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5
김영주 지음 / 컬처그라퍼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하여 지리산이라 했던가.
지리산이란 책을 읽기에 앞서 참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외국도 아니고, 환율이나 짐가방의 무게로 고민할 필요도 없는 곳이 지리산이지만 나는 이 날까지 단 한 번도 지리산을 다녀온 기억이 없다. 간편하게만 생각하면 아무때라도 당장 떠날 수 있는 우리의 산천이지만 저자 역시 나와 같은 한국인으로서 느끼는 감정이었을까
본격적인 지리산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저자 역시 50년동안 단 한 번도 지리산에 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는다. 이렇듯 가깝고도 먼 지리산과의 거리감을 이 책으로나마 조금이라도 좁혀볼 수 있을까하는 심정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지리산은 한라산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며 백두대간을 흘러왔다고 해서 두류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최고봉인 천왕봉을 주봉으로 노고단과 반야봉이 3대 고봉인 산이며 그 유명한 지리산 10경을 빼놓을 수 없는 명산이기도 하다. 우리의 역사속에 언제나 살아 숨쉬었던 산이었고 야생 그대로 보전되어 있는 문화재의 천국이기도 하다.
이렇게나 한국을 대표하는 명산이 바로 지리산이다
솔직히 지리산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던 때를 생각해봐도 지리산은 그 이름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숙연해지는 산이었고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자신을 찾아오는 길손에게 까다로운 관문을 준비해놓고 기다린다는 지리산은 그 고운 자태만으로도 지나온 세월과 사람 모두를 아우르는 한국인의 기상이 어려있는 우리의 귀한 산이었다 




산을 오르는 즐거움을 그 무엇에 비할 수 있을까?
하물며 우리나라 최대의 명산인 지리산을 오르는 기쁨이란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던 어머니의 품과 같은 포근함을 느끼며 인생을 대하는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지리산은 그렇게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섬진강, 연하천, 불일폭포 등 지리산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그 곳의 전경을 사진으로 보는 맛 또한 일품이었고 구례 곳곳에 자리잡은 고택과 사찰을 둘러보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여행 또한 지리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으리라.
책을 읽기에 앞서 나는 이제껏 단 한 번도 지리산을 다녀오지 못한 마음이 못내 서운했지만 신기하게도 책을 읽는 내내 지리산은 평생을 두고 천천히, 느리게 즐길 수 있어야 하는 산이란 확신이 들게 된 것 같다. 마른 가지가 산을 뒤덮고 구름이 봉우리와 능선사이에 들어서 있어도 지리산은 어느 계절, 어느 시간 우리에게 늘 의연한 모습으로 그렇게 당당하게 우리의 기상을 뿜어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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