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더 카미노 On The Camino (특별부록 : '카미노 여행 준비 끝' 포켓 가이드) - 리얼 빈티지 여행! 산티아고 길에서 다시 태어나다
이신화 지음 / 에코포인트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홍콩 경유 에어프랑스를 타고 드디어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했을 때 찬란한 예술의 도시인 파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추적추적 내리는 비와 짙은 안개뿐이었다. 하지만 여행의 기대감이란 감히 그에 비할 수 없는 것들이다. 운치있는 퐁네프 다리, 센 강의 유람선, 화보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물들은 이제 온전히 떠난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오로지 그녀를 위한 선물이 된 것이다.
살아생전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곳이란 생각에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이는 그 곳.
몽마르트와 에펠탑, 베르사유 궁전과 오페라 광장, 오르세 미술관과 피카소 미술관, 그리고 에투알 개선문, 노트르담 대성당에 이르기까지 책장을 펼치자마자 온통 떠나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하는 단어들과 사진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설레이며 흥분되는 가운데서도 나를 잠시 멈칫하게 했던 것은 책을 읽기 시작했으면서도 카미노가 어디였는지 통 기억이 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카미노가 어디였더라..






프랑스를 경유해서 카미노를 걷고 스페인과 포르투갈, 독일을 거쳐 돌아오는 50일 코스라니 트레킹 작가로서의 그녀가 더욱 놀라워 보이기만 했다. 스페인 횡단 800km 걷기 여행이 과연 나에게도 가능한 일일까 한참을 생각해 보았지만 쉽게 답이 나오질 않는다.
하지만 사람 사는 곳 어디든 늘 방법은 있게 마련이다.
타고난 역마살 때문이라고는 했지만 영원을 살 것처럼 꿈을 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자란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저자의 삶은 여행작가로서 충분히 삶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를 처음 알게 되었지만 그녀의 다른 책들도 기대가 될 만큼 여행작가로서의 본분에 충실했다고 보여진다.

카미노는 스페인의 수호성인인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길을 일컫는다. 산티아고 가는 길로 잘 알려져 있는 이 길은 크리스천들의 순례길로 유명하지만 지금은 종교적인 의미보다 자신만의 의미와 목적을 찾기 위한 여행지로서 더욱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여행지가 유럽인만큼 그동안 만나본 적 없는 색다른 도시들을 많이 알 수 있었고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걷기 여행에 대한 충실한 정보전달이었다고 생각된다. 저자가 보고 느낀 수많은 생각들을 읽으면서도 낯선 여행지에 대한 코스별 이동거리와 가까운 음식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유럽여행에 실용적인 정보들과 걷기 여행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워낙 유명한 관광도시인만큼 On The Camino를 읽기 전에 이미 다른 여행에세이를 통해 산티아고를 여러 번 경험했지만 이번에 만난 산티아고의 느낌은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이제 산티아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고요한 땅끝마을 피스테르라의 파도가 없는 바다와 대성당은 오랜 시간 긴 여운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산티아고 가는 길은 온통 낭만적이고 멋진 경험일 것이란 처음 생각과는 달리 험난한 코스들도 의외로 많았다. 하지만 난코스를 경험하면서도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더욱 큰 행복이 아니었을까 싶다. 드디어 책은 이번 여행이 하이델베르그에서 끝났음을 알려주었고 나 역시 산티아고 끝자락에서 내려다 보였던 바다와 웅장한 산티아고 대성당에서의 미사를 꿈꾸며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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