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꼭 알아야 할 베트남 역사 이야기 아우름
신일용 지음 / 샘터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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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한국과 베트남이 외교 관계를 회복했습니다. 미국, 베트남보다 3년이나 앞선 수교였죠.. 올해가 꼭 30년 째 입니다. 그간 한베 관계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습니다. 한국이 베트남에 수출하는 규모는 EU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온갖 유언비어가 돌아다니기도 하지마 막상 베트남을 방문하면 한국인에게 정말 친절한 나라이기도 하죠..

저자인 신일용 씨는 이전 재미있게 읽었던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논조로 타국의 문화와 역사를 그려내고 있는 작가입니다.

얼마전 읽었던 '처음 읽는 베트남사'가 베트남 역사의 세밀한 부분까지 집대성한 정통 역사서라면, 이 책은 만화로 구성되어 있고 베트남사의 굵직굵직한 부분만을 강조해서 그려낸 책입니다. 어찌 보면 보다 핵심을 잘 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베트남의 역사는 크게 '북거남진'으로 요약됩니다. 북(중국)을 거부하고 남(참파 왕국,크메르제국)으로 진출한다라는 뜻이죠.. 중국을 막아내고 극복하기 위해 오히려 중국화를 꾀하면서도 중국의 침입에는 단호하게 맞섰던 국가가 베트남이고 현재까지도 남중국해를 두고 중국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중국과 맞서는 가운데서도 착실히 남진을 시도한 베트남은 인도의 영향을 받았던 참파 왕국을 멸망시켜 지금의 호치민까지를 얻어냈고 현재의 캄보디아인 크메르 제국도 두들기며 현재의 메콩삼각주와 푸쿽 섬을 얻어냈습니다.

19세기 들어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기도 했지만 20세기 들어 세 번의 큰 전쟁을 치뤄내며 완전한 독립국의 지위를 얻어냈습니다.

외세의 침입에 끝까지 맞서고, 유교를 숭상하고, 과거 시험을 보고, 한자를 예전에 사용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한국과도 유사성이 많은 나라입니다.

근래에는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 남성들과 국제 결혼하는 비율이 정말 높아지기도 했죠.. 이렇게 베트남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한국과 정말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런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알고자 하는 노력은 이제 자연스러움을 넘어 필수적인 요소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순한 만화로 이 책을 취급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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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베트남사 처음 읽는 세계사
오민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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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베트남은 최소 100번은 넘게 다녀온 듯 합니다. 출장이 워낙 많은 직업이긴 하지만 어쨌든 일본 다음으로 많이 다녀온 국가이기도 합니다. 작년 다시 해외 문이 열린 이후에만 해도 다섯 번을 다녀왔으니까요.

사실 베트남은 한국과 상당히 많은 유사점을 가진 나라입니다. 음식도 대부분 한국인 입맛에 맞고, 생김새도 동남아의 다른 국가들과는 사못 다른 모습이죠.

그럼에도 베트남의 역사에 대해서는 베트남 전쟁으로 대표되는 근현대사 부분을 제외하곤 거의 무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앞으로도 베트남을 자주 방문해야 하는 제 입장에서 정말 좋은 기회였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정말 많은 연구와 자료 수집이 이뤄졌음을 알기에 집필해 주신 오민영 작가에게 우선 경애를 보내고 싶습니다. 나무위키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정말 핵심만을 잡아 베트남의 그 오래된 역사를 너무나 잘 정리해 줬습니다.

19세기 전까지의 베트남 역사는 단 두 줄로 요약이 가능합니다.

첫째, 중국을 상대로 한 끝없는 독립 쟁취 투쟁...

둘째, 참파왕국과 캄보디아를 상대로 한 지속되는 남진 정책..

이상입니다. 이를 통해 베트남은 지금 현재의 영토를 거의 얻어내고 지킬 수 있었습니다.


