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운전을 하다 교통체증에 앞뒤가 꽉 막힌 도로에 서 있을때면 당장이라도 차에 달린 날개를 펴고 훨훨 날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너무 뜬금없는 상상일지 몰라도 그 잠깐 동안의 시간이 얼마나 큰 행복을 안겨주는지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난다. 그런데 요네하라 마리 역시 교통체증을 경험하며 나와 똑같은 상상을 했을 줄이야. 
유쾌하고 재미있는 그녀 요네하라 마리가 돌아왔다. 그녀와의 첫 만남은 전작이었던 마녀의 한 다스였는데 처음 접하는 작가였지만 내가 요네하라 마리의 매력에 푹 빠져들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속시원한 독설을 유쾌하고 재미있는 글로 엮어 책을 출간한 통역사란 직업을 가진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되었던 그녀가 이번에는 발명 마니아란 조금은 엉뚱하고도 기발한 책으로 살며시 찾아들었다.




본래는 러시아어 통역사란 직업을 가진 그녀였지만 걸출한 글솜씨에 끝을 알 수 없는 상상력까지 지녔을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처음 책의 소갯말을 읽었어도 솔직히 요네하라 마리와 발명이 어떤 식으로 연관 되어있는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나의 선입견일지도 모르겠지만 통역사와 발명은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다는 기분도 들었고, 이런저런 이유로 발명 마니아가 그녀 자신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곤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보통 사람과는 다른 집중력을 보였고 특히나 도면 그리기를 좋아했던 소녀였다고 한다. 아마도 그녀에게는 끝없이 연구하고 새로운 생각을 창조해내는 특별한 기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래 전 유괴 방지 기계를 생각해 낸 것을 보면 발명가로서의 그녀 모습이 조금은 수월하게 상상이 되기도 한다. 좀스러운 발명으로 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려한다는 포부를 가진 그녀는 그야말로 그 어떤 발명왕의 기세에도 주눅들어 보이지 않는다.

 






특히나 책을 가득 메우고 있는 발명품을 직접 그린 그림은 또다른 그 분야의 전문가 솜씨라 생각했는데 그림 하나하나 모두 그녀의 작품이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요네하라 마리표 발명품들은 특정한 분야에 국한되어져 있지 않았는데 작게는 실생활에서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꼭 필요한 소소한 것들에서부터 때로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발명품들도 있다. 가령 한겨울에 손 시리지 않게 누워서 독서하는 법이라든지, 만인을 위한 마스크는 아주 오래 전 나와 텔레파시가 통하기라도 한 것처럼 발명하기까지의 동기가 충분히 이해되었고 인플루엔자 퇴치법, 아이들과의 스킨십을 돕는 도구, 초간단 장례식 등은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항들에 대한 것들이었다. 또한 태풍에 대비한 자구책이나 우주에서 살 날을 대비해 만든 발명품, 인공 섬에 관한 내용을 읽을 때는 환경 파괴를 걱정하고 세계 정세에 노여워 하던 그녀의 모습을 엿볼 수 있기도 했다.




남들과는 다른 성장배경에 그녀가 더욱 독특하게 이끌렸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녀를 이루는 인문학적 바탕의 가장 기본은 바로 사람을 향한 마음이었다. 전작 마녀의 한 다스에서 나와 다른 문화를 수용하는 자세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면 이번 발명 마니아에서는 무궁무진한 그녀의 상상력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발명 마니아를 통해 요네하라 마리의 천재성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고 그녀의 무한한 상상력과 기발한 아이디어에 페이지를 넘길수록 나의 놀라움도 함께 커져간 듯 하다. 그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그녀는 그 누구에게도 없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가졌고 상상치도 못할 그녀만의 세계를 놀라운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재능 또한 뛰어나다. 그녀만의 특별하고도 유쾌한 이야기. 발명 마니아를 통해 이제 그녀는 발명가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상에 없는 그녀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모습으로 마주할 수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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