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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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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고 또 집중해라.


결국 '단'에서 말하고 있는 이야기는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부제에서 말하는 것처럼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가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일을 하면서 한가지에 집중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어마나 유지할 수 있는가가 그 일의 성과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나만해도 한가지 일을 하면서 여러가지를 같이 하려고 시도하고, 또 그런 것이 일상이 되어 가는 것 같다. 보고서를 하나 작성하면서 메일을 확인하고, 카톡을 확인하고, 문자를 확인하고, 스팸전화 및 여러 걸려오는 전화를 확인한다. 주위가 약간 시끄러우면 집중한다는 이유로 음악을 듣는다. 이런 상황에서 보고서를 쓰기위해 집중하는 실제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지 않는다. 결국 늦게까지 일하는 날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앞부분에 멀티태스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을때, 이것이 최근의 내 문제가 아니었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멀티태스커의 문제는 도대체 집중을 못하는데 있었다. 늘 자신 앞의 모든 정보를 빨아들이지만, 그 어느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다.'


집중하지 못하면 결국 어느것도 완벽하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변환경이 이렇게 만드는 것인지, 그냥 내 삶이 이렇게 산만하게 되어버린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도 한편으로는 생각을 정리하면서 한쪽에는 EPL의 중계를 틀어놓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생각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핑계를 대면서 시간을 잡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나는 순간순간에 집중하고 있는가? 최근에 들어서 더 느끼는 것이기는 하지만, 일의 결과물은 항상 들인 시간과 비례해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루종일 생각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자러가기 한두시간전에 떠올라서 짧은 시간안에 처리해 본 기억, 몸이 피곤해서 한두시간만 하고 들어가야 겠다고 생각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몸의 피곤과는 상관없이 일일 잘되서 결국 날새서 처리하고 들어갔던 기억. 이러한 것들이 결국 '집중'의 문제라는것을 최근 들어서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집중'의 문제가 해결되면 '단'에서 이야기 하는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를 할 수 있게 된다.

10년 전에는 애플의 제품을 알지도 못했던 내가 현재 아이폰을 쓰고, 맥북을 쓰는 이유와 같다 랄까. 물론 한국의 환경은 맥북을 쓰기에는 친절하지 않다. 사이트 하나를 열려고 해도 사파리를 지원하는 곳은 많지도 않고, 심지어는 사파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트도 있다. 하지만 애플 제품이 가지는 단순함의 매력에 끌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되었다.

핸드폰 종류만 보더라도, 삼성이 1년에 쏟아내는 제품이 상당히 다양한 반면에 애플은 1년에 1개의 제품만을 발표하고 있었다. 아이폰 6와 6+가 동시에 나오면서 이 공식도 깨지기는 했지만. 현재의 아이폰을 쓰기 전에 삼성 핸드폰을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출시한지 6개월만에 끝나버렸다. 사용하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 개발자들이 그쪽으로 다 옮겨가버린 느낌이랄까.. 물론 최근의 핸드폰 교체주기가 빨라짐에 따라서 별 문제가 되지 않을수도 있지만, 삼성이 제품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것은 사실이었다. 다양성을 유지해서 제품의 선택폭을 늘려주는것은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데 혼돈을 주게되면 단순화가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에서는 단순화로 인한 실패의 사례로 포드의 사례를, 그 단순화를 공략하기 위한 GM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었다. 상황에 따라서 어느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삼성의 핸드폰 시장 공략에 대한 느낌만 보면 결국 제품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보다 어느정도의 제품군에 대한 집중이 더 필요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제품에 집중하여 버릴것은 버리고, 몇개의 기준을 세운후 지켜야 하는 3가지 원칙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원칙을 지킬 수 있는가?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다른 학문과 교류하게 되면 가끔은 이러한 소리를 듣는다. 그렇게까지해서 얻는것이 있느냐고. 경제학은 분석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론이 발달했지만, 이러한 방법론의 발달로 인해서 나오는 결과물들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수식의 복잡성을 가지고 나온 결과와 단순하게 분석한 결과가 같다면 굳이 복잡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것이다. Simple is Best. 알고 있고, 그렇게 노력하려고 하지만 분석해놓은 결과를 보면 나조차도 어지럽게 정리된 것이 사실이다.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할 수 있으면서 단순함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말로는 쉬운일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있기에 더 어려운 단순함.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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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신]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대화의 신 - 토크계의 전설 래리 킹에게 배우는 말하기의 모든 것
래리 킹 지음, 강서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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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말을 해라.


