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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듣던 밤 - 너의 이야기에 기대어 잠들다
허윤희 지음 / 놀 / 2018년 12월
평점 :

저에게 밤 10시는 늘 특별했어요.
신해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밤 10시면 라디오를 들어 아빠에게 혼나던 중학교 시절,
성적이 떨어지면 라디오를 뺏기고 10시만 되면 울었고,
마지막 방송날 오늘은 꼭 12시까지 들어야지 맘 굳게 먹었던 15살.
대학가서는 자취하며 외로워 늘 라디오를 켜놓고 잠들었고,
30대가 되어 스마트폰을 사고 퇴근길에 우연히 이어폰으로 들은 성시경의 FM음악도시.
밤마다 듣고 또 듣고 성시경의 팬이 되고 그가 소개하는 음악을 듣고 콘서트를 쫓아다니는 열성팬이 된 지금.
모두 라디오를 떠났지만 저에게 라디오는 떠날 수 없는 존재.

그래서 이 책도 특별했어요.
<꿈과 음악 사이에> 매일 밤 10시, 열두 해 동안 진행한 허윤희의 첫번째 에세이.
밤10시 그 그리운 시간들이 저에게 잠시 온 것 같았어요.
사연이라는게 우리 사는 이야기라 재밌고 슬프로 화나는 것들의 총집합이죠.
다양하지만 다들 비슷한 이야기들에 같이 울고 웃기도 하는..

우연히 예전 영상을 보다 들리는 엄마의 웃음소리에 엄마가 몹시도 그리워져 오늘은 꿈에라도 나타나달라는 바람을 담은 사연.
직장 상사에게 깨지고 실수투성이인 자신이 언제 진짜 어른이 될 것인지 자책하는 마음을 담은 사연.
어릴 적 배가 아파 누워있으니 할머니가 오셔서 배를 문질러주셨고 스르르 잠들 때 듣던 빗소리의 기억에 빗소리가 너무 좋다는 저자의 사연.
그리고 재밌는 사연.

수많은 사연들에 저자의 이야기가 묻어나 있는, 저에게 너무나 특별한 책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