20세기 이후는 딱 한줄로 요약이 가능합니다. 바로 독립을 위한 위대한 투쟁입니다.

프랑스도, 미국도, 심지어 중국조차도 베트남과의 전쟁을 통해 심각한 타격을 입고 물러나야 했습니다. 이렇게 세계적인 강국과 전쟁을 치뤄 모두 이겨낸 국가는 베트남이 어찌 보면 유일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본문 외에도 충분한 양의 사진 자료 등이 수록되어 있어 이해 또한 쉬운 책이었습니다.

이제 서로에게 3대 교역국으로 떠오르게 된 한국과 베트남.. 다소 불미스러웠던 과거도 존재하지만 이렇게 상호 간의 이해와 배움이 있다면 더욱 가까운 나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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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할 수밖에 네오픽션 ON시리즈 5
최도담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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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담의 장편 소설 '그렇게 할 수밖에'는 추리 소설 기법을 가미한 가족 간의 사랑, 그리고 치유를 그려낸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엄마의 갑작스런 자살로 인해 트라우마에 빠진 할머니와 그의 손녀 딸 라경..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특히 라경에겐 엄청난 트라우마와 아픔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그 배경엔 만악의 근원이었던 양아버지가 자리 하고 있죠...

그를 죽이지 않고서 라희에게 일상적인 생활은 불가합니다. 결국 살인청부업자 연을 찾아가 일을 부탁하게 되고 양아버지는 원인 모를 뺑소니 사고에 의해 결국 목숨을 잃고 라경은 복수에 성공하게 됩니다.


그러나 별안간 살인청부업자로부터 반환되는 의뢰비용... '당신의 양아버지를 죽인 것은 우리가 아닙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였죠... 분명 살해된 것이 분명한 양아버지.. 과연 누가 그를 살해한 것일까요?

그리고 라희는 별안간 할머니를 심장마비로 잃게 됩니다.. 과연 어떤 상관 관계가 존재하는 것일까요..

최도담 작가는 공무원 생활을 병행하며 2021년에 데뷔한 작가입니다. 데뷔와 동시에 공직문학상, 네오픽션상 등을 수상하며 촉망 받는 작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나름 광대한 조직을 갖춘 살인청부업체가 나오고, 이중 청부 살인이 이뤄지는 등 소설의 리얼리티 자체를 따지는 것은 사실 큰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이 소설은 추리 소설의 형태를 빌려 온 '가족 소설'이라고 할 수 있고 결말부 반전은 나름 뭉클한 감동까지 선사하죠.. 이 소설의 주제를 '치유'라고 정의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정신병원에서 얻어 온 신경안정제에 의존하는 등 일상적인 삶이 불가하던 라경은 어느새 할머니가 차곡차곡 쌓아왔던 하나뿐인 손녀를 위한 시간을 자신의 시간으로 간주하게 되고, 드디어 일상 생활로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전체적인 완성도면에서 조금은 아쉬운 점도 있지만 나름 짜임새가 있었던 소설이었고, 읽는 동안은 푹 빠져서 읽었던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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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선사해준 사람
조조 모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살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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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20세기 미국 대공황 시기 직후가 배경이며 간단히 정리하자면 말 타며 책을 빌려주는 여성 배달부들의 이야기입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엘레노어 여사의 숙원 사업이 낙후된 농촌산간 지역까지 도서관을 개설하는 것이었고 거리 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말을 이용한 배달 시스템을 갖추게 된 것이죠.. 아울러 독서를 통해 문맹율이 높던 미국 농촌 지역을 각성시키고자 한 목적도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이런 단순한 역사적 배경과 사실을 가지고 조조 모예스는 그야말로 맛깔난 소설을 만들어 냈습니다. 영화화까지 된 미비포유 등으로 벌써부터 유명 작가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분이죠. 이번 소설은 그녀의 신간입니다.

