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얕은 물 위를 흘러 다니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다 다시 거대한 파도가 연달아 밀어닥치면 감당 못 할 곳까지 떠밀려 날테니까. 녹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나도 다시 품을 수 있을까. 궁금증을 안고 잠든 반희는 이튿날 아침에 일어니 작은언니를 배웅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도 끈질기게 생각했다. 변하지 않는 마음. 녹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다시금 품을 수 있을 만한 일에 관해서.“
살해된 남성의 바뀌어버린 쇼핑백을 찾아 다니는 사립 탐정 이야기, ‘범인 맞히기‘ 로 대학 입시 시험을 치르게 된 코로나 시대, 말 그대로 마트료시카같은 연출을 보여준 마트료시카의 밤, 대학 레슬링 동아리 연합 멤버의 죽음과 그 범인을 밝히는 본격 미스터리까지.이번 단편집도 재미있게 잘 읽었다.특히 ‘2021년도 입시‘라는 제목의 추리소설 파트의 짜임이 너무 독특해서 제일 흥미로웠음!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됐는데 본격 미스터리 단편집이다.투명인간은 밀실에 숨는다, 6명의 열광하는 일본인, 도청당한 살인, 13호 선실에서의 탈출까지 총 네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고 개인적으로 도청당한 살인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다른 단편집이나 장편 시리즈도 기대가 되는 작가님!
빅스드의 회계사 돈이 실종되고, 돈과 친구 미아가 주고받은 메일들의 내용으로 직장 동료 내털리가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다.가독성이 좋아 분량이 꽤 되는데도 금방 읽을 수 있었다.정말 미국스러운 트릭과 진행이었다.전작 네버라이에서 나왔듯 비밀을 공유하는 두 사람의 결말에는 한쪽의 죽음이 예견되어 있는데 부디 이 두 또라이는 휴전을 잘 지키며 살아가기를.
과거 헤일 박사의 이야기와 현재 트리샤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진행되는 덕분에 읽히는 속도가 빠르다. ‘겨우 그런 영상이 좀 찍힌 것 가지고 더 큰 범죄를 저지르는 게 맞나?’ 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지만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판단 능력이 떨어지니까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읽었다.EJ의 선을 넘는 행동, 그리고 최후의 수단을 생각하면 ‘아니 그러니까 처음부터...’ 를 계속 생각하게 되지만 작중에서 꼭 필요한 관계와 설정이었으니 흐린 눈을 해본다.읽는 내내 ‘어 이 사람 혹시! 설마!’ 하던 것들은 보기 좋게 빗나갔지만 모든 등장인물과 헤일 박사와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헉 소리가 절로 났다.오랜만에 읽은 재미있는 추리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