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지음, 김난주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예춘추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가키아 미우 저자(김난주 옮김)의 <70세 사망법안, 가결>


이 소설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70세 사망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상 사회를 배경으로 하며, 이로 인한 사회적 논란과 도요코 가족을 중심으로 가족 간 갈등을 그리고 있다. 도요코는 시어머니 간병 15년, 활동적인 남편과 은둔형 아들, 독립한 딸의 무관심 속에서 속앓이만 하며 힘들어하는 인물이다. 이런 그녀에게 ‘70세 사망 법안’은 충격이 아니라, 한 줄기의 빛처럼 느껴질 정도다. 도요코는 이런 자신의 노고와 희생을 알아주지 못하고 나 몰라라 하는 가족들에게 지쳐 급기야 가출을 결심하게 되는데..

제1장 빨리 죽었으면 합니다
제2장 가족이란 무엇일까요?
제3장 출구가 없군요
제4장 태평한 남자들
제5장 살아있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6장 마주한 내일
옮긴이의 말

가키야 미우 - 일본 여성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이다. 기발한 상상력, 예리한 시선, 유쾌한 감성으로 삶과 사회를 이야기하는 작가, 현실 문제를 특유의 재치 있는 전개로 풀어내 사회 소설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며느리를 그만두는 날>, <당신의 마음을 정리해 드립니다>, <노후자금이 없습니다>, <시어머니 유품정리>, <이제 이혼합니다>,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파묘 대소동> 등의 작품이 있다.


“도요코, 뭐가 어찌 되었든, 우리 앞으로 15년밖에 살 수 없어. 남은 인생, 좀 더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는 없을까? 그럴 여지도 없는 거야?“ p183

“그만둘 수 없어. 나 정직원이 된 거, 평생 처음이라고. 기적이야.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어. 그런데 어떻게 그만둬? 안돼.” p210

“엄마가 가출한 뒤로 할머니도 많이 변했어. 나랑 단둘이 있을 때 막 울었어. 엄마에게 몹쓸 짓을 했다면서.” P344

최근에 작가님의 ‘파묘 대소동’ 작품을 인상 깊게 읽었는데, 이번 작품도 역시 작가님의 작품 다웠다. 이 소설은 도요코 가족을 중심으로 고령화 사회의 노인 돌봄,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등 현대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소설 중반부까지는 시어머니 간병, 가사 노동으로 지친 도요코의 외롭고, 힘든 마음이 너무 이해되어 내 마음까지 답답했는데, 후반부부터 가출하여 오롯이 자신을 위한 인생을 살아보기로 결심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다행이다 싶었다. 또한 직장 내 인간관계에 치여 퇴사하고 은둔 생활을 하는 마사키, 직장의 높은 업무 강도로 힘들어하다 친구들의 조언을 듣고 결국 그만두게 되는 마사키 친구 노보루의 이야기는 예전에 직장 문제로 방황하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깊이 공감되었다. 따라서 이 소설은 곧 다가올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충격적 민낯, ‘70세 사망 법안 가결’이라는 문제적 설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유한성을 다시 한번 깊이 인지하고, 앞으로 좀 더 행복하고 즐겁게 더불어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 해결책에 대해 고민해 보게 만든다는 점이 핵심이라서 더 의미 있는, 현실적인 작품인 것 같다.

#도서제공 #70세사망법안가결 #문예춘추사 #가키야미우 #김난주 #일본소설 #일본소설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난감 괴물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김정용 저자의 <장난감 괴물>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이 소설은 형사 민성후, 그의 쌍둥이 형 민동후, 천재소년 서이준, 그의 후견인 이명도, 그리고 그들을 조종하는 조효익 등의 인물을 중심으로 그들의 악연과 과거사를 추적해 가는 과정, 그리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룬 작품이다. 2023년 9월 17일 저녁 7시 23분(모두의 날), 한순간의 사건이 모든 것을 뒤바꿨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천재 소년 서이준은 기괴한 살인사건이 일어난 후 행방이 묘연해진다. 그리고 급발진 사고로 아들을 허망하게 잃은 형사 민성후는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회색 눈의 소년을 만나게 되는데..


