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에 빠진 록 스타 - 프란츠 퍼디난드의 거침없는 세계음식기행
알렉스 카프라노스 지음, 장호연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여러 출판사 가운데서도 특히나 인상적인 곳이 몇 군데가 있다.
좋아하는 장르의 책으로 자주 만나는 출판사가 있는가 하면 자주 만날수는 없어도 만날 때마다 깜짝스러운 등장으로 언제나 나를 놀래키는 출판사도 있기 마련이다. 책을 자주 접하며 언제부터인가 나는 출간되는 책의 특색에 따라 출판사마다 각기 다른 이미지를 갖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마음산책은 제목에서부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책들로 하여금 나를 놀래키는 곳 중 하나이다. 바로 이전에 읽었던 책 역시 예상치 못했던 저자와 인상적이었던 주제로 무척이나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만나게 된 맛에 빠진 록스타란 에세이도 여행과 록, 세계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함께 접목시킨 내용의 책으로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저자는 스코틀랜드의 4인조 프란츠 퍼디난드란 록밴드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다. 그야말로 록의 스타가 음악이 아닌, 세계 투어를 경험하며 접했던 다양한 음식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했다는 소식은 책을 읽기 전부터 나에게 많은 호기심을 안겨주었는데 시애틀에서 뉴욕, 몽마르트를 거쳐 리스본, 마드리드, 도쿄, 인천, 상파울로, 멜버른에 이르기까지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음악인으로서가 아닌, 미식 모험가로서의 저자가 얼마나 많은 곳을 누비며 그만큼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었는지 마냥 부럽기만 했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특히나 여행지의 특이한 음식들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최고급 레스토랑의 음식이 아닌, 가장 평범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음식이야말로 독특한 맛과 함께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쌓이게 되는 것이란 점이다.




일반인들에게 세계 일주란 꿈만 같은 이야기겠지만 2년 여의 시간동안 전세계를 두 바퀴나 돌며 각양각색의 음식들을 접한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그 나라만의 문화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음식을 통해 각 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니었나 싶다. 또한 후반부에서 만날 수 있었던 한국의 재래시장과 김치에 대한 부분을 읽다보면 저자를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던 가까운 친구로 생각할 수 있도록 변화시켜 줄 것이다. 시장과 사람들의 모습을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묘사한 장면과 재래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돼지머릿고기에 대한 그림은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최고의 맛은 일상으로부터 시작되는 맛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매일 그 음식을 먹는 사람에게는 평범할 수 밖에 없는 일상이겠지만 그 곳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일상의 맛은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며 더불어 그 여행지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음식이란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어떤 음식들은 혐오스럽고, 먹기에도 괴로운 음식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음식은 그저 우리의 배고픔을 채워주는 의미의 것이 아니었다. 음식은 사람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자 동시에 행복의 수단이었고 삶의 기쁨도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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