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의 고뇌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5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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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시리즈 5, 갈릴레오의 고뇌.


탐정 갈릴레오, 예지몽처럼 단편을 묶어놓은 작품이다.
‘떨어지다, 조준하다, 잠그다, 가리키다, 교란하다‘
5개의 이야기가 들었으며, 그 중 ‘조준하다, 잠그다, 교란하다‘ 이 세 이야기는 유가와가 경시청의 SOS로 사건을 돕는게 아니라 그 사건과 연관이 되어있다. (‘잠그다‘는 빠질 수도)
갈릴레오 시리즈답게 먼 거리에서 피해자를 찌르고 불을 지르는 법, 다우징, 홀로그램을 이용한 밀실 트릭 등 과학적 증명을 요하는 작품들이 실려 있다.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다 흡인력있고 재미있었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파트, 교란하다에서는 ‘악마의 손‘이 유가와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그를 사건 속으로 끌어 당기는데 읽다보니 일본 드라마 갈릴레오가 생각이 났다.
물론 그 드라마 자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갈릴레오 시리즈를 원작으로 각색된 드라마이니 당연한 얘기지만, 사실 다른 갈릴레오 시리즈들을 읽으면서는 드라마 내용이 떠오르질 않았는데 ‘악마의 손‘만큼은 드라마 내용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머리 속 떠오른 시청각 자료 덕에 더 생생하고 재미있게 마지막 파트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탐정 갈릴레오, 예지몽, 갈릴레오의 고뇌 이렇게 세 작품을 굉장히 재미있게 빨리 읽었지만 다 별 4개인 이유는 사실 난 단편집을 별로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지금 읽고 있는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도 40개의 짧은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아무튼, 갈릴레오 시리즈를 다 읽었으니(사실 탐정 갈릴레오와 용의자 x의 헌신, 한여름의 방정식은 몇 년 전에 읽은 터라 굵직굵직한 스토리와 결말만 기억난다.) 조만간엔 가가형사 시리즈를 다시 정독해야겠다.
역시 믿고 읽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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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 구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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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도, 범행 동기도 완벽하다.
근데 알리바이는 더할 나위없이 완벽하다!


피해자는 마시바 요시다카, 가해자는 미타 아야네.
결혼 한 지 1년이 된 마시바 부부는 이혼을 얘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요시다카가 결혼 전 제안한 ‘1년 안에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헤어지기로 한‘ 약속 때문.
그 약속을 이행하려는 요시다카를 죽이기로 결심한 아야네.
이야기의 시작부터 범인도, 범행 동기도 알려준다.
그러나 이 살인사건의 뿌리는 생각보다 깊다.
쉽게 풀릴 것 같던 수수께끼는 너무도 완벽한 알리바이 앞에서 갈피를 못 잡는데다가 아야네에 호감을 느끼는 구사나기와 그녀를 범인으로 굳게 믿는 우쓰미의 대립이 심해진다.
결국 우쓰미 가오루는 유가와 마나부에게 찾아간다.
우리의 갈릴레오도 가설을 몇번이나 뒤집어야 할 만큼 완벽 범죄였던 이번 사건.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쉼 없이 내달리는 작품.


