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커 (양장) - 제3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배미주 지음 / 창비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완득이와 위저드 베이커리를 잇는 강렬한 미래소설이란 책의 소갯말은 저자와 수상여부에 상관없이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마치 영화 아바타를 연상케 하는 줄거리와 스토리의 소재가 미래 인류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했고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도 싱커에 대한 이미지를 더욱 각인시켰는지 모르겠다. 21세기 중엽 유럽연합과 미국 등의 강대국에 대항해 출범한 동아시아연합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지구를 벗어나 새로운 삶의 터전을 모색하게 되었고 외계 행성에서 자급자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이른다. 일단 프로젝트를 실현하기에 앞서 베타지구 프로젝트를 실현하게 되는데 거대 지하도시 시안과 열대우림을 그대로 재현한 신아마존이 바로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서기 2068년.
인류는 이제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몰살 지경에 이르렀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의 상승으로 영토를 잃은 국가들마저 속출하기 시작한다. 당시 시안에 본부를 둔 초국적 제약회사 바이오옥토퍼스는 백신을 개발하지만 바이러스가 변이를 계속하는 상황에 마침내 시안은 봉쇄를 선언. 지상 세계와 단절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자연이라고는 아이들의 그림책과 수업 시간의 홀로그램속에서만 존재하는 세상. 
사람들은 모두 신용카드와 사회보장 주파수 칩을 몸속에 내장한 채 살아간다. 
철저한 시스템의 통제 아래 24시간 일정하게 유지되는 기온, 천창의 인공 태양광, 스캐너와 열선총을 사용하는 신원조회 로봇을 만나는 일은 어느새 익숙한 풍경으로 다가왔다. 
싱커는 약 백 년의 역사를 가진 지하도시 시안으로부터 시작한다.




동조(Sync) - 같은 가락.
                  남의 주장에 따르거나 보조를 맞춤.
                  어떤 진동체 고유의 진동수를 밖에서 오는 진동력의 진동수에 일치시켜 공명을 일으키는 일.

 




 

스마트 약이 필요했던 미마는 시안 125층을 벗어나 난민촌에서 암거래를 시도하던 중 우연히 쿠게오에게서 싱커(Syncher. 동조자)란 게임에 대해 알게 된다. 싱커란 일종의 가상 체험이 아닌, 맵을 실현시키고, 반려수를 선택한 후 뇌파 동조를 통해 직접 아마존을 체험할 수 있는 진짜 게임이었다. 감정의 동조와 의지 동조를 통해 하나의 육체에 두 영혼이 공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려수를 통해 신아마존의 생명력을 느끼게 되고 자연에 대한 동화를 더욱 느끼게 되면서 미마는 인간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지 더욱 깊이 깨닫게 된다. 한편 부건으로부터 역진화 발생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부건 아버지의 죽음과 역진화 발생기, 그리고 바이오옥토퍼스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시안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인류의 미래가 바로 이런 모습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영화 아바타를 통해서 이미 가상 체험을 경험해 봤지만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싱커는 화면이 아닌, 문장 하나하나를 통해 실제 내가 직접 느끼고 있는 것처럼 더욱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시안을 통해 이런 세상에서도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들었고 그나마 시안에 정착하지 못한 난민들의 메이징타운 생활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문명이 발달하더라도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연이란 사실을 책을 읽는 내내 실감할 수 있었다. 게임과 생명이란 두 소재가 결합되어 이제껏 한국소설에서는 보기드물었던 멋진 소설이 탄생했다는 생각에 미래 한국소설에 대한 기대가 더욱 부풀어 오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