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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듯 가볍게 (풀빛 에디션) - 인생에서 여유를 찾는 당신에게 건네는 말
정우성 지음 / 북플레저 / 2023년 12월
평점 :

* 컬처블룸을 통해 북플레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정우성 저자의 <산책하듯 가볍게 - 인생에서 여유를 찾는 당신에게 건네는 말>

정우성 작가의 ‘산책하듯 가볍게’는 바쁜 일상 속에서, 마치 함께 산책하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처럼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이다. 기자이자 에디터로서 수년간 아프지 않으면 쉬지 못하는 치열한 삶을 살아온 작가는 자신의 불안과 번아웃, 관계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내며 독자에게 조금 더 가벼운 삶을 제안한다. 가볍게 읽히면서도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속에 오래 머물며 곱씹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
정우성 작가는 ‘GQ’, ‘에스콰이어’ 등 유명 매거진의 베테랑 에디터이자 라이프스타일 채널 ‘더 파크’의 기획자로 활동해왔다. 오랜 시간 마감에 쫓기며 고강도의 삶을 반복하던 그는, 스트레스 속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법을 체득했고 이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덕분에 이 책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현실을 버텨내는 이들에게 더욱 설득력 있는 울림을 전한다.
이 책은 “느리지만 당신의 속도로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불안, 관계, 일, 휴식에 관한 이야기를 다섯 개의 장으로 나누어 담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_ 산책하듯 가볍게
1장 - 느리지만 당신의 속도로 가고 있습니다
2장 - 살아 있는 한 여행은 끝나지 않고 우리는 또 누군가를 만나게 될 거예요
3장 - 꾸준함 속에 쌓이는 것, 언젠가 빛날 거라 믿는 것
4장 - 세상은 냉소주의자의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5장 - 우리의 불행은 휴식하지 않는 데서 발생합니다
인용 도서 목록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깊이 와닿은 점은 ‘가벼워지는 것’이 결코 ‘무책임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혹사하는 것을 성실함의 증거로 착각한다. 그리고 한때 나도 가벼워지는 것이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잘못 생각하여 죄책감을 느낄 때가 있었다. 작가는 “조급해하지 마세요, 당신은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라며 멈춤과 실패를 허용하는 다정한 문장을 건넨다. 이 대목에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맞지 않는 속도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달려왔는지를 조용히 자각하게 되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일과 관계, 그리고 휴식을 분리해 입체적으로 살펴본다는 것이다. 막연한 불안에 휘청이지 않도록 각 상황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원인을 짚어주고, 이를 덜어낼 수 있는 작은 실천법들을 차분히 제시한다. “우리의 불행은 휴식하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는 문장은 번아웃이 일상이 된 현대인들에게 뼈아픈 조언이자 따뜻한 위로로 다가온다.

또한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당신을 정의하세요”라는 문장은 특히 큰 울림을 주었다. 성취와 결과로만 자신을 증명해온 삶의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잊고, 좋은 것만 추구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이 부분 때문에 “무엇을 해서 인정받는가”보다 “무엇을 할 때 편안히 숨 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소한 취미나 작은 선택이라도 그것이 나를 숨 쉬게 한다면, 결코 가볍지 않은 소중한 가치라는 사실을 말이다.
자존감, 자존심, 자긍심, 자신감… 너무나 많은 기준에 둘러싸여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모든 기준을 높여 충족시키기 위해 오히려 더 전전긍긍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하나쯤 낮으면 어떤가요. 채우려고 애쓰지 않으면 또 어떤가요. 시간은 절대 우리를 배신하지 않고, 꾸준함 속에 쌓인 것들은 고스란히 내 안에 있습니다. 그러니 해보는 수밖에요. 스스로를 배신하지 않기 위해. 언젠가 빛날 것이라는 사실 하나만을 믿으면서. (p.114)

그동안 인생을 너무 무겁게, 불안과 걱정 가득한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이렇게 계속 살다가는 번 아웃이 올 것만 같았다. 그런 고민에 휩싸여 있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산책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속도가 아니라, 길 위에서 느끼는 공기와 햇볕을 즐기는 과정이다. 인생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내일은 조금 더 발걸음이 가볍겠다”, “내일은 조금 더 가볍게 숨 쉴 수 있겠다”와 같은 실질적인 안도감을 준다는 점이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이다. 내가 느리다고 생각하는 그 속도 자체가 이미 충분한 답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은 조용히 응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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