시작부터 추리 소설의 패를 다 까보여 줬다.
범인, 범행 동기, 범행에 사용한 독극물, 치정에 얽힌 내연녀(뻔하디 뻔한 제자와 남편의 뒤통수 불륜).
‘이 정도면 알리바이도 금방 무너지겠는걸?‘ 하고 가볍게 생각했다.
명탐정 갈릴레오나 예지몽에 실렸던 단편작들로 엮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웬걸, 아야네의 알리바이는 너무 견고했고 거기다 구사나기 형사가 아야네에게 빠져버렸다.
형사가, 그것도 경시청 수사 1과 형사가 용의자에게! 피해자의 부인인 유족에게! 호감을 느끼다니.
아야네가 범인일거라 확신하는 우쓰미와 대립각을 세우며 아야네를 변호하기까지 한다.
결국 우쓰미 가오루는 유가와를 찾아가 ‘홋카이도에 있는 용의자가 도쿄에 있는 피해자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 도움을 청하는데, 유가와가 등장하는 부분부터 본격적으로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불륜을 저지르고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에 화가 나 독극물로 살인을 저지르는 아내.
이렇게 간단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이 사건은 뿌리가 깊었고, 덕분에 천하의 유가와도 가설을 몇번씩이나 뒤집게 만들었다.
결국 알아 낸 트릭은 유가와의 말처럼(진실을 알게 된대도 자네들이 지는거라던) 현실적으로 정말 불가능 할 것 같은 범행 수법이었다.
물증이 없어 완벽 범죄로 끝날 줄 알았던 아야네의 범행은 그녀를 마음에 품었던 구사나기가 지니고 있던 그녀의 물건으로 뒤집어진다.
다잉 아이처럼 목차도 없이 바로 시작해서 끝나는 페이지까지 팽팽한데 히가시노는 이렇게 쉴 틈없이 몰아칠때가 정말 재미있다..!
갈릴레오 시리즈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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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랄프 로렌
손보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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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954년에 조셉 프랭클을 만나는 랄프 로렌‘이 존재하는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1954년, 그 해는 마릴린 먼로가 한국을 첫 방문한 해이고,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가 세워진 해이며, 헤밍웨이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해이다.
그러나 주인공 ‘종수‘에게 1954년은 티모시 스펜서와 조셉 프랭클이 처음 만난 해이다.
미국에서 대학원생활을 하고 있던 종수는 그의 지도 교수인 미츠오 기쿠 박사에게 하루 아침에 잘리고(잘렸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만다.
종수는 본인의 지도 교수에게 떠밀려 퇴학과 같은 휴학을 한 후 그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고 혼자 술로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러다 우연히 잠긴 서랍 속에서 옛 친구 ‘수영‘의 청첩장을 발견하게 되고, 수영과의 기억을 더듬는다.
‘랄프 로렌‘
바로 그 폴로 랄프 로렌 브랜드의 창시자, 랄프 로렌이 그와 그녀의 연결고리다.
그렇게 맞닥뜨리게 된 ‘랄프 로렌‘을 마치 탈출구라도 발견한냥 종수는 그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


표지가 너무 예뻤고,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이끌리듯 책을 펼쳤고 맞닥뜨린 건 ‘난해함‘이었다.
분명 한국 문학 작품인데 영미소설을 번역한 듯한 문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붙어있는 부연설명, 시나리오가 아닐까 의심케 하는 숱한 괄호 안의 상황 설명.
한국 문학을 읽을 땐 간결한 문체를 선호하는 나로서는 문장이 너무 ‘쓸데없이‘ 길었으며, 틀린 문장부호도 거슬렸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덮어버리고 다른 책을 읽었을텐데, 왠지 지금 다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꾸역꾸역 읽어 나갔다.
주인공 종수가 레이첼 잭슨 여사와 섀넌 헤이스를 만나기 전까지는 책 읽는 속도가 더뎠다.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왜 이렇게 랄프 로렌에 집착하는지, 도대체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조금도 안되는거다.
근데 딱 중반부, 잭슨 여사와 섀넌을 만난 후 부터는 장황한 문체도 익숙했고 잘 어우러진다 싶더니 책 읽는데 속도도 붙기 시작했다.
초반에 여기 저기 펼쳐져 있던게 후반부로 갈수록 제 자리를 찾아가고 살이 붙기 시작하니 너무 재미있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땐 이게 뭐라고, 별로 드라마틱한 내용 같지도 않은데 따뜻하고 슬펐다.
아마 나도 시간이 더 흘러 종수가 수영의 청첩장을 발견하듯 또 다시 한번 이 책을 ‘발견‘할 것 같다.
(초반엔 그렇게 거슬리고 낯설던 문체가 지금은 내가 쓰고 있는 지경이라니 나도 모르는 새 빨려들어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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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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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한국, 82년생 김지영씨로 보여주다.


