰려고 하면 몸이 무겁게 바닥으로 끌려가고, 익숙했던 동작들이 뜻대로 되지 않죠. 그 순간이 너무 현실적이었어요. 아이들도 새로운 환경(새 학기, 새 학원, 새로운 친구들)에서 비슷한 마음을 느끼잖아요.

“원래는 잘했는데 여기선 왜 안 되지?” 하는 속상함,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하는 불안 같은 것들요. 그런데 달토끼들은 거기서 주저앉지 않아요.

달나라처럼 높이 뛰지 못해도, 지구에서만 할 수 있는 멋진 무대가 있을 거라고 믿고 다시 연습을 시작합니다. 이 부분이 읽는 내내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더라고요.

그리고 대망의 공연 날! 공연에 빠질 수 없는 달떡을 준비하던 토비가 우당탕탕 넘어지면서 반죽이 와르르 쏟아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제목에 있는 ‘꽈당!’이 제대로 터집니다. 아이들은 이 장면에서 아마 “아… 망했다…” 하고 같이 심장이 철렁할 거예요. 저도 그랬거든요. 공들여 준비한 게 한순간에 엉망이 되는 경험… 어른도 자주 겪잖아요.

근데 이 책은 여기서 “그러니까 조심했어야지”로 끝내지 않아요. 넘어진 자리에서 달토끼들이 ‘또 다른 발견’을 한다는 게 정말 큰 선물 같았어요. 실패를 실패로만 남겨두지 않고, 그 안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내는 힘을 보여주니까요.

저는 이 책이 아이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주 부드럽게 스며든다고 느꼈어요. “실수해도 괜찮아”라는 말은 흔하지만, 실제로 실수한 순간에는 마음이 너무 아프고 창피하잖아요. 그런데 달토끼들은 그 순간에도 좋아하는 마음, 발레를 향한 열정을 놓지 않아요.

그리고 그 마음이 결국 ‘지구에서만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내죠. 이걸 읽고 나면 아이가 실수했을 때 “괜찮아, 다시 해보자”라는 말이 조금 더 자연스럽게 나올 것 같아요. 아이도 “나도 달토끼처럼 다시 해볼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읽고 나서 아이랑 같이 이야기 나누기에도 정말 좋습니다. “달토끼들이 지구에서 제일 힘들었던 건 뭐였을까?” “토비가 넘어졌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너는 최근에 꽈당 넘어진 순간이 있었어?” 같은 질문을 던지면, 아이 마음을 꺼내는 대화로 이어지더라고요.

특히 ‘중력’이라는 설정이 아주 훌륭한 비유라서, 아이가 자신의 어려움을 말로 표현하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나도 요즘 중력이 센 것 같아” 이렇게요.

『달토끼 발레단: 하늘하늘 진달래 꽃떡 공연』은 귀엽고 예쁜 이야기 속에 “새로운 시작이 두렵고, 실수하고, 넘어져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따뜻하게 담아낸 책이에요.

넘어진 순간이 끝이 아니라, 나만의 무대가 시작되는 자리일 수도 있다는 말이 참 다정하죠. 아이에게는 용기를, 어른에게는 위로를 주는 이야기라서, 읽고 나면 마음이 포근해지고 “다시 해볼까?” 하는 힘이 생깁니다.

오늘 우리도 작은 ‘꽈당!’이 있었다면, 달토끼들처럼 그 자리에서 새로운 무대를 한 번 만들어보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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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수프 - 우리의 식탁에는 무엇을 놓을까?
송미경 지음, 장선환 그림 / 한림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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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재미있는 이야기와 그림을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해 추천해드려요

『서툰 늑대들의 원대한 토끼 사냥 계획』을 펼치자마자 “아, 이건 아이랑 같이 읽으면 무조건 웃겠다” 싶었어요. 제목부터 이미 귀엽고, 내용은 더 귀엽습니다. 어딘가 어설퍼 보이는 늑대 두 마리가 풀숲에 숨어 토끼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데요, 문제는 토끼가 아니라… 늑대들의 ‘계획’이 점점 산으로 간다는 거예요. 😂

이야기는 아주 단순한 구조로 진행돼요. 한 늑대가 자신만만하게 말하죠. “우리는 여기 이렇게 숨어 있으면 돼.” 그리고 그물, 자루 같은 도구까지 등장하면서 꽤 구체적인 사냥 계획을 늘어놓습니다. 오, 생각보다 치밀한데? 싶을 때 다른 늑대가 툭 던지는 한마디! “토끼를 자루에 넣다가 놓치면?” 그 순간, 계획은 해결책을 찾으려는 방향으로 또다시 시작되고, 다시 “우리는 여기 이렇게 숨어 있으면 돼.”로 돌아가면서 새 계획이 펼쳐집니다.

