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3 - 세상을 울린 칠레 광부 33인의 위대한 희망
조나단 프랭클린 지음, 이원경 옮김, 유영만 해설 / 월드김영사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칠레 북부 사막지대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구리 생산지이며 칠레 광부들은 대부분 다국적 기업들이 거느린 현대적인 구리 광산에서 일하고 있는데 광부 일은 벌이가 좋고 안전하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탐을 내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칠레는 세계에서 지진이 가장 자주 일어나는 나라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사고는 필연적이라 볼 수도 있다
언제나처럼 각각의 사연을 가진 광부 33인은 그 날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돈을 벌기 위해 광산으로 향했고 운명의 날은 그렇게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201085.
칠레의 한 광산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처음 뉴스를 통해 이 소식을 접한 나는 칠레란 국가에 대해 큰 관심도 없었고 그저 머지 않아 큰 인명사고가 벌어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빠지겠구나 싶은 생각만 했을뿐이었다. 광산에 갇힌 사람들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길어야 3~4일 정도 될 것이란 불길한 예감만 떠올랐다. 과연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지하 700m 갱도에 갇힌 광부 33인들이 살아나올 수 있을까
사고로 갇힌 광부들과 그의 가족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였지만 솔직히 어림도 없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몇 주 안에 33인 모두 생을 달리 할 사람들이란 우울한 느낌마저 들었고 이 사고에 관심을 가졌던 전 세계인들은 큰 슬픔에 빠질 것이란 생각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서서히 기적은 일어나고 있었다.
붕괴사고가 일어난 후 17일이 지난 어느 날 광부들은 생존을 알리는 쪽지를 지상에 알렸다. 그리고 그들을 구조하기 위한 지상의 피나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광부들이 매몰된 갱도에 구조 캡슐 피닉스를 도달시키기 위해 가장 안전한 통로를 찾아내었고 새로운 갱도를 뚫기 위해 무려 3~4개월 가량의 굴착작업이 진행되었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극한의 상황속에서 살아있다는 소식은 이 때부터 나에게도 어떤 희망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하지만 안전한 캡슐이 도착하기까지 그들이 과연 3~4개월이란 시간을 버텨낼 수 있을까?




가장 걱정스러웠던 부분은 갇혀 있던 사람들의 건강과 정신상태가 아니었나 싶다.
산 채로 갇혀 있다는 공포와 좌절감, 죽음에 대한 절망과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
지옥이 있다면 아마도 이런 상황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모든 것이 최악의 조건이었던 상황속에서 그들을 지켜주었던 힘은 무엇이었을지 이 책이 더욱 궁금했고 흥미로웠던 이유도 바로 이런 부분때문이었다. 언젠가 읽었던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란 책을 보면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고 했지만 매몰된 광부들에게 살아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란 그저 먼 이야기로만 느껴졌을 뿐이다.




전 세계인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랐고 또 바랐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나는 기적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세울 수 있었다. 우리의 삶에서 기적이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허황된 꿈이나 희망이 아니었다. 기적이란 모두의 힘으로 반드시 이루어 낼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구조되는 광경을 목격하며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삶에서 기적이란 반드시 일어날 수 있는 행운이자 축복이란 사실이었다. 고립된지 69일이 지난 1013일 매몰되었던 광부 33인은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THE 33은 두 번째 인생을 살아도 될 만한 자격들을 가진 33인의 가장 처절하고 솔직한 이야기이다. 죽음앞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33인의 칠레의 기적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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