차례

프롤로그

1부. 모두의 날

2부. 지나간 시간의 그림자들

3부. 버려진 장난감

에필로그. 하나

에필로그. 둘


김정용 -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이후 소설가, 희곡작가, 작사가, 연출가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재주의 소유자다.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문득, 멈춰서서 이야기하다’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 장편소설 ’서커스 물개‘, ’붉은 상자‘가 있다.



우연에는 이유가 없다.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세상에 우연은 존재하지 않는다.

“괴물과 싸우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린 기사가 나오는 동화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형사 민성후는 아들과 아내를 잃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헤매지만, 알아갈수록 점점 복잡해지고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만 흘러간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배후에는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준비된 거대한 그림자가 느껴진다. 그는 과연 이 모든 일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붉은 상자’ 작품으로 알려진 김정용 작가님의 신작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인간의 선택과 우연, 그리고 필연이 교차하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인 것 같다. 진실을 감추고 의미심장한 말들을 흘리는 이명도와 조효익도 계속 찝찝했지만, 무엇보다 회색 눈동자의 천재 소년 서이준이 너무 무서웠다. 스포가 될까 봐 자세히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그 소년에게서 몽환적이고 기괴한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져,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또한 여러 가지 긴박한 사건들이 얽히고설켜있는데,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을 가지고 온 부분들도 있어 현실을 방불케 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내가 앞으로 하게 될 일들, 선택들도 우연일지, 아니면 필연일지, 과연 우연이란 존재하는 것일지 고민해 보게 되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근원적 질문을 남긴다. 이 소설이 영상화되면 더 긴박감 넘치고 공포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제공 #장난감괴물 #델피노 #김정용 #소설 #미스터리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식회사 타임캡슐
기타가와 야스시 지음, 박현강 옮김 / 허밍북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기타가와 야스시 저자(박현강 옮김)의 <주식회사 타임캡슐>



이 소설은 40대 중반에 운영하던 회사를 정리하고 가족도 잃어버린 주인공 히데오가 주식회사 타임캡슐이라는 독특한 회사에 취직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회사는 미래의 자신에게 쓴 편지를 세월이 흐른 뒤에 배달해 주는 일을 하는 회사다. 히데오가 베정받은 부서는 특별 배달 곤란자 대책실, 이러저러한 사유로 편지를 수령하지 못한 사람들을 찾아가 직접 편지를 전달하는 일이다. 그는 상사 가이토(실장)와 짝을 이뤄 2주 동안 오사카, 홋카이도, 도쿄, 뉴욕을 돌아다니며 2주 동안 다섯 통의 편지를 전달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차례

프롤로그

주식회사 타임캡슐 : 10년 전에서 온 편지 배달부

시마 아스카 - 오사카 신사이바시

시게타 다쓰키 - 도쿄 하라주쿠

모리카와 사쿠라 - 홋카이도 도마코마이

세리자와 마사시 - 뉴욕 맨하탄

하타야마 가즈키 - 도쿄 고쿠분지

저 너머의 불빛

새로운 시작

에필로그 : 10년 후 - 오모테산도

작가 후기


기타가와 야스시 - 1970년 일본에서 태어나 에히메현에서 자랐다. 도쿄가쿠게이대학을 졸업하고 학원을 설립해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2005년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아주 오래된 가르침‘을 발표하여 작가로 데뷔했다. ’당신을 만났기에‘, ’편지가게‘ 등 내놓는 작품마다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잇달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타세요, 미래를 바꿔주는 택시입니다‘, ‘주식회사 타임캡슐’, ‘서재의 열쇠’, ‘아버지의 선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공부밖에 없다’, ‘그 여름의 가출일기’ 등이 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2015년에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작가님께서 데뷔한 지 10년째 되는 해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2025년은 작가님 데뷔 20년째 되는 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주로 1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과거의 자신이 보낸 편지를 받기에 충분히 의미 있는 주기이자 기간인 것 같고, 의도하신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작가님께서도 10년이라는 시간이 주위를 둘러싼 환경이나 처한 상황을 바꾸는 데 충분한 기간이라는 생각에서, ’인생은 몇 번이든, 어디서부터 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와같은 소설을 쓰신 것 같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딨겠느냐마는, 히데오, 가이토가 만나러 간 편지를 수령받지 못한 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으로 괴로워하고, 힘들어하고 있었다. 단순히 편지를 전달하는 일뿐만 아니라, 그들의 인생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따뜻한 조언을 해주고, 편지 내용을 통해 과거에 품고 있었던 꿈과 미래를 다시 일깨워 줌으로써 희망을 전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나도 오늘 10년 뒤의 나를 위해 편지 한 통 쓰고 자야겠다.