어려서부터 말싸움을 진 기억은 별로 없다. 하지만 말싸움을 해서 얻는게 없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되면서 내 의견을 내는 것은 물론, 대화 자체를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 벽에다 대고 이야기 하는 것처럼, 어차피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면 뭐하러 힘들게 이야기를 하겠는가. 그때부터 생각이 복잡해지기 시작하면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글을 끄적이기 시작했다. 수첩에다가 내가 해야할 일과 한 일을 정리하고, 다른사람에 대한 감정을 글로서 적다보면 내 마음까지 정리되어 갔으니까. 어떤 주제나 의견을 물으면 그것에 대해서 답해줄 수는 있다. 수학처럼 명쾌하게 답이 나오는 문제는 아니지만, 적어도 몇날이고, 몇일이고 그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생각해 봤으니까.

다만, 이런 경향이 심해졌을때는 나에게서 어떠한 답변을 듣는건 지난한 일이었다. 그것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 어떤 이야기를 했을때의 입장들이 너무나 선명하게 그려져서 그냥 침묵을 지키고 있는것이 훨씬 나을때가 있으니까.. 그냥 웃고 넘길뿐 적극적인 반대도, 적극적인 찬성도 하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웃고 있으면 다른사람들이 알아서 판단해주니까.


하지만, '대화의 신'에서는 일단 말을 하라고 이야기 한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뒤에 나오는 이야기는 모두 쓸모가 없게 된다. 앵커가 대본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건 코고는 소리를 내보내는 것보다 나쁜 일일 테니까. 일단 뭐라도 말을 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에 대한 대답이 돌아온다. 일상의 모든 대화가 그렇지 않을까? 낯선 사람들만 잔뜩 있다고 해서 아무런 말도 걸지 않고 자리를 피해버리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서 한두마디 말을 건네다 보면 자신과 관심사가 일치하는 사람도 찾을 수 있을것이고, 영 아니라면 다른 이야기 할 사람을 찾아보면 된다. 

그렇게 한 발을 먼저 내딛어 보라고, 그것이 생각만큼 두려운 일이 아니라고


요즘에는 말을 하는 수단이 많이 다양해지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말을 아예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는 없다. 하나의 일을 하게 되면 그 일과 관련된 사람들과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하고, 심지어 식당에 들어가서 주문을 할 때에도 말을 해야 한다. 어차피 해야 되는 일이라면 조금 더 잘하면 좋지 않겠냐고, 그래서 말을 잘해서 성공한 이야기부터 말을 잘하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말을 잘 하지 못해서 여러 문제가 생겨왔던, 불필요한 오해를 받아왔던 나같은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래리 킹이 누구인지 몰랐다. 책을 읽은 지금까지도 이런 사람이 있구나 하는 정도니까. 텔레비젼하고 가까이 지낸건 중학교 시절 이후로 나에게는 없는 일이고, 지금에서 챙겨 보는 것은 해외축구 경기영상하고 뉴스 뿐이니까. 가끔 광고가 지나가면서 본적은 있지만, 저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본적도 생각할 일도 없었다. 워낙에 아는사람이 없으니까 일반인을 썻는지, 유명한 사람을 썻는지 알길이 없으니까. 다만 아직까지 래리킹인지, 닮은 사람이 나온지  모르는 광고를 기억하는건 경제학의 가치와 감가상각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으니까. 책을 받고서야, 그리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나서야 뭘 하는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다면 사람들이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던지고 있는 말들은 기억해 두었다가 쓰면 좋은 것들, 어색한 자리를 피하기 위한 기술들, 그리고 한 발을 내 딛을 수 있게 해주는 격력의 말이다.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적용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말이 필요한 상황과 마주했을 때 책에서 이야기하는 조언들이 그저 조금의 도움이 되기를 ..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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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컨셉의 법칙]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끌리는 컨셉의 법칙 -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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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셉'이라는 말은 실제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말이지만, 컨셉이 뭐냐고 물어봤을때 그것을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언어는 명백하게 정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지역마다, 시대마다 달라지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확인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더 큰 이유라고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처음부터 'concept'의 어원부터 시작해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차분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한 컨셉이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하는 것까지..

하지만, 그러한 컨셉이 결국은 사람사는 세상에서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해서, 마케팅의 측면에서 제품을 알리고 팔기 위해서라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 있다. 물론 그것이 실증적인 방법으로 검증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가지는 힘을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주장 하나를 말하기 위해서라도 반박을 의식해서 확실한 이유와 철저한 검증을 필요로 한다. 그것 때문에 실증주의 방법론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본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p.5

  "기존 사회과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실증주의는 사실 인문학에서 제공하는 많은 통찰들을 간과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징이나 비유처럼 실생활에서는 광범하지만 실증적 방법으로 다룰 수 없는 인간사의 주제는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어떤 통찰은 실증하지 않아도 명백한 것들이 있습니다.