이 반복이 진짜 포인트예요.

아이들은 이 리듬을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반복되는 문장을 따라 하면서 읽기도 쉽고, “이번에는 어떤 말이 나오지?” 하며 기대감도 생기고요.

근데 웃긴 건, 늑대들은 점점 더 ‘원대한’ 계획을 세우는데 정작 토끼는 안 나타난다는 점이에요. 토끼를 기다리는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늑대 둘이 자기들끼리 상상하고 떠들고, 또 서로 걱정하고, 또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대화극에 가까워요. 그래서 책장을 넘길수록 토끼가 언제 나오느냐보다 “이번엔 또 어떤 허술한 구멍이 발견될까?”가 더 궁금해져요.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늑대들이 진지하게 고민할수록 더 웃깁니다. 왜냐면 그 진지함이 너무 엉뚱한 방향으로 뻗어나가거든요.

저는 이 책이 단순히 웃기기만 한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생각의 꼬리 물기’를 보여주는 방식이 재미있었어요. 어떤 계획이든 “그럼 이건?” “그럼 저건?” 하면서 계속 질문이 이어지잖아요. 일상에서도 아이들이 딱 그렇거든요. “이렇게 하면 돼!” 했다가 “근데 그러면 이건?” 하고 다시 처음부터 생각을 바꾸고… 어른은 그게 끝이 없어서 힘들 때가 있는데, 이 책은 그 모습을 사랑스럽고 유쾌하게 보여줘서 읽는 내내 마음이 부드러워졌어요. “아, 아이들 사고가 이렇게 뻗어나가는 거지” 하고요.

또 하나 좋은 점은, 아이랑 같이 읽고 나서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거예요. “너라면 토끼를 어떻게 잡을 것 같아?” 같은 질문을 던지면, 아이가 상상을 엄청 펼치더라고요. “그물 말고 함정!” “당근으로 유인!” “토끼가 무서워하면 어떡해?” 하면서 이야기의 방식 그대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요. 책 한 권 읽고 나서 놀이처럼 대화가 이어지는 책은 진짜 귀합니다.

『서툰 늑대들의 원대한 토끼 사냥 계획』은 ‘사냥’ 이야기라기보다, 두 늑대의 어설픈 티키타카와 끝없이 이어지는 상상력이 만들어내는 코미디에 가까워요. 반복되는 문장 덕분에 읽기 쉽고, 질문 하나로 계획이 리셋되는 구조가 너무 웃겨서 아이들이 여러 번 다시 읽고 싶어할 스타일입니다.

읽고 나면 “우리도 오늘은 뭐 계획 세워볼까?” 같은 말이 절로 나오는 책! 토끼는 과연 등장할까, 늑대들의 계획은 성공할까… 그 결말까지 포함해서, 귀엽게 한바탕 웃고 싶은 날 딱 어울리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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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낮잠
브라이언 라이스 지음, 서현정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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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세계의 예술 작품들을 넘나드는 고양이와 생쥐의 색다른 추격전을 다룬 그림책으로

색다른 추격전을 통해 예술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특별한 경험을 만나보세요

『고양이의 낮잠』은 “고양이가 낮잠 자다가 미술관으로 빠져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상상에서 시작하는, 정말 색다른 예술 모험 그림책이에요. 붉은 저녁노을 속에서 새근새근 자던 아기 고양이가 사각사각 소리에 눈을 뜨는 장면부터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조용한데 설레고, 따뜻한데 어딘가 낯선 문이 열릴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그리고 생쥐를 쫓아 뛰어든 순간, 아기 고양이는 마치 미술관 속 작품들처럼 다채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죠. 고대 이집트의 가짜 문, 프랑스 왕비의 ‘시간의 책’, 멕시코 도자기, 아프리카 원주민의 전통 가면, 스테인드글라스까지… 장면마다 문화와 시대가 확 바뀌면서 “다음 페이지에는 또 뭐가 나올까?” 하는 기대감이 계속 생겨요. 이게 그냥 지식으로 나열되는 게 아니라, 추격전처럼 빠르게 이어지니까 아이들도 지루할 틈이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이 책이 특히 좋은 게,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는 느낌보다 “예술 속으로 들어가 경험한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점이었어요. 작품을 설명하고 해설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기 고양이가 직접 그 세계를 지나고, 길을 잃었다가, 다시 돌아오는 여정을 겪게 하잖아요.

