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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역사 앞에서 ㅣ 인물로 읽는 한국사 (김영사) 10
이이화 지음 / 김영사 / 2009년 2월
평점 :
역사책을 좋아해서 찾아 읽다보면 다른 분야보다 역사에 관한 책들은 죽을 때까지 읽어도 다 읽지 못할 것같다는 생각에 가끔씩 사로잡히기도 한다. 우리가 역사라 단정짓는 그 시대와 영웅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도 하고, 과연 누구를 위한 영웅인가란 사실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시대 상황에 따라 객관적인 평가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볼 때 역사란 죽을때까지 공부해도 다 할 수없는 분야란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기도 한다.
이이화님의 인물로 읽는 한국사 시리즈 10권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근대와 현대에 활동한 열 명의 정치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한국의 근대와 현대의 주역이거나 또는, 그에 맞선 인물로 평가되는 사람들이다. 치열한 대립으로 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한국의 현대사 이야기를 인물로 만날 수 있다는 설레임과 해방 직후에서부터 남북분단과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그리고 남북정권의 극단적인 대립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시간과 인물을 다루고 있다는 내용만으로도 이미 책이 출간되면서부터 이 책이 기다려진 이유가 되었다.
책에 실린 인물들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개인우상과 민주화 운동등 끊이지 않았던 갈등으로 어두웠던 과거사의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이다. 저자는 각각의 인물의 성향에 따라 네 부류로 나누고 있는데 친미주의자이며, 반공주의자였던 이승만과 신익희, 장면과 조병옥과 극단적인 공산주의자였고, 반미주의자였던 김일성과 김두봉, 그리고 해방 직후 남북협상을 주도하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변신한 허헌과 백남운, 마지막으로 조봉암과 박정희가 등장한다. 이들은 시대적으로, 이념도 각기 달랐지만 모두 민족주의 경향을 지닌 인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인물에 대해 촛점이 맞춰져 있는만큼 저자는 그들의 인생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는데 시대적인 배경과 더불어 역사적으로 그들의 선택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알기 쉽게 정리가 되어있다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이라 볼 수 있겠다.
일제 식민통치를 겪은 후, 한국전쟁과 남북분단이라는 중요한 기로에 섰을 때마다 역사적으로 남은 인물들은 그들이 갖고 있던 이념과 가치대로 판단했고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독재란 그늘앞에서 나약하게 사라져갔던 비운의 인물들을 접할 때마다 이긴 자의 처음 시작한 의도는 좋았을지 몰라도 결국 그들이 보여준 결과물을 되돌아보면서 그 순간에 다른 결정이 내려졌다면 지금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에 실린 열 명의 정치가들을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에 대한 평가는 각자 나름대로 판단할 것이고, 중요한 것은 이들이 세운 바탕위에 현재 우리의 역사가 새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령, 5.16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고, 선거를 통해 군인에서 정치가로 변신한 박정희는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새마을 운동을 제창하며 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박정희를 두고 한국현대사에 정치적인 개발독재자로 봐야 할지, 아니면 경제를 계발하고 민생을 안정시킨 훌륭한 영웅이었다해야 할지는 현재에 와서 그리 중요하다 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끝나지 않은 역사앞에서란 책을 마주 대하고 앉으니 인물의 발자취를 따라가 그 시대의 흐름을 알게 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과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시 한 번 배울수 있는 시간이 의미있게 기억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시대가 영웅을 낳는다라는 말에 다시 한 번 공감할 수 있었고, 시대속에서 태어난 그 영웅들이 다시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살아온 환경이 달랐고, 성장하면서 가치와 이념이 달라졌다. 작게는 자신의 인생을 치열히 살아왔다고 볼 수 있고, 크게는 역사의 한 순간에서 그들이 서로 대립하게 되었을 때 벌어졌던 수많은 갈등과 분쟁으로 대한민국의 역사가 써진 것이라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