- 중략 -

  실증적 검증이라는 벽에 부딪혀 유용성이 좋은 통찰들을 외면하기엔 현실의 고민은 넓고도 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증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지나친 실증주의가 문제라는 점을 밝혀둡니다."


라고 언급하고 있는것처럼, 지나친 실증주의로 가는것에도 문제는 확실히 존재한다. 그래서 인문학적 통찰이라는것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 학문의 발달에 대해서 다른 교수님들과 우연히 이야기를 하게 된 적이 있었다. 철학과 같은 인문학에서 어떤 현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사회과학 분야로 넘어와서 그것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게 되고, 경제학이나 경영학에서 그것들을 모아 법칙을 만든다고. 모든 것들에 대해서 이러한 과정이 진행되는 것은아니지만, 학문의 위치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책에서 말하는 컨셉이라는게 현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결국은 그러한 고민들이 모여서 하나의 방법이 될거라고 믿고, 그러한 컨셉을 하나씩 뜯어 분해를 해놓은 책이랄까?


p.24

  "특히나 마케팅에서의 컨셉은 '다른 제품이 아닌 바로 이 제품을 사야 할 이유'를 소비자에게 제시하여 구매동기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야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마케팅에서의 컨셉과 같이 소비자에게 그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개발비만 날리는 꼴이 될테니까.. 실생활과 비교해보면, 정책 당국자들이 정책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국민들에게 구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와 같다랄까. 어떤 정책을 실시할때 그것이 국민들에게 충분한 이해와 동의가 구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게 되면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같은 문제이다. 정책이라는 것은 언제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으면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각자의 이해를 잘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책을 꽤 재미있게 읽었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이 책의 컨셉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는건 나만의 느낌인지 모르겠다. 공부를 계속하게 되면서 느끼고 있는 점이지만, 책이라는 것은  그 분야의 학문을 계속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쓰는 책과, 일반사람들에게 학문의 소개를 위한 책과 같은 두 분류가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경영경제 분야의 책들은 그러한 두가지 성향중의 하나를 띄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두 분류 중에 가운데 쯤에 위치했다고 해야할까, 반대로 말하면 어느쪽에도 환영받기 힘들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컨셉의 비밀이라는 큰 분류하에서 법칙 17가지를 소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법칙의 숫자를 조금 줄이더라도 나같은 경우는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를 원했었다. 성공이라는 것은 그러한 컨셉하나를 잘 잡았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실제로 컨셉을 잘 잡아서 시장을 공략했다고 해서 그것이 지속되는가는 다른문제이고, 성공한 당시에 시장상황에 따라서 같은 컨셉을 잡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통제변수나 지속성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지 않다. 대부분 컨셉을 잘 잡아서 성공한 해의 매출액만을 보여주고 있으며, 실패한 경우도 컨셉을 잘 못 잡아서 실패한 경우를 말하고 있을 뿐 그것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 심해진다고 느끼는건 나만의 느낌인지 모르겠다. 

  책 표지에서 사례로 나오는 '몰스킨'의 경우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여서 자세히 읽어보고 싶었지만 이 책에서 소개되어 있는 부분은 스토리를 잘 발굴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만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몰스킨은 다른 제품과의 차별성을 지니는 종이 질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잉크가 잘 번지지 않는다던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서 같은 사이즈에 다양한 디자인을 출시하여 소비자 선택 폭을 늘려준다던지, 최근에는 개인 소유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 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던지 하는 부분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았다. 

  '성공'이라는 말은 '컨셉'이라는 단어 하나로 그렇게 쉽게 정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브랜드가 당시에 괜찮다고 해서 계속해서 괜찮을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내가 몰스킨을 알게 되고 쓰기 시작한 것도 벌써 10년 정도가 되어가고 있는데, 그 동안에 조금씩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지 그것만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을 계속해서 구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제품을 선택할때마다 다시 원점부터 검토하는 성격이라 더 좋은 제품이 있다고 하면 언제든지 옮겨갈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충성도 같은건 옛적에  팔아먹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이유로 더욱 이 책이 아쉬운 느낌이 든다. 이 책은 대학원 수준에서 사례집으로 소개되어 그에 따른 추가적인 연구를 하기 위한 기초자료집 정도의 의미는 충분하겠지만, 일반적인 독자가 읽기에는 꽤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드는 것이다. 너무 많은 것을 한번에 담아내다 보니 이쪽 저쪽이 다 부족해져 버린 그런 책을 보는 것 같다. 차라리 시리즈 형태로 제작해서 분권을 했으면 어땟을지 하는 아쉬움이 계속해서 남는다.


