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노트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80가지 생각 코드 지식여행자 11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석중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요네하라 마리의 신간을 읽었던 지난 몇 일을 생각해보니 마치 오랜 꿈을 꾸고 일어난 듯 묘한 기분이 느껴진다. 지독한 몸살에 걸려 고생아닌 고생을 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교양 노트란 제목에 걸맞게 그녀와 함께 했던 지식여행이 특별한 인상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전에 경험했던 그 어떤 교양서보다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나에게 의미있는 지식탐구 여행을 선물하며 인상적인 교훈을 남긴 책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확실한 실체를 느끼며 현실 뒤편의 완전한 또 하나의 현실세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느끼면서 지식과 교양을 탐구하는 여행만큼 행복하고 깊이있는 여행이 없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 책이기도 하다. 그런 느낌들은 역시 요네하라 마리란 찬사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저절로 가지게 한다.




교양 노트는 요네하라 마리가 요미우리 신문 일요판에 연재했던 글들을 엮어낸 책이다.
책 속에는 그녀의 러시아 유학시절과 일본에서 동시통역사란 직업을 가지며 겪었던 자신의 솔직한 경험담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자연스레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미 상식이란 이름으로 인식되어 압도적인 현실로 통용되는 것들 가운데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부질없는 모순들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접하며 폭넓은 지식의 방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특정한 한 가지 주제를 정해놓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설화, 종교, 역사와 정치, 민족간 분쟁, 더 나아가 개성과 창조, 신념 등 인류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그녀의 에세이에서 다양함이란 그래서인지 조금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내가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 또한 바로 그런 부분때문이다.

 





인간이란 시간과 숫자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다. 문화와 관습, 타인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언어와 사상, 문화가 달라도 정신의 자유로움속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의 규칙적인 자각들은 어느 시대에서도 하나로 모아지고 있다.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의 작은 선술집 게시판에 적혀있던 주인장의 의미있는 메시지에서도, 맥주를 팔기 위해 사막으로 떠났던 남자도, 일본인에게 소개하던 러시아의 일화속에서도, 러시아를 바라보던 일본인들의 시선속에서도 어쩌면 그녀가 글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도 타인과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어아 한다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이야기가 특별한 또 한 가지 이유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재미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벌써 4권째 그녀를 만나고 있지만 어느 한 권에서도 같은 느낌과 생각을 가질 수 없었고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손에 잡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그녀의 독특하고도 따뜻한 시선에 완벽히 사로잡히게 된다. 교양 노트를 읽으며 그녀가 가진 수 만가지 재주 가운데 가장 특별한 것은 타고난 재담가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서양 문화가 충돌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의 동시통역사란 직업을 가진 여성이 쓴 책이란 흥미로움은 이제 자연과 인간을 통틀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소재로 탄생시킨 요네하라 마리의 특별한 책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유쾌한 지식여행자 요네하라 마리의 생각코드를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힘이란 어쩌면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약간만 벗어나도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은 아닐까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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