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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덜룩해도 아름다워 - 떠돌이 개 스펙과 함께하는, 유쾌하고 시끄럽고 가슴 아린 날들
릭 브래그 지음, 황유원 옮김 / 아카넷 / 2024년 8월
평점 :
릭브래그... 미국의 언론인이자 논픽션을 주로 쓰는 작가이며 퓰리처상 수상에 빛나는 인물입니다. 1959년 생... 한국 나이로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죠,,, 암, 신부전, 심부전 등을 앓고 있기에 고향인 앨러배마 주로 낙향해 80대 어머니와 근처에 사는 형의 가족과 농장 일을 함께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글 쓰기를 쉬지는 않고 있네요..
이 분의 평온할 것만 같던 전원 생활에 어느날 갑자기 껴든 녀석이 바로 떠돌이 개였던 스펙입니다. 저자가 일생 겪었던 수 많은 개들과는 비교 불가의 녀석이죠. 한마디로 스펙은 온갖 사고는 다저지르고 다니면서도 미안한 구석이 전혀 없는 '망나니' 개입니다. 이 책은 스펙과 겪게 되는 일화를 중심으로 어머니, 형을 비롯한 가족 들과의 유대를 진솔하면서도 굉장히 유머스럽게 그려낸 자전적인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펙은 참으로 다양하게 사고를 치고 다닙니다.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것은 당연지사이며 농장의 고양이, 당나귀, 다른 개들을 괴롭히는데는 한마디로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떠돌이 개와 일기토도 불사하기에 여기저기 안다친 곳이 없습니다. 심지어 죽은 짐승의 사체를 태연히 집으로 끌고 들어와 온 가족을 질색하게 만드는 일도 서슴치 않습니다.
예전 활기찬 시절이었다면 제대로 된 훈련을 시도해 봤을 작가이지만 이제는 그저 지켜보며 더 큰 사고를 치지 않기를 기도할 따름입니다. 제대로 훈련을 시켜봤자 어차피 안될 넘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구요..
그렇지만 이 망나니 개 스펙은 서서히 가족 들의 마음 속으로 파고 들어 갑니다. 온갖 말썽을 골라서 하는 녀석이지만 가족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만큼은 남다르게 형성되었고 어머니의 외로움, 췌장암이 찾아온 형의 고통을 스펙은 완전히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매일처럼 스펙이 저지른 사고를 수습하고 다니는 가족들이지만 그들의 마음 속에 스펙은 이제 또 하나의 가족으로 존재합니다.
굉장히 재밌게, 위트 있게 스펙과의 생활이 묘사됩니다. 읽는 내내 재미뿐 아니라 소소한 감동 또한 쌓여가는 책이었습니다. 왠만한 소설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히더군요. 역시 퓰리처 상은 아무나 타는 상이 아닌 듯 합니다. 어쨌든 작가의 가족은 스펙을 통해 웃음과 위안을 얻게 됩니다. 이 정도 효과라면 떠돌이 개 한마리쯤 자신의 인생에 들여 놓는 것도 전혀 나쁜 일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스펙은 여전히 망나니 짓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이지만요..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