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서사원 일본 소설 1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름다운 제목과 달리 이 소설은 죽음의 사자, 즉 사신의 이야기를 그려낸 책입니다. 갓을 쓴 저승사자나 큰 낫을 든 해골 스타일의 올드한 사신이 아니라 젊고 상당한 미남으로 사신이 묘사됩니다. 디지털 기기를 적극 활용해 임종을 지켜야 할 영혼을 통보 받거나 찾아내고, 때론 사신만의 어플을 이용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죠..

일본에선 흔하게 발간되는 판타지 소설이지만 일본 제 8회 인터넷 소설 대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재미와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는 이야기겠죠.

작가인 하세가와 카오리 역시 생소한 인물이지만 한국에서도 그렇듯 인터넷 소설이 재미면에서 오히려 뛰어난 평을 받고 베스트셀러로 등장하는 것이 일본에서도 낯선 풍경은 아닌 듯 합니다..

역시나 판타지 소설이 가질 수 있는 온갖 재미를 다 갖춘 소설이었습니다.

과거를 알 수 없는 사신.... 이후 조금씩 밝혀지는 그의 과거를 보게 되는 재미가 꽤 있습니다. 그 이름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전혀 사신과 연관되었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던 인물이더군요..

그리고 그의 조력자인 고양이 찰스.. 그 또한 과거가 있습니다.

악마와 천사가 나오고, 일본 작가의 소설이기에 일본이 주배경이지만 시대를 뛰어넘어 영국 런던이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하죠..

여기에서 등장하는 사신은 단지 영혼을 거두고 인도하는 것뿐 아니라, 숨을 거두는 순간 인간이 가지는 회한을 들어주고 어느 정도 해결책을 제시하는 특이한 존재로 등장합니다. 대신 인간 혼의 한 조각을 댓가로 받아 그 혼을 물감으로 삼아 그림을 그리는 인물이죠...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신과는 상당히 다른 존재이기에 이 소설이 더욱 재미있게 읽혔나 봅니다.

또한 사신 역시 과거에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사랑을 추구했다든지, 생각치 못했던 끔찍한 일을 저지른 존재였음을 알게 된 순간 왠지 모를 동질감조차 느껴지는 존재로 변하게 됩니다.

죽음을 앞두고 미련이 남지 않는 사람은 전무할 것입니다.. 한번 밖에는 살지 못하는 인간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 할 때 무수한 회한과 후회가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할 때 이런 사신을 만날 수 있다면 어찌 보면 행운이라 할 수 있겠죠..

자신이 삶에 남긴 과제를 나름대로 해결해주고자 하는 사신.... 비록 소설 속에서나 존재하는 인물이겠지만, 우리가 내내 바라오던 죽음에 가깝게 묘사되는 존재이기에 이 소설이 더욱 재미나게 읽혀졌나 싶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 나의 삶에는 과연 어떠한 사랑과 회한이 새겨져 있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특서 청소년문학 28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많이들 바로 드는 생각이 2차 대전 막바지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의 도시였다는 것일 겁니다. 두 군데 모두 현재는 원자 폭탄이 떨어진 그 장소 그대로에 기념공원, 기념관을 조성하여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모두 들려본 곳인데 사진 자료 등을 통해 당시의 비극을 여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일본인들만이 피해를 입은건 아니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일본에 들어와 있던 수많은 조선인들 역시 원폭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야 했습니다. 조선 왕실의 왕자였던 이우 공 또한 피폭으로 인해 사망했을 정도니까요.


이상권 작가.. 어딘가 익숙한 이름이다 싶었는데 얼마전 읽었던 '위험한 호랑이책'의 저자더군요.. 다소 비극적인 소재를 어렵지 않은 문체로 쉽게 공감될 수 있게 다루는 작가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방사능 피폭의 문제는 본인뿐 아니라 후대에까지 그 후유증이 지속해서 유전된다는 것입니다. 기형아를 낳을 확율이 높아지고 설령 겉모습은 멀쩡하게 태어나더라도 온갖 병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소설의 주인공 박선은 17세가 되도록 생리가 시작되지 않아 고민인 소녀입니다. 어느 날 미국에서 귀국한 고모와 사촌인 신해와 잠시 동거하게 되는 상황이 되고, 시간여행 가이드를 자처하는 하얀 고양이 '고선생'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가족 들의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할아버지, 아빠, 고모의 비극적인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예상했던대로 할아버지가 당했던 피폭 후유증은 예외 없이 아빠와 고모, 그리고 박선과 신해에게까지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족을 포함한 마을 사람들에게까지 배척 받아야 했던 할아버지와는 달리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된 가족은 더욱 끈끈하게 서로를 아끼고 이해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되죠..

