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복서
추종남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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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종남 작가의 장편 소설 순정복서는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입니다. 스토리가 그만큼 재미있다는 이야기죠. 그래서인지 공중파 방송인 KBS에서 2023년 8월 미니 시리즈로 제작하여 방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주연이 이상엽, 김소혜 등 요즘 뜨고 있는 탤런트들이니 말 다했죠...

어쨌든 곧 방영될 드라마의 내용을 소설로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TV 드라마로 제작될만한 재미와 감동을 가진 책이더군요..

이야기의 소재는 복싱입니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 반열에 오르기도 했었던 종목이지만 이젠 완연한 사양길에 접어든 소위 비인기 종목이죠. 그런데 주인공은 여성 복서입니다. 어느 정도는 마이너리티한 소재를 가져 왔습니다.

그렇지만 그 주인공이 세계적인 재능을 갖춘 1인자 실력에 해당하는 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우리는 언제나 세계 1위라는 수식어에 동요되곤 하니까요. 문제는 천재적인 재능을 갖춘 복싱이란 종목을 여주인공 권숙 본인은 끔찍하게 싫어하고 오히려 무서워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은퇴를 선언하고 유치원 보조 교사의 길을 걷다 스포츠 에이전트인 태영과의 만남을 갖게 됩니다.. 그리곤 은퇴를 번복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이후 어떻게 흘러갈까요..



사실 복싱이란 스포츠 소재를 가져왔지만 이 소설은 한 소녀의 성장기이자 사랑을 찾아가는 로맨스 소설로 봐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경기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진 않고 권숙이란 소녀가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게 되는 치열한 과정과 이를 돕다 사랑에 빠지게 되는 태영의 분투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일단 읽는 재미가 상당했던 소설이었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챔피언이 되는 것은 정말 어렵듯 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도 아무나 타는 것은 아니니까요.. 곧 방영될 드라마 역시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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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츠나구 1 - 산 자와 죽은 자 단 한 번의 해후 사자 츠나구 1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정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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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나구.... 산자와 죽은자, 이승과 저승의 만남을 매개하는 사자를 가리킵니다. 설정에서 보듯이 전형적인 판타지 소설이죠. 그렇지만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작가의 무게감을 본다면 이 소설은 전형(?)을 뛰어 넘는 그 무언가가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애니메이션화, 영화화, 심지어 만화화까지 되기 일쑤인 츠지무라 미즈키... 이미 나오키상, 서점대상 등을 휩쓴 여류 작가입니다.


작가의 유명세로 볼 때 벌써 출판되어야 했을 작품인데 일본에서 출간된지 12년이 다 되어서야 한국 시장에 나오게 되었네요. 하긴 이보다 유명한 작품 들을 많이 남긴 작가이기도 하니까요.

5편의 연작 소설 형태로 구성된 이 책은 각각 추앙하던 스타, 먼저 가신 모친, 화해하지 못하고 죽은 친구, 7년 전 실종된 연인을 이승의 의뢰인이 찾아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일단 모든 에피소드가 굉장히 감동적입니다.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런 생각 외에도 항상 내가 가진 진심을 주변에 오롯이 표현하는 것도 중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필멸하는 존재이고 죽음 앞에 그 어떤 누구도 패자일 수 밖엔 없습니다. 예기치 못한 죽음의 형태도 많기에 항상 주변 그 누군가의 죽음은 남아 있는 이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기기 마련입니다.

사자 츠나구는 바로 이러한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아쉬움을 정확히 취향 저격한 소설입니다. 작가는 얄미울 정도로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조금 예민한 독자라면 충분히 많은 눈물을 흘리게끔 서사를 풀어갑니다.


결국 산 자는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하고 후회가 남을지언정 앞으로 전진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어찌 보면 먼저 죽음을 맞은 이들에게 대한 예의이기도 하니까요. 그렇게 인류는 발전해 왔고 후세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남길 수 있었습니다.

