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건너는 교실
이요하라 신 지음, 이선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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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팩토리나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요하라 신 저자(이선희 옮김)의 <하늘을 건너는 교실>


이 작품은 도쿄 히가시신주쿠고등학교 야간반에 독특한 후지타케 선생님이 부임하여 다케토, 안젤라, 쇼조, 가스미와 함께 과학부를 만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학생들과 한 이과 교사의 만남, 그리고 그들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주요 인물 소개
야나기다 다케토 -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빚에 시달리며 일을 하는 불량 학생
고시카와 안젤라 - 필리핀 엄마와 무책임한 일본인 남설 사이에서 태어나 간신히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일본어도 제대로 못 읽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 하는 마흔 살 학생
나가미네 쇼조 - 어린 시절 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몸이 가루가 되도록 일만 해야 했던 76세의 학생
나토리 가스미 -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힘으로 성공한 강한 엄마 밑에서 우수한 언니와 비교 당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16살 학생
이외에도 초중학교 때 괴롭힘을 당해서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 밤에 술집에 다니는 여성, 돈을 벌기 위해 일본에서 힘들게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 등이 있다.


이들은 후지타케의 지도 아래 과학 연구 발표회에서 ‘화성 크레이터를 재현하는 실험’을 준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나이도, 학력도, 성장 과정도, 사연도 제각기 달라, 각자가 안고 있던 장애, 가정 문제, 인간관계 등 다양한 시련에 부딪혀 수업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존재와 과학이라는 목표를 통해 천천히, 조금씩 성장하고 변화한다.

후지타케의 말은 옳았다. 그곳에는 뭐든지 다 있다. 그럴 마음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내가 있을 곳은 조용한 학교 건물에 불이 켜지는 그 교실이다.
창문 밖으로 어두운 밤거리밖에 보이지 않는 그 교실이다.
그리고 우리 교실은 지금 우주를 건너간다. p347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점이 가장 놀라웠다.
“올해 연합대회 고등학생 세션에 아주 재미있는 연구가 있었네. 야간 고등학교 과학부애소 한 연구였지. 구성원도 제각기 달라서 더 재미있었네.”
작가님 교수님의 이 말씀을 계기로 작품을 구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소설을 읽으며 추억의 기초 과학 실험을 간접 경험할 수 있어 즐거웠다. 또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함에도 전부 개성이 강하고 매력적이라 생생하여 에피소드마다 재미와 감동이 배가 되었다. 인물들이 안고 있던 장애, 가정 문제, 인간관계 등 사연이 서서히 밝혀질 때에는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사연 없는 사람 없고, 아픔 없는 사람 없다.’고들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배움’에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들이라 가슴에 더 깊이 남는 것 같다. 그래도 이 다양한 인생의 고민을 품은 학생들이 후지타케의 지도 아래 과학을 통해 성장하는 교실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어 감동받았고,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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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
하라다 히카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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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예춘추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하라다 히카 저자(권남희 옮김)의 <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


이 작품은 평범한 동네 음식점 ‘자츠’를 중심으로,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일상과 치유, 통찰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낸 소설이다. 어느 날 남편의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로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진 사야카가, 남편이 자주 들렀다는 가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남편이 집을 나간 후 수입이 줄어버린 그녀는, 그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혹시라도 남편이 이혼하고 싶어 하는 진짜 이유가 그 음식점과 관련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목차
제1화 크로켓
제2화 돈카츠
제3화 가라아케
제4화 햄카츠
제5화 카레
제6화 주먹밥
에필로그


하지만 사야카는 그게 그렇게 문제가 될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가 집을 나가기 전까지는. p27

사야카는 인생 살면서 거의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이 크로켓 정식을 먹으면서 맥주를 마셔 보고 싶다고. p49

“사야카는 뭐든 정성스럽게 해서 고맙네.“
이 아이는 그만큼 믿을 만한 사람이다. p107

”어쩔 수 없어, 원래 그런 거니까. 다만 전에도 말했듯이 자네가 납득이 될 때까지 마음대로 하면 돼. 억지로 도장 찍을 것 없어.“ p129

그래서 다카즈는 사야카 남편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다. p169

“말하기 그렇지만, 얼굴에 죽음의 기색이 보였어.” p189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p242

