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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 문화 관찰자 이상은의 뉴욕 이야기
이상은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뉴욕. 그 흔하고도 낯선 이름
지구상에서 가장 핫하고 세계적인 유행을 선도하는 도시 뉴욕은 가까운듯 멀게만 느껴지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뉴욕에서란 책이 그 어떤 여행서보다도 궁금했던 까닭은 단지 여행서란 이유도, 이상은이란 저자때문도 아니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뉴욕의 가장 최신 트렌드는 무엇일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아티스트의 눈으로 바라 본 뉴욕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야깃꺼리를 마음껏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아마도 이 책을 그만큼 흥미롭게 느끼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여행서를 즐겨 읽는 편이어서 이미 뉴욕에 대한 여행에세이를 많이 읽어왔지만 뉴욕에서란 책은 그저 단순한 여행서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관광명소에 대한 소개보다도 뉴욕 뒷골목의 문화와 예술, 뉴요커들의 일상과 그들의 삶을 통틀어 소개하고 있는 책이 바로 뉴욕에서이다.

보헤미안이 그럴싸하게 어울리는 저자의 책인만큼 디자인이나 책에 수록된 사진들 모두 최근에 읽었던 그 어느 여행서보다도 뛰어난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을 더욱 매력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뉴욕 어느 빌딩숲 도로 앞에서도, 쿠바식 카페에서도, 관광객이 가득한 소호에서도, 유니언 스퀘어를 산책하며 담은 사진들까지 모두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곳은 미국 최대의 서점 체인인 반즈 앤 노블과 중고 서점 스트랜드 북스토어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뉴욕을 여행하게 된다면 필히 들려봐야 할 코스가 아닐까 생각할 수 있었고 내년쯤으로 계획하고 있는 뉴욕여행에 나 역시 기다랗게 이어진 반즈 앤 노블 책장앞에서 멋진 사진 한 장 건져올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잠시나마 상상할 수 있었다.
여행의 본모습은 무엇일까?
저자의 직업상 일반인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경험할 수 있었던 뉴욕은 관광차원의 여행보다는 음악과 미술, 디자인 할 것 없이 문화와 예술을 가장 뜨겁게 느낄 수 있는 도시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여행지와 목적보다는 현지에서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따라 그 여행의 색깔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보면 뉴욕에서란 책은 이제껏 읽어왔던 여행서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책이었다. 저자 역시 도입부에서 이 책은 판타스틱한 뉴욕 스토리를 담고 있는 책이 아니라 밝히고 있는데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뉴욕의 실제 일상에 가까운 스토리가 오히려 내 마음을 더욱 끌리게 했던 책이기도 하다.
세계문화를 선도하는 뉴욕은 실제로 문화와 예술의 중심이 되는 도시였다.
맨해튼의 한 가운데 42번가 타임스 스퀘어를 시작으로 가난한 아티스트들의 메카인 윌리엄스버그, 소호와 유니언 스퀘어, 갤러리와 미술관, 수많은 숍과 클럽 등 그동안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뉴욕을 여행하며 다채롭고 화려한 뉴욕과 눈으로 볼 수 없었던 뉴욕을 모두 경험한 듯 느껴진다. 뉴욕이라면 그저 화려하고 개성이 강한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뉴욕이야말로 일생에 꼭 한 번 다녀와야 할 가치가 있는, 낭만과 매력이 넘치는 도시란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