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해서 거리를 두고 싶은 나머지 연결이 완전히 끊길 수 있는, 도무지 접점이라곤 하나 없는 세계가 절실했다.여기서 잘 안 돼도 다른 데가 또 있다고 말해줄 수 있는 그런 곳.이 스위치는 고장인 것 같고, 저 스위치는 시원찮고, 그 스위치는 누를까 말까 고민하며 여러 해를 보내던 어느 날, 모처럼 눈 앞에 못 보던 스위치가 보이길래 눌러봤더니.불이 켜진 그 곳엔 드럼이 있었다.손정승 작가에게는 드럼이 있었던 그 곳이, 내게는 어떤 것이 있는 곳일까?무궁무진한 미지의 공간에 대해 설레기도 하고, 지레 걱정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