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
우와노 소라 지음, 박춘상 옮김 / 모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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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우와노 소라 저자(박춘상 옮김)의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



우와노 소라의 단편집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328번 남았습니다’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남은 횟수’라는 독창적인 설정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2017년 그림책으로 등단해 ‘일상의 시인’이라 불리는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도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독자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표제작의 주인공인 열 살 아이는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때마다 머리 위에 떠오르는 ‘남은 횟수’를 보게 됩니다. 숫자가 0이 되면 어머니가 영영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아이는 밥 먹기를 거부하지만, 이는 오히려 어머니와의 관계에 균열을 만듭니다. 이외에도 전화할 수 있는 횟수, 불행이 찾아오는 횟수 등 숫자로 치환된 삶의 순간들을 다룬 다른 단편들 역시 사랑과 후회, 선택의 아이러니를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이 소설은 ‘숫자’라는 추상적인 설정을 통해 우리가 애써 외면해온 ‘삶의 유한성’을 직시하게 합니다. 특히 사랑하는 이를 잃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행위가 오히려 상처를 주는 모순은 지독하리만큼 현실적입니다. 저 역시 책을 읽으며 당연하게 여겼던 집밥 한 끼, 무심코 넘긴 전화 한 통이 사실은 카운트다운의 일부였음을 깨닫고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바쁜 일상을 핑계로 가족과의 시간을 미뤄왔던 지난날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비록 우리 눈에는 남은 숫자가 보이지 않지만, 그 보이지 않음이 오히려 매 순간을 기적으로 만듭니다. 이 책은 후회 없는 삶을 살라고 등 뒤를 밀어주는 부드러운 충고와 같습니다. 책장을 덮고 나면 소중한 이들에게 안부를 묻고 싶어지는, 따뜻한 여운이 긴 문장으로 남는 작품입니다.


#도서협찬 #어머니의집밥을먹을수있는횟수는328번남았습니다 #일본소설 #모모출판사 #우와노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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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완치로 가는 길 - 암 치료의 통합 전략
이두한 지음 / 투비스토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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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투비스토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두한 저자의 <암, 완치로 가는 길>



이두한 작가님께서는 ‘암, 완치로 가는 길‘은 암을 단순히 정복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 삶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이자 이를 극복해 나가는 긴 여정으로 바라보는 건강 에세이 겸 실용서입니다.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현장을 지킨 외과 전문의로서의 깊은 통찰과 환자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행간마다 정성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제1부 생명이 살아 있다는 것

제2부 12가지 건강 유지 필수요소에 따른 건강 유지법

제3부 암의 이해

제4부 한국의 7대 암과 표준치료

(유방암, 대장암, 폐암, 위암, 간암, 췌장암, 전립선암)

제5부 암 진단과치료 결정

제6부 통합 암 치료

제7부 자연환경과 마음의 힐링


에필로그


부록: 마음의 힐링을 위한 명상의 실제



작가님께서는 암을 "생명력의 교란"으로 정의하며, 병원 치료라는 표준적인 대응을 넘어 식습관, 수면,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12가지 필수 항목의 균형을 강조합니다.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과학적 근거와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선택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환자와 보호자가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스스로 치료의 주체가 되도록 이끌어 줍니다.


책은 암의 발생 원인부터 표준 치료라 불리는 수술 · 항암 · 방사선 치료 단계의 장단점, 나아가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생활 습관까지 체계적으로 다룹니다. 특히 진료실에서 나누었던 생생한 대화와 환우분들의 사례는 단순한 의학 지식을 넘어 깊은 공감과 위로를 건넵니다. 독자는 이 기록들을 통해 암이라는 고통의 터널을 지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암을 '끝'이 아닌 '삶을 다시 정비할 기회'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입니다. 작가님께서는 암이라는 병에 대해 공포를 자극하기보다 차분한 설명과 실천 가능한 지침을 통해 독자의 마음을 단단하게 붙잡아 줍니다. 환우 및 보호자(가족 포함)분들이 이 책을 함께 읽는다면, 치료 과정에서 겪는 갈등과 막막함을 줄여줄 '공통의 언어'를 갖게 될 것입니다.