박선을 시간 여행으로 초대한 이는 과연 누구인지 알아 가는 과정 또한 소설이 가진 재미입니다..


7만 명이나 되는 조선인 들이 원폭 투하의 희생양이 되었고 이들의 비극은 알게 모르게 여전히 후손에게 남아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강제 징용을 실시했던 일본이나, 민간인 거주지에 서슴 없이 원자폭탄을 투하 했던 미국을 비난한다고 사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피폭자 및 그 후손들에 대한 보다 따뜻한 국민적 관심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고 우리 개개인부터 이 비극적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담 싸부 - Chinese Restaurant From 1984
김자령 지음 / 시월이일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니던 회사가 예전에 중국과 내몽골의 백주를 수입한 적이 있기에 이의 판촉을 위해 연희동 중식당 거리를 자주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인천 차이나 타운과 더불어 화상 들이 많이 몰려 있는 곳이죠...

이곳을 무대로 한 소설, 건담 싸부... 처음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에서 코믹 소설일 것이라 지레 짐작했던 것은 실수였습니다.

그간 드라마와 영화 대본을 주로 써오던 김자령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인 이 작품은 어느 화상이 운영하는 중식당의 역사, 그리고 그 화상인 두위광의 인생 이야기를 그린 장대한 소설입니다..

'건담' 레스토랑은 명동의 잘 나가던 중국집에서 동네 중식당으로 규모는 쪼그라졌지만 미슐렝 별이 주어지는 영광을 얻게 되어 다시 짧은 중흥기를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어느덧 칠순을 넘기게 된 두위광 싸부(화상이 운영하는 중국집에선 수석 주방장을 싸부라고 부른다고 하네요)는 더 이상 안정적으로 요리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게 되고, 두싸부를 내내 질투하던 옛제자 곡비광의 술책에 휘말리며 결국 건담은 문을 닫게 되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러나 이대로 무너진다면 소설의 재미는 반감되겠죠... 두싸부를 따르던 제자(?)들과 함께 건담은 다시금 반격을 준비하게 됩니다..


나름 중국 음식하면 많이 먹어 봤다고 자부하지만 처음 듣는 요리 이름이 가득 나오더군요.. 그런데도 묘하게 낯설지가 않고 입맛이 자극됩니다.. 지금까지 내가 먹어 왔던 중국 요리는 그저 이름만 중국 요리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실제로 건담이 존재한다면 당장에라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만큼 작가는 화상이 운영하는 중식당에 대해 자세하게 관찰하고 자료를 모으면서 제대로 된 작품을 내놓은 듯 합니다.. 흔하게 보는 요리 대결 클리세가 아니라 두싸부를 중심으로 한 주변 인물 들의 사연 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보다 입체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읽는 내내 즐거운 소설이었습니다..


괴팍하고 요리에 있어서는 남을 거의 배려하지 않는 듯이 보이는 두위광 싸부.. 이런 결점이 많은 인간임에도 어느새 독자로서 그를 계속 응원하게 됩니다... 가끔은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그러한 펑즈(또라이) 한 명쯤은 우리 주위에 있더라도 삶이 더욱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전경아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인의 고양이 사랑은 다소 유별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여행을 가보면 소위 길냥이들 역시 그러한 일본인들에게 익숙해진 탓인지 그닥 사람을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고양이에게 무언가 모를 영력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만국이 공통인 듯 합니다.. 이 소설은 그러한 고양이의 신묘한 능력을 그려낸 연작 소설입니다.

작가는 뒤늦게 소설가로 데뷔했지만 오랜 기간 영화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꽤나 드라마틱하고 기괴한 이야기들을 이 소설에 담아 놓았습니다.

