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마트 스웜 -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세상을 뒤바꾼 가장 영리한 집단
피터 밀러 지음, 이한음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0년 9월
평점 :

현대사회의 비즈니스 환경은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었고, 인적 자본도 보다 더 자유롭게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 시대로 전환되었다. 그 어느때보다 가치 창조와 의사소통, 소비자와의 관계가 우선시 되어졌기 때문에 전통적인 위계조직에 따라 기업을 운영하고 협력하며 수많은 군중들을 이끌기에는 여러모로 많은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의 위계 조직은 관료적이며 위계적 공급 사슬에 그쳤지만 현재의 기업은 참가자의 역할로 동기를 유발시키는 혁신을 일으키는 주체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현재에도 조직은 명령과 통제 방식을 전제로 삼는다. 조직에 속한 사람은 다른 누군가에게 종속되고 모든 기업은 종속 기업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더 나은 조직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개인간의 협동과 원리는 무엇일까?
스마트 스웜은 자연 자체에 존재하는 역동적이고 복잡한 협력 체재. 즉 새와 물고기, 곤충 등 다양한 동물 무리로부터 얻은 교훈들을 통해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세상을 뒤바꾼 영리한 집단의 특성에 대한 이야기이며 세상을 움직이는 영리한 무리의 핵심 원리와 자연의 원리 속에 숨겨진 전략적인 문제 해결의 원칙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일벌들이 벌꿀을 생산하는 모습을 통해서도, V 대형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떼의 습성을 통해서도 집단의 지혜와 최상의 해법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영리한 무리의 행동 원리속에 숨겨져 있던 창조와 혁신의 패러다임을 과학적으로 풀어냈다는 소갯말은 이 책을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으로 생각하게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개미, 꿀벌, 흰개미, 참새, 메뚜기 등은 사회성 곤충이며 문제 해결 과제를 많은 개체에 분산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영리한 무리(smart swarm)의 대표적인 현상을 보여주었던 개미를 토대로 한 시뮬레이션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다. 20년 넘게 개미 군체들의 생활사를 연구한 생물학자 고든의 말을 빌리자면 계절이 바뀌는 와중에도 개미들은 효율과 혼돈을 신기하게 뒤섞어가며 자기 일에 충실하다고 한다.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살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한 개미 군체는 큰 문제를 수천 가지의 작은 문제로 세분하는 영리한 방식을 활용하는 무리중에 하나인 만큼 집단의 개체들은 우리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무수한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출현한지 1억 4천만 년에 걸쳐 진화한 개미의 유연한 체계는 온갖 생태계에서 1만 4천 종 넘게 번성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종류의 곤충과 동물 집단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흥미로웠던 것은 지도자의 지휘 없이도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었다. 그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으면서 단순한 경험 법칙을 집단 행동이란 의미있는 패턴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지 자연상태의 전문가들에 대한 매커니즘이 정리가 되어갈 때쯤 이 책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게 될 것이다. 한 개미가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행동하게 될 때 그것이 곧 다른 개미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 영향은 곧 군체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이다. 한 개미의 결정이 군체 전체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점은 대표적인 기업들의 비즈니스 핵심 원리가 대중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집단지능을 강조하는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란 사실과 일맥상통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흥미로운 사실들이 스마트 스웜의 재미를 한층 더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