암이라는 이름 앞에 마음이 얼어붙은 분들에게 이 책은 과장된 희망이 아닌, 곁에서 묵묵히 보폭을 맞춰주는 든든하고 조용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암 환자가 급증하는 요즘, 한 번쯤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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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괴담
온다 리쿠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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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책과 콩나무를 통해 열림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온다 리쿠 저자(김석희 옮김)의 <커피 괴담>



이 작품은 온다 리쿠 작가님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연작 소설로, 고즈넉한 카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은은한 공포를 담고 있다. 평소 찻집 순례가 취미인 작가의 취향이 고스란히 녹아든 이 책은 독특한 구성으로 독자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온다 리쿠는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한 후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집필 활동을 시작했고, 1991년 ’여섯 번째 사요코‘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밤의 피크닉‘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과 서점대상을, ’꿀벌과 천둥‘으로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일본 문단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판타지, 미스터리, 호러 등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어 '노스탤지어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녀는 한국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쓰카자키 다몬, 오노에, 미즈시마 등 중년 남성 네 명이 교토의 오래된 카페들을 순례하며 '커피 괴담' 모임을 갖는 이야기를 그린다. 놀라운 점은 작가가 직접 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이다. 지어낸 이야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할 정도로 현실감이 넘친다. 카페 특유의 묘한 분위기는 괴담의 무대로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맛있는 커피는 밖에서 마신다"는 작가의 신조 또한 작품 곳곳에 투영되어 있다.

이야기는 레코드 프로듀서인 다몬이 친구 오노에의 초대로 교토의 한 카페를 방문하며 시작된다. 그곳에서 미즈시마를 만나 '커피 괴담' 모임을 제안받은 네 남자는, 여러 카페를 유람하며 각자가 겪은 기묘한 경험담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오래된 찻집의 고요한 공기 속으로 낯선 기운이 스며드는 에피소드들이 연작으로 이어지며, 일상과 초자연의 경계는 어느덧 모호해진다.



온다 리쿠 작가님의 작품은 올해 ‘스프링’에 이어 두 번째 읽는다. 특유의 세밀한 분위기 묘사는 커피 향기처럼 은은하게 다가온다. 이야기들이 실화에 기반한 덕분에 현실적인 공포가 생생하게 다가오며, 책을 읽는 내내 주변의 익숙한 카페 공간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긴장감이 지속된다. 특히 중년 남성들의 우정과 추억이 곁들여져, 단순한 호러를 넘어선 따뜻한 여운까지 전한다. 데뷔 30년의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 작품을, 온다 리쿠의 세계에 가볍게 발을 들이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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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루민
오카베 에쓰 지음, 최현영 옮김 / 리드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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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리드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오카베 에쓰 저자(최현영 옮김)의 <내가 아는 루민>



이 작품은 열여섯 명의 증언과 루민의 에세이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 인물의 본질을 파헤치는 창의적인 미스터리 소설이다. 인터뷰와 에세이가 번갈아 전개되며, 한 사람에 대한 시각의 다양성을 매혹적으로 드러낸다.


인기 에세이스트이자 매력적인 여성 나카이 루민을 둘러싸고, 동창·동료·가족 등 16명이 각자의 루민을 이야기한다. 독자는 엇갈린 증언 속 진실과 왜곡을 분별하며, 마지막 루민의 에세이로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오카베 에쓰는 1964년 오사카 출신으로, 2008년 단편 <메마른 뼈의 사랑>으로 유·괴담문학상 단편 부문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에로스와 괴담, 오컬트와 미스터리를 버무려 독특한 세계를 펼치며,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남자를 사랑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거짓말을 사랑하는 여자>의 소설판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처럼 진실과 욕망의 어두움을 깊이 탐구한 작가다.


소설 속 ‘나’는 숨겨진 과거를 안고 루민 주변 인물들을 만나 인터뷰한다. 누군가에게는 온화한 베스트셀러 작가, 다른 이에게는 교활한 나르시시스트로 비치는 루민의 이중성이 부각된다. 증언을 좇다 루민의 에세이를 마주하며 모든 이야기를 새롭게 읽는다.