나는 그 사람을 좋아했던 것이다.
무진장, 무진장 좋아했던 것이다. p266

“이러다 혼자 죽는 게 아닐까 하고.” p274

“고용당하기만 한 사람은 경영하는 사람 마음을 평생 몰라. p278

“……가게를 다시 열까 하고.“ p291

하지만, 희망은 버리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p295

그동안 하라다 히카 작가님의 소설을 인상 깊게 읽어 왔고, 특히 요리와 관련된 이야기의 소설을 감명 깊게 읽었다. 그래서 이번 신간도 기대되었다. 이 작품은 사야카의 남편이 이혼하고 싶어 하는 진짜 이유가 너무 궁금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렸다.(사카야 입장에서는 너무 답답할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이 소설의 중심은 요리로 맺어진 특별한 관계인 두 여성(사야카와 자츠 주인 조우)이다. 나이도, 자란 환경도, 사고방식도, 지금 처한 상황도 전혀 다른 두 여성이 처음 만나 어색함과 불편한 관계를 음식의 맛을 의논하며 풀어나가고,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또한 결말로 향해 갈수록 두 여성에게 벌어진 개인적인 위기를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고, 치유하며 순조롭게 해결해나가는 방식이 좋았다.
나도 앞으로 살면서 이런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나고 싶다. 그리고 이런 따뜻한 음식점이 실제로 있다면 당골이 되어 자주 찾아갈 것 같다.(그런 면에서 다카즈가 좀 부러웠다.) 결말이 마음에 들어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하고 싶지만 스포가 될까 봐 생략한다. 일본 정식 요리와 함께하는 따뜻한 힐링 소설 한편을 읽고 싶다면, 이 소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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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마지막 7일 서사원 일본 소설 4
마쓰사키 마호 지음, 이유라 옮김 / 서사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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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사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마쓰사키 마호 저자(이유라 옮김)의 <너와 나의 마지막 7일>


이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느낄 수 있듯이, 유한한 시간 속 이별의 아픔,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애틋하고 설레는 두 주인공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본가에 와있던 대학생 무쓰키는 어느 날 죽은 고키의 이름으로 택배를 받게 된다. 그 안에는 별사탕이 담긴 유리병과 고키의 짧은 손 편지가 함께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하루에 하나씩 먹어. 그리고 다 먹고 나면 약속 장소로 와줬으면 좋겠어. p14

이에 무쓰키는 고키와 끝맺지 못한 감정, 전하지 못한 말들 등으로 인해 다시금 마음이 뒤흔들리고, 혼란에 빠진다. 그날 밤, 무쓰키는 어쩌면 마지막으로 고키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편지에 적힌 대로 별사탕 하나를 입에 넣는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현재의 기억을 지닌 채 과거로 돌아가는 신비한 시간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항상 날 소중히 여겨줘서 고마워. 고키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지금 이렇게 고키를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너무너무 기뻐…….” p24

“무쓰키는 노력하는 사람이니까. 하늘이 지켜봐줄 거야.” p44

내가 부모님을, 그리고 나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았던 탓이다. p109

이 별사탕을 입에 넣으면 어느새 과거의 세계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일이 일어난다. p113

“……타임 리프라는 거지.“ p172

“고키의 꿈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마음이 이어져 있으면 괜찮을 거야. 고키가 가고 싶은 고등학교에 가. 나도 응원할 테니까.“ p187

……고키가 죽었다는 사실도 없던 일이 될까. p192

“성인식을 맞이하기 전에 고키는 죽고 말 거야.” p219

“……좋아해, 고키.“ p235

부디, 이 현재를 바꿀 수 있는 단서가 고키의 방에 있기를. p243

“도서관이라는 거 진짜 좋지 않아? 공부와 숨 고르기를 한 번에 할 수 있잖아.” p264


이 소설은 청춘, 로맨스 소설에 머물지 않고, 죽은 첫사랑과의 한정된 시간 속 만남을 통해 사랑과 우정, 인간관계 등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탐구할 수 있는 성장, 판타지적 요소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작가님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따뜻한 문체로 그동안 전하지 못한 진심과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 하지 못한 고백과 이별의 순간을 섬세하게 그려내었다. 특히 7일이라는 제한된 시간 설정이 이야기의 긴장감과 속도감을 높인다. 주인공 무쓰키와 고키의 절제된 감정 표현과 서로에 대한 배려는 독자들에게 더 큰 울림을 주며, 매 순간마다 소중함을 부각시키고, 그들이 점차 성장해 나아감을 느끼게 해준다.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화해 등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보편적 경험을 다루고 있다. 더불어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듯해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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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황금시대의 살인 - 눈의 저택과 여섯 개의 트릭
가모사키 단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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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리드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가모사키 단로 저자(김혜진 옮김)의 <밀실 황금 시대의 살인>



이 작품은 삼 년 전 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의 현장이 완벽한 밀실이라 ‘밀실 트릭을 해명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무죄 판결로 결론난 이후, 일본 전역에 밀실 살인이 범람하는 참신한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어느 날, 밀실 트릭의 성지가 된 ‘설백관’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곳에 주인공 고등학생 가스미와 소꿉친구 요즈키가 머물고 있다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지배인과 메이드를 포함하여 총 12명, 원래 14명이어야 맞는데 2명의 손님은 오다가 버스 사고로 죽었다. 구즈시로 가스미와 미쓰무라 시쓰리가 주축이 되어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데, 조사하던 중 삼 년 전 세상을 바꾼 그 밀실 트릭이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사건은 ‘설백관 밀실사건’의 재현입니다.” p99

“육지의 외딴 섬.“

요즈키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리하여 설백관은 외부 세계와 격리되었다. p114

