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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처럼 비지처럼 ㅣ 달달북다 5
이선진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평점 :
이선진 작가의 빛처럼 비지처럼... 여러 작가의 초단편 소설 모음인 달달북다 시리즈의 다섯번 째 작품입니다. 12편의 작품이 기획되어 있는데 각 3편씩 특정 주제를 택해 소설의 방향성이 정해집니다. 이번 작품은 성소수자를 다룬 퀴어 소재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종교를 중심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노골화하는 현 상황에서 나름 틀을 깨는 시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특이하게 이 소설은 한 집안의 남매 모두가 동성을 좋아하는 성소수자로 그려집니다. 차이라면 오빠는 가족 모두에게 커밍아웃을 했다면 동생인 유정은 오빠에게만 했다는 것이죠. 비록 5대까지는 불가하겠지만 4대째 내려오는 손두부집을 물려 받아 운영하는 것이 유정의 목표입니다.
소설은 오빠의 블라인드 데이트에 유정과 동성 애인과 함께 하여 의외의 인물(?)인 세중을 만나 보내는 하루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60여 페이지에 불과한 단편이지만 그럼에도 꽤나 많은 서사가 펼쳐집니다. 네 인물의 대략적 캐릭터 묘사 는 물론이거니와 엘리베이터에 갇히기도 하는 등 은근히 깨알 같은 재미가 있습니다.
커밍아웃을 했든 안했든 그들 또한 일반인과 똑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인과 다름에 '이반'이라고 스스로 자조하는 성소수자들이지만 우리와 다를게 전혀 없는 한 인간들입니다. 그들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이들이 오히려 더 문제가 아닐까요..
빛과 비지... 사실 전혀 안어울리는 조합의 제목입니다. 그렇지만 소설을 읽고 나면 왠지 모르게 어울리는 조합으로 느껴집니다. 이 세상에 없어도 그만인 존재는 '없습니다'... 굳이 꼽자면 개인적으론 말라리아를 퍼뜨리는 모기와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혐오 같은건 없었으면 합니다만....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살아 가는 이들... 그렇지만 이들을 우리 방식으로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다수를 지칭하는 '우리'지만 어떤 상황에선 그 우리가 혐오를 받는 소수가 될 수 있습니다. 로마 시대 초기의 기독교 같은 종교가 그랬고 나치 독일 치하의 유대인들이 그랬죠.. 세상은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때 의미가 있는 법입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