#도서제공 #주식회사타임캡슐 #기타가와야스시 #박현강 #허밍북스 #힐링소설 #일본소설 #일본힐링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
오가와 사토시 지음, 최현영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오가와 사토시 저자(최현영 옮김)의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


이 소설은 작가님께서 ’소설가 란 것은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에서부터 시작하여 작가 자신으로 추정되는 동명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현대사회 민낯을 보여주는 인간 군상을 만나며 그려낸 이야기를 다룬 연작 단편집이다. 소설가가 된 계기, 소설을 쓴다는 것과 관련된 철학적, 사색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따라서 자전적, 에세이적 성격이 강한 소설집이다.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라는 표제 작을 포함하여 총 6편의 단편 소설을 담고 있다.


차례

프롤로그

3월 10일

소설가의 본보기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

가짜

수상 에세이

작가의 말

역자 후기


1) 프롤로그 - 입사지원서의 ’당신의 인생을 원그래프로 표현하시오‘라는 질문을 고찰하며 소설가 인생의 시작을 다룬 이야기

"입사지원서는 이미 기한이 지났고 무엇보다 나라는 사람은 소설의 주인공으로 적합하지 않아. 내 인생에는 가슴이 뛰는 스토리가 없어." p49

2) 3월 10일 - 지금까지 살면서 지나쳐 온 날들 중 평범한 하루를 통해 기억의 망각, 날조 등에 관해 생각해 보는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3월 11일과 정확히 같은 양의 시간인 3월 10일을 틀림없이 살았다. 태평양 어딘가에서 지각판의 뒤틀림이 점점 더 커지는 것도 모른 채. 우리는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p63

3) 소설가의 본보기 - 친구를 돕기 위해 사기꾼 점술가를 주시하다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

거짓을 진실하게 마주한다니, 점쟁이의 일과 다르지 않다. p151

4)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 - 고등학교 동창 가타기리라는 인물을 통해 손에 쥘 수 있는 황금, 즉 허상을 좇다가 인생을 희생하여 모든 것을 파멸로 몰아가는 안타까운 현대인의 민낯을 보여주는 이야기

그렇기에 가타기리는 자기의 남은 인생을 전부 희생해서라도 진짜가 되려고, 즉 황금을 쥐려고 했다. 모든 것을 파멸로 몰아가며 하룻밤의 불꽃을 쏘아올렸던 것이다. 그 허무와 공포에 나는 몸서리쳤다. p203

5) 가짜 - 모조품을 차고 다니며, 남의 것을 사용하는 만화가 바바의 진짜 모습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비교하여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

나는 틀림없이 나 자신과 바바를 가르는 선을 발견할 수 있어서 안심이 된 것이다. p264

6) 수상 에세이 -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소설로 쓴다는 이야기(가장 작가 자신의 이야기인듯한 내용)

나는 자신을 '소설가'라고 지칭하거나 누군가에게 '소설가'라고 소개받을 때면 왠지 겸연쩍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p286


오가와 사토시 - 일본의 떠오르는 천재 SF 작가. 1986년 지바현 출생.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 문화연구과 박사과정 중퇴. 2015년 ‘유트로니카의 이편’으로 하야카와 SF콘테스트 대상을 받으며 데뷔. 2017년 캄보디아의 참담한 현대사를 다룬 두 번째 장편 ‘게임의 왕국’으로 제38회 일본 SF 대상과 제31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 2022년 출간한 ‘지도와 주먹’으로 제13회 야마다 후타로상과 제168회 나오키상을 수상. 같은 해에 출간된 ‘너의 퀴즈’로 제76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다.

