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 - 화가 이인경의 고대 도시 여행기
이인경 지음 / 사문난적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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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의 아줌마란 자신보다는 가족을 위해 더욱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살림에 묻혀 가족들의 삶을 위해 자신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바로 아줌마가 아닐까 싶다. 시즌이 시즌이니만큼 여행서가 많이 출간되고 있지만 특히나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란 책이 더욱 궁금했던 이유는 아줌마가 지중해에 푹 빠져들었다는 책의 제목이 특이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유명한 여행작가들의 책도 아니고 미술을 하는 평범한 50대의 아줌마가 쓴 여행기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이 책을 더욱 궁금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전문가의 눈길과 글이 아닌 보통 사람의 철저한 주관적인 느낌이 궁금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여행이란 한 가지 주제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작가의 이야기가 아닌, 조금은 서툴러도 아줌마가 생각하고 숨김없이 써내려간 이야기가 어쩌면 가장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에 그녀가 만나보고 싶었다.

2008년 쉰 살이 된 저자는 서른과 마흔을 넘어설 때보다도 50이란 나이에 더욱 각별한 느낌을 가지게 되고 정신없이 살아온 삶을 여유롭게 되돌아 볼 겨를도 없이 100년을 산다면 앞으로 절반이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되묻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 30년 후, 작은 후회라도 하지 않을 인생이 살고 싶게된 저자는 더 이상 참는 인생은 살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고 막연히 그리스와 이집트를 떠올리며 떠나게 된다.

그리스와 이집트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문화와 역사를 보겠다는 생각때문이었지만 지중해의 푸른 빛, 산토리니 칼데라의 바다는 저자에게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또다른 세상을 느끼게 했고 그 어떤 풍경 하나 없이 그저 바다로만 보여졌던 에게 해는 내 눈에도 가장 인상적으로 보였던 장면 가운데 하나였다. 역사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도 설레였던 아테네는 솔직히 그 기대감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순리대로 오랜 세월을 버텨온 아테네는 이미 그 이름만으로도 신화로 불리우는 곳이었다. 특히나 아테네 시내 한복판에 있던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 본 아테네의 풍경은 감동 그 자체로 다가왔다. 아크로폴리스의 중심 신전 파르테논은 아테네의 수호신, 지혜의 여신 아테나에게 바쳐진 신전이었는데 다른 신전들에 비해 더 오래 되었지만 그 크기나 특이한 건축양식은 모든 조각상들을 품어줄 수 있을만큼 넉넉한 기품을 풍기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외에도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과 아크로폴리스 바울의 바위, 비너스 바위와 감람산이 무척 기억에 남는다. 아줌마의 시선으로 바라 본 고대 유적지와 유물, 아줌마가 직접 겪은 모험담은 그 어떤 여행기보다도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왔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아줌마란 본래의 이미지보다도 더욱 왜곡되어 다가온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란 책을 통해서 아줌마란 존재의 위대함에 대해, 그리고 아줌마의 유쾌한 일탈을 맛볼 수 있었고 어쩌면 인간과 예술보다도 더욱 뛰어나고 아름다운 것은 바로 자연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할 수 있었다. 나를 찾아 지중해 고대도시로 떠난 아줌마의 색다른 경험기 아줌마, 지중해로 빠지다를 통해 나 자신의 삶과 꿈에 그리던 여행을 즐길 수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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