이 소설은 탈출구로 결혼을 택해 미국으로 오게 되지만 이 또한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바로 알게된 영국 여성 앨리스의 성장기를 그린 내용이기도 합니다. 완벽할 줄 알았던 남편은 성에 대한 결벽증 같은 것이 있었고, 인자한 부자로 알았던 시아버지는 미국 남부에 흔한 기독교 근본주의자였기에 인종차별, 성차별이 당연하고 심지어 자기가 운영하는 광산 노조를 무력을 동원해 불법으로 파괴하는 악한이었습니다. 심지어 가난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허가 없이 줬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앨리스를 구타하기까지 합니다.

앨리스의 결혼 생활, 켄터키 생활은 최악으로 치닫게 되죠.

그러나 앨리스는 이동 도서관의 서적 배달 업무를 자원하게 되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친구들은 만나게 되고 잃었던 자아와 열망을 찾게 됩니다.

소설적 재미로나 감동적인 측면에서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당시의 극히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러 계층, 인종을 대표하는 여성들이 우여곡절 끝에 깊은 우정을 쌓고 편견을 극복해 가며 자아를 실현하는 과정이 상당히 설득력 있고 재미지게 그려졌습니다.

살인사건에 휘말린 임신한 동료를 돕기 위한 그녀들의 분투와 법정에서의 시원스런 반전은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겠네요.

불현듯 켄터키 주 지역을 꼭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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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 영화로 읽는 ‘무진기행’, ‘헤어질 결심’의 모티브 ‘안개’ 김승옥 작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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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는 1967년 이젠 고인이 된 신성일, 이낙훈 등의 남배우와 인생의 황혼에 놓인 윤정희 배우를 주연으로 개봉된 영화의 제목입니다. 소설가 김승옥의 무진기행이란 작품을 작가 스스로 시나리오로 각색하여 영화화했습니다. 김수용 감독의 작품이죠..


김수용 감독은 이후 김승옥 시나리오 작품을 두 편이나 더 영화화합니다. 81년 개봉한 도시로 간 처녀 역시 김승옥작, 김수용 감독 연출 작품이죠..

소설 무진기행은 가상의 농어촌 복합마을인 무진을 배경으로 60년 대 당시 지식인이라 불리우는 이들의 적당한 위선 및 통속성을 내세우면서도 서정적인 서술 기법을 내세워 많은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었죠..

시나리오 역시 소설의 상당 부분을 축약하긴 했지만 기본적인 줄거리는 거의 같습니다.

병역을 기피하고, 성공을 좇아 당시로선 대기업인 제약회사의 데릴사위가 되었던 기준은 서울에서 큰 사고를 치고 고향인 무진으로 도피하게 됩니다. 거기서 만나게 된 교사 인숙.. 서울에서 음대를 나온 재원이지만 마을 사람들과 서슴치 않고 어울려 화투를 치고 유행가를 부르고 나름의 어장 관리(?)를 행하는 등 전형적인 속물 근성을 보여주는 여성입니다.


유부남인 기준을 자신의 서울행을 보장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기게 되죠..


소설처럼 무진이란 곳은 무언가 우리가 사는 현실과는 또다르게 느껴지는 별세계 같은 답답함, 괴리감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적당한 속물 들끼리 만나 서로의 감정을 내세우고, 또 확인하며 기준의 무진기행은 마무리 되어 가죠..


아무래도 한참 전의 영화 극본이다 보니 60년대 당시 생활을 나름 상상해 볼 수 있는 여러가지 배경과 소재가 등장합니다. 500원권 다발이라든지 버스 내에서의 흡연, 우체국을 통한 시외 전화 등등... 이러한 과거의 배경을 읽어나가는 것 또한 이 작품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였습니다.

60년대... 이들은 이렇게 살았습니다. 우리와 별다를게 없는 모습으로.... 인간의 본성은 몇 십년이 흐른 지금에도 크게 바

뀌지는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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