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우연히, 어쩌다, 벌어지고야 만, 그런 죽음인 줄 알았는데 사요코의 죽음에는 꽤나 오래 된, 깊은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빈틈없이 잘 짜여진 이야기.한 사람의 생명을 앗은 자를 똑같이 죽음으로 단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제각기 다른 이야기에는 그에 걸맞는 다른 결말이 필요한걸까?사회파 미스터리의 대가다운 이야기.
남편인 헤이스케의 삶, 아버지인 헤이스케의 삶.어머니인 나오코의 삶, 모나미가 되어버린 나오코의 삶.사랑에서 기반 된 모든 일들.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듯 팽팽한 긴장감이 이제 풀렸구나 안도할 쯤 헤이스케의 눈물과 함께 터지는 감정.정말, 잘 만든 작품.
22년 전 작품이니만큼 시대착오적인 설정들이 몇 군데 있지만 대충 그러려니 하고 읽다보면 어느샌가 푹 빠져 책을 놓지를 못한다.한국형 로맨스의 정수가 아닐까.누군가에게 향기로 기억되는 사랑을,누군가의 평생에 남을 사랑을 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