오가와 사토시 작가님의 소설은 처음 읽어보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인상 깊게 읽었다. ‘프롤로그’편은 한창 지원서 쓸 때 했던 생각들이랑 너무 비슷하여 소름 돋았다. ‘소설가의 본보기’편은 타로에 빠진 적이 있어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와 ‘가짜’편은 안타까운 현대인들의 어두운 민낯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들처럼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더라도 그들의 성공한 겉모습만을 보고 부러움을 느끼는 나라고 과연 그들과 다를까 싶은 생각이 들어 씁쓸함 마저 들었던 이야기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소설집을 통해 ‘소설가’라는 직업에 관해 깊이 알아보고, 작가님의 생각, 사상 등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성과 작가님 특유의 유머까지 내 취향 저격이었음)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꼭 읽어볼 것이다.

#도서제공 #네가손에쥐어야했던황금에대해서 #오가와사토시 #일본소설 #일본소설추천 #소설추천 #소미미디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인 호텔
하라다 히카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하라다 히카 저자(이소담 옮김)의 <노인 호텔>



“지금을 놓치면 한동안 죽을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 지쳤어, 더는 못 견디겠어. 슬슬 죽고 싶어… 돈이 없어지기 전에.“

이 소설은 20대 여성 엔젤이 70대 건물주 미쓰코를 만나 자립하는 과정을 배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엔젤은 아이 일곱을 줄줄이 낳고 방치한 채 기초생활수급자로 받는 돈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히무라 가의 막내딸이다. 부모는 낳기만 하고 무책임하여 일곱 명의 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각자도생의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만 했다. 엔젤 역시 살면서 알아야 할 기본기를 갖추지 못한 채 10대 때 집을 나와 이런저런 일을 하며 떠돌다 호텔 프론까지 오게 되었다. 이 호텔 1층에는 주로 노인들이 장기 숙박을 하고 있는데, 요양원에서 세상과 단절되어 생을 마무리하느니 하루라도 뜻대로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 호텔을 택한 것이다. 호텔 입장에서는 주거 대안으로 장기 투숙하고 있는 이 노인들이 골칫거리다. 하지만 엔젤은 동료 야마다씨를 도와 일을 하면서 노인들과 친해지며 그들을 통해 인생 살아가는 법에 대해 조금씩 배워나가기 시작하는데..


104호 오키 도시하루 - 73세 남성, 거동 가능, 11시 30분까지 청소를 끝내야 함.

106호 다와라 고조 - 78세 남성, 거동은 가능한데 귀가 어둡다. 말을 시키면 끝이 없으니 청소할 때는 대답만 짧게, 맞장구 칠 때는 큰 소리로.

107호 아베 사치코 - 84세 여성, 거동 가능, 오전에 산책하는 동안 청소할 것, 책상 위에 물건을 건드리면 화를 내니 주의.

108호 아야노코지 미쓰코 - 78세 여성, 거동 가능, 일주일에 한 번 외출할 때 빼고 방에만 있다. 반드시 방에 있을 때만 청소할 것.


하라다 히카 - 1970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났다. 2005년 ‘리틀 프린세스 2호’로 제34회 NHK 창작 라디오 드라마 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고 방송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2007년 ‘시작되지 않는 티타임’으로 제31회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도서로는 ‘76세 기리코의 범죄일기’, ‘낮술’(전 3권), ‘할머니와 나의 3천 엔’, ‘도서관의 야식’ 등이 있다.



가정, 학교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엔젤이 호텔 프론에서 숙박하고 있는 인생 경험이 많은 노인분들과 가까워져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책의 3분의 2 지점부터 이야기가 깊어지는데, 부자가 되는 방법을 배운다기 보다 살아가기 위해 마련해 두어야 할 최소한의 돈,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한 절약, 삶의 태도, 마음가짐 등에 주목하여 다룬 점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이 부분을 읽으면서 2년 전에 읽었던 비슷한 내용을 다룬 박지수 작가님의 ‘나의 꿈 부자 할머니’ 책도 떠올랐다.(투자 방법에 관해 다루는 부분) 또한 이 소설은 은퇴 이후 행복한 노년의 삶을 보내려면 지금부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미리 준비해둬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 보게 만든다는 점에 있어 참 읽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어떻게 노후를 보낼까’, ‘혼자가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등은 최대 담론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엔젤의 인생을 구원해 준 멋진 할머니 미쓰코씨와 그들의 짧았지만 강렬했던 인연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도서제공 #노인호텔 #하라다히카 #알에이치코리아 #이소담 #일본소설 #일본소설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