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해서 거리를 두고 싶은 나머지 연결이 완전히 끊길 수 있는, 도무지 접점이라곤 하나 없는 세계가 절실했다.여기서 잘 안 돼도 다른 데가 또 있다고 말해줄 수 있는 그런 곳.이 스위치는 고장인 것 같고, 저 스위치는 시원찮고, 그 스위치는 누를까 말까 고민하며 여러 해를 보내던 어느 날, 모처럼 눈 앞에 못 보던 스위치가 보이길래 눌러봤더니.불이 켜진 그 곳엔 드럼이 있었다.손정승 작가에게는 드럼이 있었던 그 곳이, 내게는 어떤 것이 있는 곳일까?무궁무진한 미지의 공간에 대해 설레기도 하고, 지레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나는 ‘말’은 생명이 있다고 믿고 있다. 사람에게서 입 밖에 나오는 순간, 말 안에는 그 사람의 감정과 가치관, 인생의 부분들이 버무려져 하나의 생명으로 탄생한다.그러니 나를 잘 알아갈수록 삶은 단정해지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어쩌면 누군가에겐 뻔하디뻔한 위로의 말일 수도, 지겹게 들은 조언일 수 있겠지만, 뾰족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둥글어질 수 있다면, 그것만이라도 가장 큰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서로의 유효기간이 삼각김밥처럼 짧을 수도 아니면 통조림처럼 길 수도 있겠지만 그 기간 안에서 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유효기간이 끝난 후에도 질척거리며 촌스러워지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어쩌면 당신의 눈길 한 번, 마음 한 번이 누군가의 삶에 구원이 될지도 모르겠다.나는 수많은 은재와 우영이의 삶에 아직 오지 않은 행운들이 가득 남아 있으리라 믿는다.자신의 삶을 꼭 부여잡고 놓지 않은 많은 이들의 삶 역시 그럴 것이다.행운은 그들에게 꼭 필요한 순간, 삶을 바꿔 줄 더 확실한 순간에 그들 곁에 있어 줄 거다. 그때가 되면 고개를 들어 곁에 있는 행운과 눈을 마주치기를, 그리고 마음껏 웃기를 바란다.-작가의 말 中이꽃님 작가가 그려내는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가 좋다.”네가 애냐?“는 구박을 듣고 ”너는 아직 안 돼.“라는 저지를 받는 애매한, 하지만 여전히 보호받아야 할 어린 아이들의 세상을 그려내는 방식이 서늘하리만치 현실적이다.그럼에도 그 기저에 깔린 다정함, 따뜻함에 용기를 얻고 응원을 보내게 된다.
빙굴빙굴 빨래방을 읽고 다음 책을 찾다,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라는 제목에 끌려 읽게된 책.건네는 온도는 다르지만, 결국 여기도 사람사는 따뜻한 이야기.“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 앞으로도 고민은 계속 되겠죠. 그래도 지금은 여기서 이 일을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