사자 츠나구... 소설로서도 상당히 재미있는 책이었지만 또한 죽음이라는 대명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꺼리를 만들어 준 책이었던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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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것이 오지 않기를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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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자와 요의 이 소설은 끝까지 독자를 속이는 작품입니다. 두번 연속으로 터지는 반전은 미처 생각치도 못했던 첫번째 반전을 알고 나서야 두번째 반전이 간신히 이해 됩니다. 사실 적품 전체를 관통하는 플롯 자체가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서로 깊이 의지하는 사이인 사에와 나쓰코... 나쓰코에겐 혼전 임신이었지만 어쨌든 자식이 있고, 사에는 아이를 가지고 싶은 의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체 아이가 들어서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남편은 같은 직장의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고 그 사이에 아이를 가졌다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사에의 남편은 결국 살해되어 매장됩니다. 범인으론 나쓰코가 지목되죠.... 여기서부터 대반전이 시작됩니다.

추리 소설의 기법을 충실히 따르지만 사에와 나쓰코의 시점이 교차적으로 묘사되며 각장마다 주변 인물 들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누가 봐도 범인은 나쓰코, 일명 낫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마무리 된다면 그저 평범한 치정 범죄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시자와 요가 그리 호락호락한 작가는 아니라는 것이 두 번에 걸친 대반전에서 드러나고 일순 감동스런 결말을 독자는 맞이하게 되죠..

일단 끝까지 책을 읽은 후에도 그 반전의 묘가 너무나 기막히게 느껴졌기에 다시 한번 주요 부분을 읽어 가야했습니다. 역시나 곳곳에 복선이 숨어 있더군요.. 그러한 복선에도 불구하고 왠만한 이들은 절대 이 소설의 결말을 예측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아이가 엄마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는 없지만 역으로 아이가 엄마를 선택해서 태어났을 수도 있다는 감정이 바로 모성애입니다.. 자신의 자녀에게 결코 나쁜 것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죠..

사실 이 소설의 결론은 책 서두에 다 나와 있었습니다. 작가의 절묘한 트릭을 독자가 눈치 채지 못할 뿐...

결코 뻔하지 않은 반전과 어우러져 상당한 재미와 감동이 함께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작가의 기지에 찬탄을 보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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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이 돋는다 - 사랑스러운 겁쟁이들을 위한 호러 예찬
배예람 지음 / 참새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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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보면 뭔가 소심한 듯 하면서도 겁이 많은 이들이 공포영화, 소설 등을 더 좋아하는 듯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역의 장르는 추리나 스릴러 등이지만 이 또한 어느 정도는 공포 장르와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저 또한 가끔은 소심하고 겁도 많은 전형적인 인물이기도 하니까요..



사실 인간의 본성에 공포라는 부분이 강하게 존재하기에 인간은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고 거듭 발전해 올 수 있었죠. 좀비즈 어웨이 등의 작품을 남긴 배예람 작가는 이러한 공포 본능을 에세이 식으로 잘 정리해 주었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다양한 장르에 걸쳐서...


흔히 영화 등에서 보게 되는 크리쳐나 좀비는 물론이거니와 처녀 귀신 등으로 대표되는 유령, 미지의 영역인 우주에 걸쳐서까지 인간이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존재는 정말 다양합니다. 심지어 괴담이나 공포 게임까지도 정리해 주었네요. 한마디로 공포 그 자체에 대해 마음껏 썰을 풀어낸 책입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당연히 아주 많았습니다.



작가가 소개한 작품 중 영화 부분은 대부분 저도 봤던 것들이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공포와 관련한 다양한 컨텐츠 중 아무래도 눈으로 직접 보게 되는 영상물, 특히 영화가 인간의 공포를 가장 크게 자극하기 나름이죠.. 


소개 된 딥라이징이나 검은 물밑에서, 에일리언, 쏘우 같은 영화는 단순히 공포심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와 영상미 또한 뛰어난 작품 들이었기에 지금까지도 제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듯 합니다.

역시 작가나 저나 같은 인간이라는 점은 마찬가지네요...