어느날 가정폭력과 방치에 시달리던 5세 소녀가 잠겨진 자동차 안에서 온열병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그녀에게 평소 먹이를 얻어 먹던 고양이의 안타까움을 뒤로 한 채.....

이후 주변을 지나던 이들(대부분 삶의 엄청난 무게를 견디지 못하던)에게 기묘한 일이 전개됩니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적한 여관에 발을 들이게 되고, 여관에 근무하는 참으로 기묘한 캐릭터 들을 만나게 됩니다.

인간답지 않은 수려한 외모의 오너, 2미터 장신의 오드아이 요리사 팡구르, 도무지 손님에게 관심 없어 보이는 호텔 보이와 카운터 담당 직원까지.....

공통적으로 이들이 만나게 되는 것은 여관 주변 호숫가에서 배회하는 5세의 소녀입니다..

이들은 여관에 묵으면서 참으로 기괴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그렇다고 목숨을 잃거나 치명적 트라우마를 겪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습니다.. 이 여관을 거치면서 각자는 자신을 짖누르던 삶의 무게를 벗어 던지고 새로운 미래를 찾거나, 긍정적 삶의 태도를 견지하게 됩니다..

과연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에서 이들은 무엇을 겪게 되었고, 신비한 소녀는 더 이상의 배회를 끝낼 수 있을런가요...

소재가 소재인만큼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고양이에 얽힌 각 국의 전설도 어느 정도 상세히 알 수 있었고, 판타지 장르인만큼 작가가 의도하는 신비한 상황을 즐겁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고양이들이지만 이 소설 속에서만큼은 인간 이상의 존재로서 인간이 가야할 길을 안내해 주는 영물로서의 고양이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는 것이 일상화된 요즈음 서점에서 책을 사는 것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한때는 누구나 가지고 있었던 동네 단골 서점이 있었음에도 말이죠... 지금 제가 열심히 찾던 그 서점 자리엔 주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2000년 대 초반 마흔살 조금 넘어 보였던 그 서점 주인 아저씨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일본은 아직까진 상당히 많은 오프라인 서점이 남아 있는 모양입니다. 아마존이란 거대 온라인 쇼핑몰 및 서점과 함께 하면서도 여전히 동네 서점 들이 이렇게 이야기의 한축을 이루고 있으니까요..

고바야시 서점... 오사카 근교에 위치한 초로의 부부가 운영 중인 작은 규모의 서점입니다..... 실제로 있는 서점이면서 한편으론 이 소설의 근간이 되어 주는 장소이기도 하죠... 이 서점의 주인인 유미코 씨는 실존 인물이기도 합니다..


소설은 픽션과 실화를 오가며 전개 됩니다. 서점과 출판사를 이어주는 출판유통 회사에 엉겁결에 취업한 오모리 양, 지극히 소심한 성격에다가 회사에 대한 애정이나 사전 지식이 전무한 인물입니다. 도쿄에서 태어나 그곳을 벗어나지 않고 살아온 오모리는 취업과 함께 낯선 오사카 지부로 발령을 받게 되죠...

전혀 적응하지 못하던 그녀는 직장 상사로부터 자신의 관할이 된 고바야시 서점에 들려 보라는 권유를 직장 상사로부터 받게 됩니다.. 그리고....




삶의 보람과 직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노하우를 차근차근 인수 받게 됩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고바야시 서점의 주인인 유미코로부터요.... 사회나 회사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던 주인공이 고바야시 서점으로부터 얻게 된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소설은 주인공 오모리가 취업 5년이 지난 이후 다시 고바야시 서점을 방문하게 되면서 지난 날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어리버리했단 그녀가 성취해 낸 것 들.... 그녀가 다시 자신감을 찾게 된 이유들...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까지 만나게 되죠....

이 모든 과정 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 소설에 담겨 있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부분에서 자신감을 포기하고 상실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나의 삶을 온전히 되찾고자 하는 과정은 주변 환경이나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자연스레 타협의 과정으로 대체되기 마련이죠..

그러나 이 소설을 보면서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찾고자 할 때 나의 삶은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의 고바야시 서점은 어디에 존재하고 있을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