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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갤러리 ㅣ 한 장으로 보는 지식 계보도 2
김영범 지음 / 풀로엮은집(숨비소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의 정신사가 신화에서 이성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비로소 철학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신화는 비합리적으로 보여지지만 철학은 그에 비해 더 합리적이고 사실적으로 다가오는데 그렇다고 냉철한 이성과 합리적인 사고방식만으로 철학이 완성된다고 단정지어 말할수는 없는 것이 철학을 이야기할 때 신화적 사유와 철학적 사유가 명확히 구분되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은 철학을 가깝고도 쉽게 느낄 수 없었던 게 아닐까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얽히고 설켜있던 철학의 역사와 철학자들의 계보를 한 눈에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계보도를 만들어 그 방대한 역사와 철학자들을 정리했다는 내용으로 처음부터 나를 무척이나 궁금하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고대철학사부터 중세, 근대를 거쳐 현대철학사에 이르기까지 단순히 연대순으로 정리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논쟁속에서 사상이 같았던 인물들과 철학자들이 각각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았고, 적대관계를 가져왔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정리되어져 있다. 또, 본문을 읽다보면 중요한 철학자들의 연관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표시를 다르게 해서 연관지어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해당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준 다른 철학자들을 이름 옆에 꼭 같이 등장시키고 있어서 이 책은 꼭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고 보여진다. 실제로 나도 책을 읽어보며 계보도를 옆에 펼쳐놓고 쉽게 찾아보며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최초의 철학은 오늘날 터키 지역에 해당하는 밀레투스에서 시작되었는데 밀레투스 학파는 두 가지 특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자연을 발견한 것이고, 또 하나는 신화적인 것보다는 이성을 통해 비판하고 논쟁했다는 점이다. 그리스 철학을 공부할 때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개념이 바로 아르케인데, 아르케란 말의 뜻은 원인이나 근원, 원리 등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초의 철학자는 만물의 아르케는 물이다라고 이야기한 탈레스이며, 탈레스는 아리스토텔레스와 아낙시만드로스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이기도 하다.
인류 사상의 여명을 열었다고 볼 수 있는 고대 철학에서는 현인으로 불리웠던 최초의 인물 탈레스를 시작으로 피타고라스, 프로타고라스, 소크라테스, 그리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플로티노스를 끝으로 고대 철학이 각각의 철학자들에게 그들의 사상이 어떻게 수용되고, 받아들여졌으며 또 다른 시각으로 해석되었는지 연결되어진 그들의 관계와 철학의 역사를 읽어가는 재미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그리스의 사상과 문화를 주도해왔던 철학이 그리스도교를 만나면서 인간의 자유의지와 악의 문제등 새로운 주제들과 직면하게 되는데 중세 철학의 근간이 되는 그리스도교를 바탕으로 이 책에서는 교부철학의 시대, 스콜라 철학의 시대를 모두 아우르는 2세기에서 15세기까지의 시기를 중세 철학이라 설명하고 있다. 물론 중세 철학의 역사에서도 그리스도교와는 색다른 신플라톤 철학과 이슬람 철학, 유대 철학등이 있었지만 근대 유럽 철학의 토대를 마련한 것은 그리스도교 철학이기 때문에 중세 철학의 골간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중세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아우구스티누스를 시작으로 신앙과 이성을 결합시켜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던 보에티우스와 안셀무스, 스콜라 철학을 완성시켰던 토마스 아퀴나스에 이르는 중세시대를 거쳐 데카르트와 스피노자, 칸트와 쇼펜하우어, 마르크스가 대표적인 근대 철학에서는 르네상스 시기의 종교개혁과 새로운 세계관이 등장하며 이성의 시대로 도약하는 역사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현대 철학에서는 존재의 철학에서 생성의 철학으로 새롭게 도래하고 본격적으로 상사의 시대에 이르게 된다. 본질주의의 다원화, 실재의 다원화된 모습을 정의하며 니체와 하이데거, 베르그송, 비트겐슈타인, 들뢰즈에 이르기까지 상사시대의 대표적 인물들과 그들의 철학을 배워볼 수 있었다.
시대별로 중요한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 그리고 철학자들의 연관관계를 읽어가다보면 그동안 철학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도 복잡한 관계와 사상들의 등장으로 더 깊이 파고들고 싶었지만 진전없이 멈춰버렸던 나에게 멀게만 느껴졌던 철학의 역사와 철학자들에 대해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또, 고상하고 어려운 학문으로 느껴지기만 했던 철학에 대해서 철학 갤러리는 어려운 용어와 사상들을 쉽게 풀어 설명해주었던 책이었고, 기나긴 철학의 흐름을 한 눈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엮어낸 책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