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없다 - 기독교 뒤집어 읽기
오강남 지음 / 현암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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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지도자가 이 책을 읽는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교회가 텅 빌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패러다임의 전환을 절감한 현명한 지도자도 있으리라.

한 비교종교학자가 쓴 이 책은 한국 기독교인에게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하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이 책은 기독교에 대한 부정도 아니고, 변증도 아니다. 단지 '신은 절대적이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은 절대적일 수 없다.'는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고, 또 기독교에 애착을 가진 원로학자의 애정어린 조언이 들어있다.

그러면 성서를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문자주의와 근본주의같은 '순진한' 발상은 극복되어야 할 과제이며, '2차적 순진성'으로 나가야 한다. 성서에 나타난 은유, 신화, 상징 등을 풍성히 해석하여 '포스트기독교' 혹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토인비나 윌프레드 캔트웰 스미스가 예언했 듯, 기독교는 '제3의 충격'을 경험하고 있다. 1차 충격은 헬라철학과의 만남이고, 2차 충격은 근대과학과의 만남, 그리고 3차 충격은 타종교와의 만남이다. 이런 종교다원화 상황속에서 기독교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기독교의 '자기부인'을 몸소 실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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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 진명출판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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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변화를 지독히 싫어하지만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살지 않으면 안되는 30대 중반의 남자다. 결혼 5년만에 이사를 10번 이상했고, 안정된 일자리를 가지기까지 앞으로 겪어야 할 변화가 많이 남아있다. 그렇지만 나는 늘 변화transformation을 꿈꾸는 사람이다. 여기서 변화는 성숙, 성장의 개념에 가깝다. 이런 transformation을 사모하다가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어떤 기업가가 영자신문에 이 책을 호평하는 글을 읽었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라. 변화을 예측하고 먼저 자신이 변화하라'는 얘기였다. 변화하는 시대속에서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던지는 하나의 경고이자 조언이었다. 나는 transformation을 꿈꾸는데 이 책은 change에 대처하는 법을 가르쳐줄 뿐이었다.

기대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처세술, 생존경쟁에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주었을 뿐 삶의 어떤 의미를 부여해주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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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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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방이후 황해도 신천을 배경으로 한다. 해방이후 스스로 아무런 방어능력이 없는 한반도에 기독교와 사회주의라는 천연두(마마)와도 같은 손님이 찾아와 극한 이념의 대립을 벌인다. 그 당시 일어난 잔악한 상황을 화해시키려 주인공 미국에서 목사로 활동하는 류요섭을 고향인 황해도에 방문하게 하는 것을 통해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기독교와 사회주의 그 어느 것을 비판하려는 것이 저자의 의도가 아니라는 것에 유의하면서 이데올로기(종교도 포함)가 어떻게 인간을 비참하게 하는데 이용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황석영은 이념보다는 사람, 곧 고향사람, 이웃, 우리 동포에 초점을 두어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편가르기는 이제 끝나야 한다.'

충격이었다. 류요한(요섭의 형)을 비롯한 기독청년들이 자행했던 그 일들, 순남아저씨, 이찌로(박일랑)의 코를 철사로 꾀어 처형하러 끌고 간 일, 집단 살해, 겁탈! 여기서 종교는 그 놀이의 규칙을 벗어나 미치광이가 되어 동포를 삼켜버린다.

이 작품은 망자의 영혼의 등장, 문자로 보니 더욱 낯설은 북한말 때문에 처음 흥미를 붙이는데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아픈 과거를 뒤돌아보고 싶지 않은 거부감이 있어서 처음 책읽기를 시작하기가 꺼림직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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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다시 읽기 - 청년학술 30
한국종교연구회 지음 / 청년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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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들어 종교는 더 이상 성역이 될 수 없었다. 이 책의 소장파 학자들은 우리의 종교생활, 종교적인 행태에 대해 '되묻는 형식'으로 우리의 모습을 비추어주고 있다. 재미있는 만화나 삽화들이 들어있고, 독자에게 자상하게 이야기하는 문체여서 읽기가 쉽다. 천국과 지옥, 단군상철폐, 등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종교현상이나 개념들에 대해서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해준다. 그렇다고 이 책은 어느 종교를 편들거나 옹호하지는 않고 또 종교 그 자체에 대한 비판도 아니고, 종교를 신앙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안내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통해 독자의 세계가 풍성해지고, 또 사람에 대한 이해가 넓혀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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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들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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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에 이 책을 접했는데 읽기가 어려웠고 거북했다. 내가 기독교인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 책을 숙독했는데 한국의 기독교를 성찰한다는 점에서, 종교의 기능 등을 고민하는 면에서 좋은 소재가 되었다. 이 책은 도스또에프스키의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5권 5장의 '대심문관'에서 마태복음 4장의 예수의 시험을 주제로 다루는 '빵이냐 말씀이냐?'의 주제의 한국판이라 하겠다.

산만하게 나오는 주인공의 종교순례는 종교학자 엘리아데, 막스 뮐러 등의 종교이론을 소재로 하였으며, 프로이트의 <모세와 유일신>을 소재로 한 것이어서 전문서적에 대한 작가의 폭넓은 독서열을 보여주고 있다.

종교와 현실, 종교는 현실의 문제에 구체적으로 응답해야 하는가? 현실 참여를 배제한 순수한 종교의 영역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종교는 현실에 참여하면서도 동시에 종교 나름의 독자적 상상의 영역이 있음을 인정해야겠다. 그래서 요섭이 조동팔을 배신하고 다시 그의 종교로 귀의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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