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치명적 배후, 성性 - 상식과 몰상식을 넘나드는 인류의 욕망
이성주 지음 / 효형출판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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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식욕과 성욕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두 가지 욕망이다.
이 가운데 성욕은 종의 번식을 위한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지만 문명이 발달하고 사회가 더욱 진화할수록 性은 권력과 쾌락이란 또다른 이름으로 은밀하게 변화하게 된다. 역사의 치명적 배후, 性은 바로 이런 性에 대한 비밀스러운 인류의 역사에 대해 짚어볼 수 있는 책이었는데 그동안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역사서가 아닌, 금기의 대명사였던 性에 대해 역사적 관점으로 접근해보고 전쟁과 경제난 같은 위기를 겪는 동안 인류의 성문화는 어떤 변화를 거쳐왔는지, 또 권력과 약자의 性 풍속과, 현대인들의 성 의식에 이르기까지 性에 대해 다양한 모습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국가의 잠재성장률을 좌우하는 가장 큰 잣대가 바로 출산율이다. 
출산율의 저하는 경제성장률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군사력에 대한 문제였다. 현재 대한민국 역시 위태로운 수준까지 떨어진 출산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의 출산율을 감안해보면 우리 역시 머지않아 최소한의 병력을 유지하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출산율 저하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았던 문명 초기의 성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프로이센 2대 국왕이었던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가 재위했을 무렵에도 이와 비슷한 문제로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군사 대국을 꿈꿔왔던 프로이센은 국왕 2, 3대에 걸쳐 남성들은 의무적으로 아내를 두 명 이상 갖게 했고 남성들의 수도원 입소를 금지시켰다. 뿐만 아니라 프로이센 법전에 들어있던 치정이나 강간 등 성범죄에 관한 모든 법률을 없애버렸고 근친상간이나 중혼도 허용하기에 이른다. 군대를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사법 체계와 윤리의 근간도 무시했던 프로이센의 정책은 결국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인구에 강한 군대가 만들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다. 2차 세계대전과 1차 걸프전을 통해 과거 미군 병사들에게 독일군이나 일본군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바로 성병이었다는 사실과 전 세계에 흩어진 미군의 사생아 수는 무려 65만여 명에 이른다는 사실은 놀라움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이 밖에도 근대 올림픽의 유래와 성의 관계, 여성과 낙태, 그리고 20세기 초 미국에서 벌어졌던 흑인을 상대로 한 성병에 관한 생체실험 등 그 내용이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들도 많았다. 과거를 돌아보면 그 어떤 시절에도 권력으로 인해 핍박받았던 약자들이 존재해왔지만 권력이란 가면을 쓴 性은 약자에게 있어서 너무나 잔혹하고 끔찍한 억압과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 특히나 중세 사회의 그것은 현대사회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들이었고 그때문에 책을 읽으면서도 쉽게 납득할 수 없었던 부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이야기는 모두 인류 역사의 한 단면일 것이다. 역사의 치명적 배후, 性은 그동안 베일에 쌓여 역사란 이름아래 가려져 있던 인류의 性에 관해 이제껏 그 어디에서도 알 수 없었던 신비하고 놀라운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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