추가적으로 읽으면서 생각해볼만한 글귀들을 조금 적어놓는다.

p.87

이처럼 루이의 인식은 ‘언어 구속적’입니다. ‘언어 구속적’이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마케터가 언어를 주의 깊게 선택하면 이를 통해 인식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래서 현실을 창조할 수 있다는 뜻 입니다. 이것이 마케터가 이해해야 할 언어가 갖는 힘입니다. 그리고 이는 컨셉의 힘이기도 합니다.


p.94

사실 구매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냉정히 따져보면 소비자는 맨 처음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컨셉이 담겨있는 제품의 포장이나 외관만 보고 구매합니다. 실제로 이 제품이 좋을지 어떨지 아직은 정확한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제품이 좋아보이도록 해주는’ 여러 단서들을 이용하죠.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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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7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wisperingrain 2015-02-17 02:02   좋아요 0 | URL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바람향님도 즐거운 설 명절 보내세요~
 
[하드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하드씽 - 스타트업의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 36.5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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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하나의 생명줄이 될 수 있을 만한 책을 읽고


  부록 포함 391 페이지의 책 중에서 100 페이지를 넘게 읽었다는 것을 깨달았을때, 내가 무엇을 읽고 있는지 책의 제목을 다시 한 번 살펴 보았다. 분명 경영전략에 관한 책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자서전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일반적인 자서전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결국 자기 자랑에 관한 글일 뿐이며, 내가 자서전의 대상을 좋아하지 않으면 끝까지 읽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다 읽었을때 다시 드는 생각은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생각날 만한 책이라는 것이다.


  책의 제일 마지막 표지에 써져 있는 것처럼

 '숨고 싶을 때, 죽고 싶을 때야말로 CEO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CEO라는 존재가 언제 어떻게 필요한 것인지를 말해주는 대목인 것 같았다. 내가 CEO가 되보지도 않았고 앞으로 될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CEO라는 것은 앞에서 폼을 잡고 하는 자리가 아니라 결국 경영 및 회사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자리라는 것을 말해주는 말이랄까? 모든 경영자들이 있어야 하는 이유도 그러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능력과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때, 보통 책의 앞뒤에 써져 있는 추천글이나, 표지 그리고 저자 및 역자 서문을 먼저 읽는 편이기는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에도 그것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에는 읽고 난 후에 마지막 표지에 있는 글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는 오랜만 이었다. 보통 그런 글이 생각보다 핵심을 파고드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에 다시 뒷 표지에 있는 글을 읽었을때, 저 한마디가 책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것 같았다. 한 때, 경영경제 부문의 자기계발서니, 경영전략이니 하는 책들이 재미있어서 꽤 읽어본 기억은 있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생각만 들었을 뿐. 우리나라의 경영경제 개발서는 대부분 성공의 위치에서 작성되었기 때문에 실패의 경험에 대한 기술이 적은 경우가 많다. 게다가 실패란 보통 부끄러운 경험을 의미하기 때문에 책에는 작은 부분만 기록되어 있던지 기록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도 그러한 부분이 기술되어 있기는 하지만 결국 성공을 했기 때문인지 상당히 자세하게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까지 나와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몇가지 뽑아 보았다.

pp. 109~110

  "대부분의 경영서는 상황을 그르치지 않는 법, 일을 똑바로 해 나가는 법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나는 상황을 그르친 뒤에 취해야 할 조치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사실 나를 비롯한 대다수 CEO 들은 그에 대해서라면 해 줄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 그런 다채로운 악재에 이골이 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상황이 그르쳐진 뒤에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할 수 있는가?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할 수 있는가? 책은 그러한 것들을 배우기 위한 것이니까.


p. 163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해야 할 일'을 지시하기만 했지,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한 적이 별로 없었다. 사장의 권위만으로는 그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없는 것이었다."

  예전부터 이유를 듣지 못하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냥 외워야 하는 것들, 그러한 것들을 이해하는데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를 듣기 원했다. 하지만 결국 이유를 알아야 하는 것들, 그런 것들에 대한 이유를 모르면 진행자체가 안되는 것들. 내가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선택한 이유가 결국은 거기에 있었다.


p.347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누군가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하늘이 노래질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고 싶어서다. 그런 상황에서는 하늘이 파란색이라고 우겨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은 그저 당분간 하늘빛이 노랗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절감하며 살아가야 한다."

  결국은 자신만을 믿고 한발자국씩 나아가야 한다.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는 관계를 쉽게 믿고, 쉽게 의지하면 결국 그런꼴이 난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남탓을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책에서 말한것처럼 하늘빛이 노랗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절감하며 살아가야 할 뿐.


Hard Thing. 벤 호로위츠가 말해주는 경영 전략에 관한 것.

내가 이것을 실제로 적용할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벼랑 끝에 섯을 때 한 자락의 동아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마음에서 글을 마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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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5 1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wisperingrain 2015-02-15 23:59   좋아요 0 | URL
바람향님도 설 명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2015-02-16 0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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