가장 강렬했던 건 ‘한 사람을 완벽히 파악하기’가 얼마나 불완전한 일이고, 결국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치밀하게 그려낸 점이다. 루민에 대해 “착한 사람”과 “악마”라는 정반대 평가가 쏟아지며, 관계의 미묘함과 기억의 일그러짐이 선명하다. 읽으며 주변 이웃도 내 관점의 일부일 뿐이고, 나 역시 타인에게 낯선 면모로 비춰질 수 있다는 서늘한 깨달음이 배어든다.



인터뷰, 에세이 구조 진행 방식도 뛰어났다. 각 증언이 단서처럼 긴장감을 이어 심리 미스터리를 완성하며, 자극 없이도 차가운 여운을 간직한다. 루민 캐릭터는 특히 인상적이다. 화려한 작가의 겉모습 뒤 불편한 나르시시즘과 가스라이팅이 스며들어, 현대 사회의 심리 문제를 자연스레 환기한다.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완전히 다른 면을 가진 이”를 겪은 독자라면 여러 장면에서 가슴이 철렁거릴 터다.


결국 이 작품은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여지를 둔 태도가 빛난다. 루민의 진면모를 독자의 경험으로 메우게 해 책을 덮은 뒤에도 사람들을 되새기게 한다. 이력서나 한마디 평으로 타인을 재단하는 시대에 은근한 경고를 던지는 미스터리와 심리, 인간 관계 문제를 다룬 작품 애호가에게 강력 추천한다.

#도서협찬 #내가아는루민 #오카베에쓰 #리드비 #일본미스터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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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기념 전면 개정판)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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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크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정영욱 저자의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정영욱 작가님의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는 부크럼 출판사에서 2021년 출간된 힐링 에세이로, 200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50만 부 이상 판매됐다고 한다. 이번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기념 개정판도 나올 만큼 세대를 초월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책의 핵심 주문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가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정영욱 작가님께서는 1992년 충남 천안 출신으로, 대학 재학 중 독립출판물을 펴내고 80권 이상 편집하며 부크럼 출판사를 설립했다고 한다. 대학 재학 중 학과 공부하기도 바쁘셨을텐데 일도 병행하여 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2017년 에세이 ‘편지할게요’로 데뷔한 후 ‘나를 사랑하는 연습’,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등 히트작을 연이어 냈다. 젊은 에세이스트로서 감성적 응원으로 독자 100만 명을 끌어모았다.




책은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따뜻한 응원으로 구성되며, 슬럼프, 관계, 자기애 등 일상의 평범한 고민을 다룬다. “어제 주눅 들었다 해도 잘했고, 오늘 망쳤어도 잘하고 있고, 내일 걱정돼도 잘될 것이다”처럼 무조건적 수용을 강조한다. 마법의 주문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관계를 식물에 비유해 관심의 중요성을, 작은 실천의 힘을 역설하며 치유를 제안한다.


당신은 충분히 강한 사람이나, 당신의 마음 안의 걱정 벌레가 자꾸 당신의 온화를 갉아먹어 연약이라는 앙상함을 초래한다. 당장 행동으로 옮겨 상황을 바꿀 용기가 있지 않다면, 그 걱정 아주 잠시만이라도 멈추셔라.  p267




이 책은 지친 마음에 마법 같은 주문을 선사하며, 완벽함 강박에서 벗어나 미완의 자신을 안아주게 한다. 가장 큰 장점은 간결한 문장으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점인데,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 번 읽으면 오래 남는 위로를 준다. 정영욱 작가님께서 이렇게 따뜻하고 좋은 글을 많이 쓰셔서 부크럼 출판사에서도 그런 마음을 위로하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아 더 감사하다. 참고로 부크럼 출판사의 다양한 작가님들의 따뜻한 에세이도 정말 많이 읽어봤다. 특히 이 작품은 후회와 불안을 녹이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솟으며, 관계와 자기애 부분에서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통찰이 돋보인다. 힘든 시기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가 큰 힘이 됐고, 반복 독서를 통해 삶의 태도도 점점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어 뿌듯하다. 지인분들께 연말, 연초 선물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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