“이 사건은 해결했어.” p266

“너, 정말로 사람을 죽였어?“ p320

“네. 이 저택 안에서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분이니까요.” p325

“이 사건의 트릭은 내가 삼 년 전 썼던 밀실살인 트릭과 똑같아.” p362

“밀실의 수수께끼는 빙해했어.“ p382


“그러니까 추리 작가는 입이 찢어져도 ‘새로운 밀실 트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리를 하면 란 돼. 왜냐하면 그건 자기 자신의 직업을 부정하는 일이니까. 거짓말이라도 좋으니까 허세를 부려야 해. 그러면 언젠가 그 거짓말에서 진실이 흘러나오는 날이 올지도 몰라.” p385

“지금부터 밀실의 수수께끼를 풀겠습니다.“ p388

그래도 상대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밀실을 사랑한다는 것만은 알아보았다. p428

이 작품이 가모사키 단로 작가님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도쿄이과대학 이공학부를 졸업한 뒤 시스템 개발 회사에 근무하던 중, 동료의 권유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미스터리로 시작해 라이트노벨, 판타지, SF 등 다양한 분야를 집필해 본 끝에 가장 좋아하는 미스터리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등장인물 소개가 있고, 방 구조, 밀실 상황, 증거물의 위치 등을 간결한 문장으로 상세히 설명하며, 트릭에 관한 그림도 실려 있어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사건에 얽힌 트럼프 카드, 십계 등도 극의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밀실 트릭’에 관한 소설책 한편을 읽고 싶다면, 이 작품을 강력히 추천한다. 그만큼 여섯 개의 트릭이 매번 새롭고, 기발하고 놀랍다. 또한 마지막 트릭이 가장 참신하고, 인상적이니 방대한 분량이어도 꼭 끝까지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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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세, 여기를 봐
나카타 에이이치 지음, 박정아 옮김 / 모모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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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나카타 에이이치 저자(박정아 옮김)의 <모모세, 여기를 봐>


이 작품은 총 네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리석고 풋풋한 청춘들의 대책 없는 러브스토리를 그린 소설이다.

목차
모모세, 여기를 봐
해변에서
양배추밭, 그 목소리
고우메가 지나간다

1) 표제작 ‘모모세, 여기를 봐’의 주인공 아이하라는 반에서 조용하고 인기 없는 존재다. 어느 날 생명의 은인인 교내 인기남 미야자키 선배가 바람을 피우고 있는 상대 모모세와 위장연애를 해달라고 부탁하는데..
(2014년에 우리나라에서 영화로도 개봉했었다.)


”그냥 민달팽이 같은 구석이 좋다고 했어.“ p45
“애초에 그런 애 모르는 게 나을 뻔했어. 그냥 남남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p63
“모모세, 여기를 봐.” p80

2) ‘해변에서’는 바다에서 일어난 사고로 5년이나 의식이 없던 히메코와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고타로의 이야기다. 고타로는 깨어난 히메코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히메코는 그의 감정이 죄책감일 것이라고 여기는데..

“고타로한테는 참 고맙지.“ p105
“늘 사과하고 싶었어.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p112
“너 때문에 내가 물에 빠져서 혼수상태가 됐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이젠 괜찮아. 5년이나 우리 집에 드나들었잖아. 사과는 충분히 하고도 남았어. 다들 그렇게 생각할 거야. 그러니 너도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야지. p124

3) ‘양배추밭, 그 목소리’는 주인공 고바야시가 한 복면 작가의 정체가 자신이 짝사랑하는 국어 교사일 거라고 추측하게 되고, 그 일을 빌미로 선생님과 가까워지게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고바야시는 이내 선생님과 친해지고 싶어 하는 자신에게 한심함을 느끼게 되고 말 못 할 마음의 열병을 앓게 되는데..

“역시, 선생님이신가요? 그 책…….” p163
나는 눈을 감고 양배추 밭을 떠올렸다. p176
“내일 시간 좀 내주실 수 있나요? 드릴 게 있어요.” p193

4) ‘고우메가 지나간다’는 주인공 유즈키가 외모에 트라우마가 있어 안경과 화장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다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다. 우연히 같은 반 남자애 야마모토 간타에게 맨얼굴을 들키지만, 친 동생이라고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

“널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 너한테 접근하는 사람은 네 얼굴이 좋은 거지, 너라는 사람한테는 요만큼도 관심이 없다니까.“ p236
화장으로 맨얼굴을 가린 뒤로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배웠다. 타인을 믿지 마라. 늘 의심하라. p248
하지만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내가 어떤 얼굴이든 떠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뿐인데 왠지 사람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p270

이 소설의 묘미는 총 네 편의 주인공들이 모두 처음 겪는 낯선 감정에 서툰 모습을 보이고, 이리저리 흔들리는데, 그렇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마주하고, 자신만의 방향을 찾아 나아가며 성장함에 있다. 사랑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성장하게 되었지만, 때로는 힘들게, 아프게 물러서야 했던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또한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던 인물들이 자기 비하를 떨쳐내고,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청춘, 로맨스를 넘어 청소년들의 성장통을 응시하는 소설로서의 매력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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