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즐거움
위치우위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이다미디어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지는 것.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색이란 낯선 경험이 아닐 것이다.
사색이란 조용한 침묵속에서만이 가능한 상태이고, 오로지 정신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평온한 상태를 말한다. 어쩌면 복잡한 마음과 정신을 깨끗한 여과지에 걸러내며 온전히 마음으로만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사색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책을 읽고자 하는 이유 역시 깊이 깨닫고 되돌아 볼 수 있는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기 위한, 오로지 자기성찰을 위함이 아닐까?




위치우위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중국의 최근 10년간 베스트셀러 상위 10권 중에 그의 책은 4권이나 올려져 있고 우수문학작품상, 중국출판상 등을 수상하면서 예술평론가로, 문화사학자로도 활동중이다. 그의 화려한 타이틀이 안겨다 준 일종의 선입견일지도 모르겠지만 저자의 책을 처음 접하면서 위치우위의 책이 어렵지는 않을지, 조금은 낯설게 다가온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처음 느꼈던 낯설고 어려운 책일것이란 부담감은 조용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시간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책은 문화와 사랑, 인생의 아름다움, 그리고 역사와 여행, 예술과 심미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주제들을 담고 있는데 책에 담긴 내용이 전체적으로 학자나 전문가의 느낌을 가졌다기 보다는 인생의 수많은 경험을 통해 삶을 먼저 깨닫고 돌아볼 수 있었던 이웃집 할아버지의 잔잔한 옛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인류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삶을 순례했던 저자의 통찰과 인문학적 사유에 대한 뜨거운 애정은 책을 읽는 내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특히나 인문서를 좋아해서 즐겨 읽는 편이지만 아포리즘 형식의 짧막한 구성을 가졌던 책은 여지껏 보기 드물지 않았나 싶다. 사색의 즐거움을 읽으며 아무때나 쉽게 펼쳐들고 읽을 수 있었던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잠언서와 같이 짧막한 형식의 구성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은 평범하다. 
또한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이 인생의 일반적인 형태이다.
때문에 세속의 세월, 평범한 세상의 흐름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가을 바람이 불고, 갈대가 피고, 고깃배가 멀어지고,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곳이 바로 우리 생명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이다. 
-186p-




역사의 여러 가지 측면에 보다 다양한 접근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이 책으로 하여금 느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감동이다. 타향에서의 독특한 체험기는 간접적으로나마 방랑과 향수에 대해, 그리고 자연에 대해 더욱 친밀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되주었고 고풍스러운 세월의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생명에 대한 가치와 존귀를 더욱 진한 감동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목표보다 과정이란 그 단순하고도 명료한 사실을 저자는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여유란 쉽게 여의치가 않는다. 각박한 삶을 살아가다 보면 숲 전체를 들여다 볼 줄 아는 여유보다는 눈 앞에 보이는 나무의 아름다움조차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제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가 되었지만 아무 의미없이 그저 스쳐지나가기만 한 것은 아니다. 과거속에는 바로 나 자신이 있고 그 역시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인생이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색의 즐거움을 통해 처음 만난 위치우위의 깊은 깨달음, 그의 문체에 푹 빠져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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