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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다닥 도망치지 마! ㅣ 책 먹는 고래 69
이창민 지음, 남동완 그림 / 고래책빵 / 2026년 5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피하려고만 하는 아이들에게 경쾌한 상상과 판타지로 전하는 용기를 담은 책으로
이창민 작가의 상상력 넘치는 글에 남동완 작가의 개성 있는 그림이 더해진 ‘책 먹는 고래’ 69권입니다.

『후다닥 도망치지 마!』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너무 무서워서 자꾸만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경쾌한 상상력으로 등을 톡 밀어주는 동화예요. 주인공 이름부터 ‘후다닥’인 게 너무 찰떡이죠. 주목만 받으면 가슴이 벌렁벌렁, 손은 달달 떨리고… 그래서 후다닥후다닥 숨기 바쁜 아이의 마음이 시작부터 아주 현실적으로 그려집니다.

태권도장 수련회 날에도 후다닥은 어떻게든 빠져나갈 궁리만 해요. 그런데 수련회에 못 가서 훌쩍이는 지아를 보다가, 지아 가방에 달린 키링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죠. “나도 키링이면 좋겠다… 그러면 도망칠 수 있을 텐데.” 그런데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정말로 키링으로 변해버리는 설정이 딱! 여기서부터 책이 완전 신나게 달립니다. 후다닥은 도망치려고 키링이 됐는데, 지아가 수련회에 가게 되면서 결국 지아 가방에 달려 꽝꽝호수 수련회로 함께 가게 되거든요.
도망치려다 오히려 제일 한가운데로 들어가게 되는 전개가 웃기면서도 묘하게 통쾌해요.

수련회에서는 여러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펼쳐지는데, 키링 후다닥에게는 마치 마법처럼 괴력(?)이 생기는 순간들이 생겨요. 작고 납작한 키링이 호수를 누비며 활약하는 장면들은 상상만 해도 재밌고, 아이들이 좋아할 ‘판타지 코미디’ 느낌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이 재미가 그냥 웃고 끝나는 게 아니라, 후다닥이 자신을 놀리던 친구들의 솔직한 마음도 알게 되고, 무엇보다 “나는 왜 이렇게 도망치기만 할까?”를 스스로 들여다보게 만드는 장치가 돼요. 큰 용기가 한 번에 생기는 게 아니라, 작은 경험들이 쌓이며 조금씩 마음이 바뀌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 책이 참 좋았던 건, “도망치면 안 돼!”라고 훈계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후다닥이 도망치고 싶었던 이유가 ‘게으름’이 아니라 두려움과 불안이었잖아요. 친구들의 평가가 무섭고, 실패가 겁나서 한 발을 못 내딛는 마음. 이 책은 그 마음을 먼저 충분히 이해해주고, 대신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네 안에는 분명 숨은 힘이 있어”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그래서 더 설득력 있고, 더 따뜻해요.

그림도 분위기에 찰떡일 것 같아요. 상상력 넘치는 글에 개성 있는 그림이 더해지면, 키링 후다닥이 펼치는 아슬아슬한 활약이 훨씬 생생하게 느껴질 테니까요. 아이들이 읽으면서 “나도 후다닥 같은데…” 하고 공감하다가, 어느 순간 “그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을 얻게 될 것 같아요.

『후다닥 도망치지 마!』는 숨고 싶은 아이에게 “너만 그런 거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동시에 “작은 용기부터 시작해보자”라고 다정하게 응원하는 책이에요.

재미있게 웃다가, 마지막엔 마음이 조금 단단해지는 느낌. 발표나 새로운 모임, 수련회처럼 ‘사람들 앞에 나서는 상황’이 부담스러운 아이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