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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얀시, 은혜를 찾아 길을 떠나다 - 전 세계 고난의 현장에서 만난 은혜의 이야기들
필립 얀시 지음, 윤종석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인종차별과 가난, 전쟁과 굶주림, 폭력으로 물든 지구상의 극한상황들을 생각하다보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과연 하나님이 무슨 소용인가?
고통받고 비참한 때일수록 하나님을 더욱 의지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지만 어리석은 인간의 마음은 생각보다 강건하지 못하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신앙의 가치를 의심하는 사람이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삶과 고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라 냉정하게 생각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내가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과연 하나님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이 책이 꼭 읽고 싶었던 이유도 세상이 선하지 않을수록 하나님은 더욱 필요하며 하나님은 언제, 어디에나 계신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가르침이 현실의 불안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란 믿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필립 얀시 목사의 책은 처음이지만 그의 특별한 믿음과 사명감이 나를 더욱 감동시킨다. 저자는 믿음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만으로 글을 쓰는 것보다 박해받고 고통속에 몸부림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그런 환경을 여행하면서 신앙의 효력을 몸소 체험한 후 하나님이 과연 무슨 소용인지에 대한 실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총기난사 사건의 버지니아 공대와 기독교에 대한 공산주의의 지독한 반감을 경험하게 했던 중국, 남자들의 잔혹성과 착취로 끔찍한 사연들을 토로했던 성매매여성들의 그린레이크와 가난과 인종차별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책을 읽다보면 극한 상황속에서 삶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겨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 자신을 더욱 숙연해지게 만든다.
“아우슈비츠 이후로 어떻게 하나님을 믿을 수 있습니까?”
“아우슈비츠 이후로 어떻게 하나님을 믿지 않을 수 있습니까?”

처음부터 하나님은 고통과 아픔에 대한 원망의 대상이 아니었다.
불치병과 자살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 살인자, 노숙인, 성 범죄자, 테러리스트 등 저자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죽음과 빈곤으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전하며 동시에 바로 그 고통 가운데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소망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힘들고 아파할 때 하나님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하셨고 고통 가운데 서서히 삶을 변화시키시는 능력을 행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로하셔서 온갖 환난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더불어 위로할 수 있게 하셨다.
은혜를 찾아 길을 떠나다에는 지금이라도 하나님의 은혜가 가장 먼저 필요할 것만 같은 세상의 가장 어둡고 가슴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처음 이 책이 궁금했던 이유도 감당하기 힘든 아픔과 고통을 주시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약해지는 믿음때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나는 자연스레 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고통속에서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부정의 마음이 들어서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고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 고통이 더욱 강건한 믿음으로 열매맺을 수 있도록 변화시켜주시는 하나님의 치유의 힘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친 것과 같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받는 위로도 우리에게 넘친다는 사실을 이 세상 가장 낮고 어두운 길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하나님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하신다.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