그래서 읽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게 됩니다. 예술이 어려운 게 아니라, 그냥 한 번 들어가 보면 신나고 재미있는 세계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또 ‘길을 잃었다가 돌아온다’는 흐름이 참 따뜻해요. 생쥐를 쫓느라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지는 순간이 오고, 그때의 두근거림과 약간의 불안도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이 있으니, 책을 덮을 때 마음이 안정되면서도 “멋진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 남아요. 아이들에게는 모험의 재미와 함께 “길을 잃어도 다시 돌아올 수 있어”라는 안심도 줄 것 같아요.

부모 입장에서도 활용하기 좋은 책이에요. 아이랑 같이 보면서 “이건 어느 나라 느낌일까?”, “가면은 왜 썼을까?”, “스테인드글라스는 빛이 왜 이렇게 예쁠까?”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질 수 있잖아요. 예술·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대화로 이어지기 좋은 구조라서, 한 번 읽고 끝내기보다 여러 번 꺼내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고양이의 낮잠』은 추격전의 속도감에 예술 작품의 아름다움이 더해진, 상상력 가득한 그림책이에요. 고양이의 작은 낮잠이 세계 예술 여행이 되는 순간, 아이도 어른도 함께 “와…” 하고 감탄하게 될 거예요. 예술을 어렵지 않게, 재미있게 첫 경험으로 만나고 싶다면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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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다닥 도망치지 마! 책 먹는 고래 69
이창민 지음, 남동완 그림 / 고래책빵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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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피하려고만 하는 아이들에게 경쾌한 상상과 판타지로 전하는 용기를 담은 책으로

이창민 작가의 상상력 넘치는 글에 남동완 작가의 개성 있는 그림이 더해진 ‘책 먹는 고래’ 69권입니다.

『후다닥 도망치지 마!』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너무 무서워서 자꾸만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경쾌한 상상력으로 등을 톡 밀어주는 동화예요. 주인공 이름부터 ‘후다닥’인 게 너무 찰떡이죠. 주목만 받으면 가슴이 벌렁벌렁, 손은 달달 떨리고… 그래서 후다닥후다닥 숨기 바쁜 아이의 마음이 시작부터 아주 현실적으로 그려집니다.

태권도장 수련회 날에도 후다닥은 어떻게든 빠져나갈 궁리만 해요. 그런데 수련회에 못 가서 훌쩍이는 지아를 보다가, 지아 가방에 달린 키링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죠. “나도 키링이면 좋겠다… 그러면 도망칠 수 있을 텐데.” 그런데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정말로 키링으로 변해버리는 설정이 딱! 여기서부터 책이 완전 신나게 달립니다. 후다닥은 도망치려고 키링이 됐는데, 지아가 수련회에 가게 되면서 결국 지아 가방에 달려 꽝꽝호수 수련회로 함께 가게 되거든요.

도망치려다 오히려 제일 한가운데로 들어가게 되는 전개가 웃기면서도 묘하게 통쾌해요.

수련회에서는 여러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펼쳐지는데, 키링 후다닥에게는 마치 마법처럼 괴력(?)이 생기는 순간들이 생겨요. 작고 납작한 키링이 호수를 누비며 활약하는 장면들은 상상만 해도 재밌고, 아이들이 좋아할 ‘판타지 코미디’ 느낌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 재미가 그냥 웃고 끝나는 게 아니라, 후다닥이 자신을 놀리던 친구들의 솔직한 마음도 알게 되고, 무엇보다 “나는 왜 이렇게 도망치기만 할까?”를 스스로 들여다보게 만드는 장치가 돼요. 큰 용기가 한 번에 생기는 게 아니라, 작은 경험들이 쌓이며 조금씩 마음이 바뀌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 책이 참 좋았던 건, “도망치면 안 돼!”라고 훈계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후다닥이 도망치고 싶었던 이유가 ‘게으름’이 아니라 두려움과 불안이었잖아요. 친구들의 평가가 무섭고, 실패가 겁나서 한 발을 못 내딛는 마음. 이 책은 그 마음을 먼저 충분히 이해해주고, 대신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네 안에는 분명 숨은 힘이 있어”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그래서 더 설득력 있고, 더 따뜻해요.

그림도 분위기에 찰떡일 것 같아요. 상상력 넘치는 글에 개성 있는 그림이 더해지면, 키링 후다닥이 펼치는 아슬아슬한 활약이 훨씬 생생하게 느껴질 테니까요. 아이들이 읽으면서 “나도 후다닥 같은데…” 하고 공감하다가, 어느 순간 “그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을 얻게 될 것 같아요.

『후다닥 도망치지 마!』는 숨고 싶은 아이에게 “너만 그런 거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동시에 “작은 용기부터 시작해보자”라고 다정하게 응원하는 책이에요.

재미있게 웃다가, 마지막엔 마음이 조금 단단해지는 느낌. 발표나 새로운 모임, 수련회처럼 ‘사람들 앞에 나서는 상황’이 부담스러운 아이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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