물론 현실 속에서는 창조된 괴물이나 귀신보다는 인간 그 자체가 가장 무서운 존재일 것입니다. 우리에게 직접 피해를 끼치고 생명을 앗아가는 존재는 영화 속 에일리언이나 소설 속 아랑 낭자가 아니라 바로 주변의 인간 들이니까요.


물론 계속 다른 인간과 관계를 맺어야만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한 우리 같은 존재들이 모든 인간을 적이나 공포의 대상으로 돌리고 살아갈 순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이를 대신할 그 무언가를 계속 창조해 내고 공포의 대상으로 승화시키는게 아닐까요..



결국 우리는 끝없이 공포를 느끼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공포와 관련된 창작물은 끝까지 함께 할 것이고 겁쟁이들은 계속 나오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게 바로 우리가 살아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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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절반을 넘어서 - 기후정치로 가는 길 전환 시리즈 3
트로이 베티스.드류 펜더그라스 지음, 정소영 옮김 / 이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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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는 말기암 환자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생명을 자외선에서 보호해 주던 오존층은 최초 측정을 시작한 이래 30% 정도 밖엔 안남아 있고, 1990년 이후 인류는 수천년 간 배출했던 이산화탄소보다 더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했습니다. 북극과 남극의 얼음은 녹아내리고 있고 예측하지 못했던 기상 이변과 산불 등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태풍이나 허리케인, 지진 같은 자연 재해는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고 변화무쌍한 자연의 힘 앞에 희생 당하는 생물은 더욱 늘어나겠죠.

자본주의의 발달은 많은 인류에게 풍요로움을 안겨 주었지만 그만큼 엄청난 피해를 지구에 입혔습니다. 원시적으로 남아 있어야 할 지구 영역까지도 대부분 인간에게 점령 당한 상태입니다.


야생 포유류가 4% 밖에 안남은 상황.. 이것이 현재 생태계가 처한 현실입니다. 물론 자본주의 내에서도 반성의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환경주의자를 좌파의 일부로 취급하는 극우 세력들조차도 지구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부정하는 이들은 별로 없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신자유주의라는 틀을 쓴 채 과학의 발달이 지구를 구원할 수 있음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같은 수단이 대표적으로 이들이 내세우는 친환경 과학 기술이죠..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오히려 원자력이 인류에게 더 큰 위협이 되고, 우라늄 채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 발생이 일어 나고 있음이 증명 되었습니다. 핵 폐기물이 끼치는 해악은 원전 마피아 들의 엄폐에 의해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죠.. 이런데도 정치적 논리로 안정적이고 비용이 저렴한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미래의 대안이 오히려 욕을 먹고 있는 지경이죠.

사회주의는 결핍을 불렀지만 자본주의는 과잉을 불러왔고 이는 결국 지구의 목숨을.. 인류의 존재를 강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결국 해결책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고 이 상황에서 사회주의적인 통제와 분배가 하나의 생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주장하는 바입니다.

요약하자면 '지구 절반 사회주의'라는 테제입니다. 지구의 절반을 원시 상태로 돌리자는 것입니다. 마르크스-앵겔스 류의 주류 사회주의 이론과는 다소 다른 유토피아적 사회주의 이론이긴 하지만 현재 지구에 처한 위험을 그나마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지도 모른다는 강한 설득력을 가진 책이었습니다.

결국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나는 길은 이를 부정하는 사회주의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입니다. 태양광 등 대체 발전이 주가 된 쿠바가 현재 유일하게 지속 가능한 나라로 꼽히는 것도 이 책의 논리와 궤를 같이 합니다.


출장 중 비행기 안에서 주로 읽었는데 하도 심각한 표정을 짓고 보고 있으니 동행한 직원이 무척 내용을 궁금해 하더군요.. 그만큼 심각하면서도 강한 주제를 담은 책이었습니다.

지구는 우리가 조상에게서 물려 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의 것을 빌려 쓰는 것입니다. 비록 어느 정도 이상향에 가까운 주장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시사할 점이 분명히 있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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