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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삼국지 - 열두 영웅들의 용인술과 지략을 현대 경영학으로 풀어낸 新 삼국지
신동준 지음 / 청림출판 / 2010년 3월
평점 :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는 더불어 세상을 논하지 말라고 했던가.
삼국시대는 춘추전국시대 못지않게 책사들의 권모술수와 패권다툼이 치열했던 시기였다. 원래 태평성대의 시기에는 어진 신하는 있을 수 있어도 뛰어난 영웅은 나올 수 없다 했으니 어찌보면 삼국시대야말로 21세기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더할나위없이 필요한 전술과 책략들이 등장할 수 밖에 없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난세의 시기일수록 강력한 리더십의 영웅이 반드시 등장하게 마련이다. 시대가 인물을 만든다고 볼 수도 있겠고 보통의 영웅들 사이에서 군계일학의 존재는 확연히 그 존재감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삼국시대의 인물들이 갖추었던 성공 전략은 이런 이유로 21세기 비즈니스 전쟁에서도 제대로 통할 수 있는 최고의 비법들이라 볼 수 있다.
오래 전 읽었던 삼국지를 떠올리며 어렴풋이 기억을 더듬어보지만 최고의 영웅들 몇 몇 만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과감한 추진력을 가지고 기회를 정확히 포착했던 전략의 대가 조조. 조조는 일찍이 도관산에서 인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때만이 비로소 치국평천하에 성공할 수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조조는 탁월한 지인력과 용인술로 뛰어난 난세의 영웅이었다. 인재라면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자기 사람으로 끌어들인 후 적재적소에 그들의 능력을 배치해 십분발휘했던 인물로도 유명하다. 능력이 있는 사람을 과감히 발탁해서 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결과에 따라 포상과 책임을 가차없이 물리는 용인술은 현대사회에서도 어김없이 쓰이는 결과물이 아니던가.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빈손으로 출발한 유비는 관우, 장비와 도원결의를 맺은 후 진정한 충심을 부르는 인정의 리더십으로 많은 인재를 끌어 모았다. 유비가 촉한의 황제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삼고초려 끝에 제갈량을 맞아들였던 것처럼 천하제일의 감성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했기 때문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유비는 자신 역시 비주류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끈끈한 유대를 바탕으로 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일 줄 아는 미덕을 갖춘 인물이기도 하다. 리더십 전문가이며 고전경영 연구가이기도 한 저자는 CEO의 삼국지를 통해 뛰어난 용인술과 지략으로 천하를 호령했던 삼국시대의 진정한 리더들과 각각의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들을 현재 세계적인 기업들의 경영 성공과 연관시켜 흥미롭게 풀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책에서 만났던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 가운데 속도전에 능수능란했던 사마의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현대사회에서 속도경영은 승리를 위해 절대 빠트릴 수 없는 주요한 항목이 되었다. 적을 제압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면서 마음 먹은 일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실행에 옮겼던 사마의의 전술에 관한 부분을 읽을 때는 큰 것이 작은 것을 잡아먹는 것이 아닌,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 현대사회에서 최고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했던 그의 전술이 얼마만큼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원소의 패배에 대한 원인과 허점을 덮어버린 제갈량의 강점, 그리고 전쟁을 치르면서도 군막안에 스승을 모시고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하후돈에 대한 부분 역시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다.
영웅은 처음부터 영웅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탁월한 리더십과 저마다 갖추었던 인간적인 매력이 그들을 시대를 호령할 수 있는 위대한 영웅으로 만들었고 그런 이유로 삼국지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삼국지의 영웅들에게 배울 수 있었던 성공 전략은 기업 경영의 지혜와 더불어 개개인의 삶에도 커다란 바탕이 되어줄 인간 경영에 대해 큰 몫을 해줄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