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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바다
고동현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고동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검은 바다... 어느 정도 중의적인 내용을 담은 책 제목입니다. 말 그대로 소설의 배경이 되는 바다와 심해를 가리킬 수도 있고 이 소설에서 파헤치는 인간에게 내재된 어두운 마음을 의미하거나, 때론 그 속을 알 수 없는 인간의 마음 그 자체를 표현하는 제목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가까운 근미래, 기후위기의 심화로 쓰나미가 한국에서도 일상화되고 슈퍼 태풍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해 수많은 인명 피해를 가져오고 있는 디스토피아 적 상황이 이 소설의 배경이 됩니다. 해군 긴급 구조 특기대 소속 강중위는 해안에 난파된 범선에 탄 인물들을 구하라는 임무를 받고 외딴 섬에 홀로 도착합니다. 먼저 임무를 띄고 출발했던 같은 소속 김대위가 이유 없이 행방불명된 다음이었죠..
그는 그 배에서 신비스런 여인인 마리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배의 선장, 선원들을 차례로 대면하게 되지만 그들은 결코 그들의 속마음을 비추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차근차근 그들의 과거와 이 배에 승선하게 된 이유를 알아가던 강중위... 그는 어느새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는 '어둠'을 마주하게 됩니다.
수백년 이상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고 자신만의 문명을 지키며 살아가는 외딴 가상의 섬, 카오가 등장합니다. 주요 등장 인물 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섬이며 인신공양이 당연시 되는 섬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이 SF적이며 한편으론 살짝 판타지 장르의 성격을 띄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내용 자체는 상당히 어둡고 비극을 암시하지만 읽는 재미는 빼어난 소설이었습니다. 소설 전체에 흐르는 긴장감,, 과연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끝까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게 되더군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부분에선 인간의 본성에 대해 어느 정도 철학적인 분석까지 제기하기에 내내 생각을 하며 보게 되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범선 파두아호는 실제 있었던 배로 독일에서 건조되었지만 2차 대전 이후 배상의 성격으로 소련으로 넘어가 훈련용으로 쓰이거나 때론 먼 바다 항해에도 직접 나가는 선박이더군요. 여태 제조된 범선 중엔 가장 큰 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후 위기 또한 점점 우리 앞에 다가오는 실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현실 또한 소설 속 모습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더군요. 가상의 소설이지만 그만큼 현실감이 팍팍 느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