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소망상자 바보바보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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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보" 라는 말에 미쳐있는 사람이 바보가 2개나 있는 책을 찾았다.
아싸~~ 으흐흐흐~~
읽기 시작한 순간 전기안전검사원의 실수로 오후 2시 반부터 건물 전체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컴퓨터가 켜지지 않는다.
물론 불도 들어오지 않는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동쪽향의 건물에서 음침한 한 여인네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것은 하늘이 이 책을 읽으라고 준 시간이 아닌가싶었다.
일을 못해서 발 동동 구르며 이일 저일 건드려 보았을 시간을 이 책 덕에 충실히 보낼 수 있었다.
참 감사한 책이다. 이외수님 감사해요~~
여기서의 바보는 무엇일까?
바라보기일까?
세상보기, 동물보기, 사람보기, 식물보기
순서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좀처럼 신경쓰지 않았던 것들을 바라보았다.
참 재미있다. 특히 정치가가 된 이외수님의 100문 100답은 예술이었다.
재미, 풍자. 실랄한 비판과 욕들보다 더 깊이있는 말씀들에 고개을 숙이게 된다.
항상 잘난듯 말을 많이 하는 나는 많이 반성해야한다.
독서를 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진 특성이라 한다. 그러니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한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몇 년간 인간이길 포기하고 살았구나.
조화로운 삶은 어떤 것일까?
꼭 이외수님처럼 많이 알고, 많이 아프고, 많이 겪어야 알 수 있는 것일까?
생각꺼리가 생겼다. 아상과 나를 사랑하는 것.. 흠.. 어떻게 다를까?

어찌 사람만이 희망인가? 사람, 동물, 식물, 모든 것이 희망이라는 말씀을 깊이깊이 새기며..


본문중에서


모든 언덕은 그리움을 되살아나게 합니다.
거기 개망초가 어지럽게 피어 있고
이따금 한 무더기 바람이라도 지나가면
잊혀진 이름들이 떠오르지요.
울지 마라. 울지 마라. 울지 마라.
개망초들 나지막이 속삭이면서
물기 어린 음표들로 흔들립니다.
집필중 이상무.
<물기 어린 음표들로 안부를 묻다>, 13쪽

하늘은 날마다 아름답지만 날마다 푸르지는 않다. 더러는 천둥이나 벼락을 칠 때도 있다. 가는 말이 고와도 오는 말이 더럽다면 용서가 오히려 죄악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질타가 자비일 수도 있듯이.
나의 글이 남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듦으로써 자신의 존재적 가치를 드높이고자 하는 정신질환자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이 나를 안타깝게 만든다. 고백컨대 철딱서니없던 시절에는 나도 유사한 치기를 드러낸 적이 있었다. 그 사실이 지금은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악질적 존재에게도 아름다운 마음의 본성이 간직되어 있음을.
<마음의 본성>, 29쪽

사랑을 줄 수 있는 자도 아름다운 자이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도 아름다운 자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생각의 깊이를 더해도 이내 깨닫게 됩니다. 사랑을 줄 수 있는 자도 행복한 자이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도 행복한 자라는 사실을.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 말은 누구나 사랑을 주고받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간절하다고 모든 소망이 성사되지는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인간은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입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은 사랑을 느낄 수 없으며 사랑을 느낄 수 없는 인간은 행복도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간절한 소망>, 34쪽

사랑과 행복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통속한 안목, 통속한 인간으로 전락해 가고 있는 자신을 두둔하거나 변명하지 말라. 책을 읽지 않고 자신의 인생에 사랑과 행복이 도래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콘크리트 전봇대에서 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사람이나 진배없다. 만약 콘크리트 전봇대에서 꽃이 피는 날이 온다면 그때가 바로 모든 소설가들이 무용지물로 전락해 버리는 날이다.
― <사랑 탄생의 비밀>, 91쪽

정선의 어느 터미널.

연세가 많으신 노인 한 분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벽에는 금연이라는 글씨가 붉은색으로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지요.

경찰관 : 여기서는 담배를 피우시면 안 됩니다.
노 인 : 내 담배를 내가 피우는데 왜 안 된다는 말이오.
경찰관 : 여기서는 담배를 피우시면 안 된다고 법으로 정해놓았기 때문입니다.
노 인 : 그럼 당신은 통일법을 정해놓으면 통일이 된다고 생각하시오?
― <어불성설>, 114쪽

남에게 도움을 주면서 기쁨을 느끼는 인간은 되지 못하더라도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기쁨을 느끼는 인간은 되지 말아야겠지요. 자신의 실수나 결함을 변명하고 치장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발전과 성공이 등을 돌리기 마련입니다. 세상이 진정 맑아지기를 기대한다면 먼저 나부터 맑아지기를 기대해야겠지요.
― <나부터 맑아지기>, 1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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