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 손턴 와일더의
손턴 와일더 지음, 김영선 옮김 / 샘터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란 책을 통해 손턴 와일더란 작가를 처음 접하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무척이나 궁금했던 이유가 있었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출간과 동시에 문장가들의 교과서로 찬사를 받았고 20세기 미국 문학의 백미로 불리며 퓰리처상 수상이란 화려한 타이틀을 가진 작품이었는데 무엇보다 장영희 교수가 그토록 번역하고 싶어했던 작품이란 소갯말은 오랫만에 읽게 된 소설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불러 일으켰고 최고의 영미소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란 설레임을 안겨 주기도 했다.




1714720일 금요일 정오, 페루에서 가장 멋진 다리가 무너져 여행객 다섯 명이 다리 아래 깊은 골짜기로 추락했다. 리마와 쿠스코를 연결하는 큰길에 있는 이 다리는 매일 수백 명의 사람이 지나다녔다.




페루 사람들에게 이 다리는 영원히 존재할 것처럼 보였던 다리였고 무너진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내 1994년 성수대교 붕괴란 커다란 참사가 일어났던 때가 떠올랐다. 책의 스토리와 그 당시 실제 상황이 묘하게 오버랩 되면서 이름없이 죽어간 이들이 가슴 아프게 떠올랐던 것이다
어느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가, 성수대교가 무너질 것이라고.. 
이 엄청난 참사에 모든 페루 사람이 심하게 동요했지만 이탈리아 출신의 빨간 머리카락을 가진 프란체스코회 선교사인 주니퍼 수사만큼은 다리가 붕괴되는 것을 목격한 후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의 붕괴는 신의 행위라 확신하게 된다.

 







우연히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불의의 재난을 당해 함께 목숨을 잃은 사람들.
우리는 우연히 태어나 우연히 죽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정해진 섭리에 의해 태어나 정해진 섭리에 따라 죽게 되는 것일까?
십 분만 늦었더라도 그 끔찍한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사람들이었지만 주니퍼 수사는 다섯 사람의 비밀스러운 삶을 조사하고 그들의 추락 이유를 밝혀내기로 결심하게 된다
못 생기고 말을 더듬는 자신에 대한 보상심리였을까
딸에 대한 집착으로 인생을 망쳐버린 몬테마요르 후작 부인과 수녀원에서 성장한 고아 페피타, 수녀원에서 고아로 자라난 쌍둥이 에스테반과 마누엘, 그리고 다리에서 죽은 나머지 두 사람은 카밀라를 발굴해 배우로 성공시킨 피오 아저씨와 카밀라의 아들 돈 하이메이다.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비탄에 빠져 저마다 조금씩 문제가 있던 사람들이었는데 다섯 사람의 인생을 알아갈수록, 이들이 금요일 정오에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를 건너야 했던 이유를 알게 될수록 죽음에 몰린 다섯 사람의 운명에 초점이 맞춰진 소설인만큼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의 의미를 따라가며 신앙과 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려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모순적인 인간의 본능과 삶에 대한 집착과 치유의 과정,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삶과 죽음
그 커다란 의미에 대해 다가설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