김지영씨는 1982년생으로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30대 여성이다.
2남 1녀의 둘째로,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하고 평범한 대학을 나와 평범한 직장을 다녔고, 평범한 정대현씨를 만나 정지원양을 낳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런 30대 여성이다.
김지영씨는 어느 날 부터 그녀가 아닌 다른 여성인 듯 말을 하기 시작한다.
김지영씨의 엄마도 되었다가, 대학교 동아리 선배도 되었다가.
그런 그녀를 남편인 정대현씨가 당신이 많이 힘들어보여서 병원 상담을 예약했다고, 그런 그녀는 요즘 우울했는데 고맙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의 내용도 별로 특별할게 없다.
더할 나위 없이 담담한 문체로 시작해 담담하게 끝맺는다.


사실, 나는 요근래 급 부상한 ‘여성혐오‘라는 단어를 혐오한다.
‘혐오‘라는 듣기도 싫고 입에 담기도 싫은 말로 성별을 나누고, 물어뜯기 바쁜 요즘 세상이 너무 싫다.
‘김치녀‘ ‘된장녀‘ 등 말같지도 않은 단어를 쓰는 일부 남성들에게 ‘한남‘이라는 또 말같지도 않은 단어로 공격 하는 일부 여성들.
내겐 양쪽 다 특정 인터넷 사이트에서 익명이라는 벽 뒤에 숨어 키보드만 두드려대는 악플러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또 요즘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잘못 들어온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페미니즘은 이렇게 공격적인게 아닌데,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스트들은 이렇게 이중잣대를 가지지 않았는데.
각종 인터넷 사이트나 SNS에 올라오는 ‘페미니스트‘인 척 하는 프로불편러들을 보자니 짜증이 났다.
물론 게중에 옳은 비판도 많고, 정말 개선해야 할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도 많았다.
하지만 논리 적인 척, 깨어있는 척 하며 죄다 모순되는 말 투성이인 글에, 그런 자기 말에 반박이라도 할라치면 ‘너 같은 여자가 있으니 우리나라 여권이 이정도라며‘ 본인이 혐오한다는 꼰대와 다를 바 없는 반응.
진절머리 날 정도였는데, 이 책은 다르다.
그 흔한 ‘혐오‘ 없이 대한민국 여성들이 당하는 불합리, 부조리를 집어내준다.
지극히 평범한 82년생 김지영씨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 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슬픈 장면이라고는 딱히 없는데 슬프다, 지독하게도 슬퍼 눈물이 난다.
마지막까지 이 책은 소설책이 가지고 있는 그 흔한 카타르시스 한번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은 수작이다, 정말 엄청난 수작이다.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책.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이 세상의 오미숙씨, 김은영씨, 김지영씨, 정지원양이 꼭 읽었으면, 조그마한 위로라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아가 이름 한 번 나오지 않았던 김지영씨의 아버지, 남동생, 그리고 정대현씨도 꼭, 꼭 읽었으면.
그리고 그들의 마음에 작은 울림이라도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마 올해 친구들에게 생일 선물과 함께 꼭 챙겨주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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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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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 트릭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


결혼을 앞두고 교통사고로 사망한 모리사키 도모미.
그녀가 떠난 후 모리사키 부부의 초청으로 모리사키가의 별장에 지인들이 모인다.
그렇게 함께 휴가를 즐기려던 찰나, 갑자기 들이닥친 두명의 괴한.
은행 강도범들이 미리 알아두었던 모리사키의 별장을 은신처로 삼았던 것.
그렇게 강도들의 인질이 되어 감금 생활이 시작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의 죽음에 모두들 패닉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책이 한국에 첫 출간 됐을 때 서점에서 잠깐만 읽어보자 했던게, 결국엔 서점에 자리를 잡고 한 권을 다 읽었더랬다.
그 때 읽으면서 온 몸에 소름이 끼치고 작가의 트릭에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몇년 후, 선물로 받게 되었는데 결말이 기억 안 나 다시 책을 펼쳤는데, 3막에 접어들어 ‘아, 이거!‘ 하고 기억이 나버렸다.
그래도 펼친 김에 다 읽어 버려야겠다는 생각에 계속 읽어내려갔는데 웬걸, 읽으면 읽을 수록 너무 재밌다!
범인을, 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어서인지 편하게 읽을 수 있었는데 그 덕에 히가시노의 문체에 더 빠져들 수 있었다.
사실 히가시노 덕후라 그의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 이 기회에 한 번씩 더 읽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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